통일시대

vol 115 | 20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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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억제력과 제재 실효성

지난 3월 강력한 다자 제재조치들을 망라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2270호가 의결되었다. 국제사회의 비핵화 규범에 정면 도전하는 북한을 대상으로 촘촘한 제재의 그물망이 펼쳐졌다. 동북아 주요국들이 제재국으로 동참하는 대북 국제 제재체제가 태동한 것이다.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국제 경제 제재의 역사는 깊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에 따르면 아테네는 메가라(그리스 중남부 중심도시. 아티카와 코린토스 사이에 있는 지리적 위치 탓에 아테네, 코린토스 등과 싸움을 자주 하였다)의 대외정책 변경을 목적으로 무역 금지 및 델로스동맹 도시 항구 기항 금지라는 제재조치를 단행했다.

근대 이후에는 외교 압박, 경제 유인 등 연성 정책에 굴하지 않는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강압외교의 수단으로 사용 빈도가 더욱 증가해왔다. 특히 냉전 종식과 글로벌 단일경제 출현으로 국제 제재의 효과가 배증되면서 값비싼 희생을 초래할 수 있는 군사 개입의 실효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제재 대상국의 회피 및 버티기 전술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라크, 리비아, 이란 등 최근 사례를 살펴보자. 주변부 오지 국가로의 거점 이전 및 불법 거래 네트워크 확장, 제재 이탈 유도를 위한 선별적 차등가격 도입, 암시장 유통, 무역·원조 채널 다변화, 페이퍼 컴퍼니와 3국 대리인을 활용한 불법 거래와 금융 세탁, 역내 긴장 고조 및 대내적 반외세·민족주의 결집 효과 극대화, 협상을 통한 시간 벌기 등 다양한 전술이 구사되었다.

동북아 대북 제재체제의 균열을 노리는 북한이 선택할 주축 수단은 무엇일까. 바로 군사 도발과 위기의 순차 고조이다. 북한은 무력 도발로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이라는 전략 프레임워크에 사로잡혀온 중국의 제재 이탈을 추동할 수 있다고 계산할 공산이 크다. 더욱이 중국은 한반도 안정이 비핵화보다 선순위 목표임을 공공연히 밝혀오지 않았는가.

또한 북한 리스크 극대화로 최대 비용 부담자인 한국의 내부 갈등 증폭과 제재 의지 약화를 노려볼 수도 있다. 더욱이 북한의 병영국가 체질과 김정은 권력 공고화에 전력 투구 중인 정권 내부 사정을 감안하면, 군사 도발과 위기 고조를 통한 포위망 강행 돌파가 매력적 대안으로 부각될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

대처 방향은 자명하다. 도발 억제와 거부, 그리고 응징 태세의 확립이다. 또한 우리의 결의를 분명한 메시지로 전달해야 한다. 도발 비용이 기대 이익을 초과한다는 점을 각인시켜야 북한은 물론 주변국들의 전략 계산공식을 바꿀 수 있다.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억제력 향상과 국제 제재체제 결속 증대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국론 결집과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 한국의 억제 및 비핵화 의지의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초석이다. 대북 억제태세 강화와 제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중대 시점이다.

김 진 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김 진 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박사. 통일연구원 기획조정실장·국제전략연구실장, 통일준비위원회 정책보좌관, 국제정치학회 연구이사 등 역임. 현재 민주평통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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