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태진아의 통일 노래
“남북이 하나 되는 그날까지
힘차게 ‘구구팔팔’ 노래합니다”
가수 태진아 씨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노래에 담았다. 듣는 것만으로도 힘이 펄펄 솟구치는 힘찬 가락에 입에 착착 달라붙는 쉬운 노랫말까지 곁들여 여간 흥겹지가 않다.
요즘 가수 태진아 씨는 잘나가는 젊은 가수들 못지않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 3월 발표한 신곡 앨범 ‘꽃씨’에 수록된 ‘자식 걱정’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곡’, ‘동반자’, ‘사랑은 아무나 하나’, ‘옥경이’ 등 부르는 노래마다 히트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트로트 가수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그가 이번 앨범에서도 대중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것이다. ‘자식 걱정’은 그가 곡을 만들고 아들 이루가 가사를 써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요즘에는 뉴스를 볼 때마다 부모가 자식을 감금해 죽음에 이르게 하고, 또 자식이 부모를 학대해 돌아가시게 하고… 가족 간에 일어난 흉흉한 사건들이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도 자식이 어떻게 매일 예쁠 수야 있겠습니까.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이 괜히 있나요. 나이 들어 속 썩이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그럴 때면 원수 같다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남는 것은 가족밖에 없잖아요. 속을 썩이든, 말 잘 듣고 예쁘게 자라든 부모한테는 결국 자식밖에 없습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자식 때문에 속상했던 마음 훌훌 털어버리고 나쁜 마음도 다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꽃씨’에 담긴 사연도 남다르다. 가슴을 울리는 애잔한 바이올린 선율을 연주한 연주자가 김정일 전용악단 악단장 출신의 탈북민 정요한 씨이기 때문이다. 태 씨는 정요한 씨와의 특별한 인연을 운명이라 했다.
“처음부터 이 곡은 다른 악기는 모두 배제하고 바이올린과 통기타, 피아노 이렇게 세 가지로만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마땅한 연주자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 교회에서 우연히 정요한 씨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게 되었어요. 때마침 교회에서 특송을 하고 있었는데 그 선율이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딱 ‘이분이다!’ 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그분을 소개해주십사 교회에 부탁을 드렸죠. 탈북민 출신이란 것도 그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통일 활동에 대해 묻자 별로 한 것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1999년 북한 공연을 다녀온 일화를 털어놓았다. 남북 정상회담도 이뤄지기 전의 일이니 일평생을 무대에서 보낸 그로서도 평생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무대였다.
“실제로 가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북한 사람들의 실상은 비참하고 형편이 없었어요. 세계 각국으로 공연을 다녀봤지만 우리와 같은 말을 쓰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도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살고 있나, 왜 우리가 이렇게 갈라져서 싸우고 원수가 돼야 하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고갈되어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자원들이 지금도 북한에서는 넘쳐나고 있는데, 통일만 되면 북한 주민들도 사람답게 살 수 있고 우리도 귀한 자원을 수입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그때부터 어떻게 해서라도 통일은 꼭 이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9세까지 통일 활동 합시다”
그가 후배 가수들과 통일 염원을 담은 스페셜 앨범 ‘그날이 오면’ 제작에 참여한 것도 최근 가수 송대관과 ‘평화통일 기원 희망콘서트’에 참여한 것도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통일 활동을 해나가겠다는 평소 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곡 ‘구구팔팔’도 그런 그의 의지가 반영된 곡이다.
“‘구구팔팔’은 인생 3막이 시작되는 60세부터 99세까지 팔팔하게, 더 적극적으로 통일 활동을 펼쳐나가자는 의지를 담고 있는 곡입니다. 힘차고 박력 있으면서도 너무 딱딱하지 않은 대중가요 스타일이죠. 작사를 민주평통 배정호 사무처장께서 직접 하셔서 더 의미가 큰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희 소속사 가수 에일리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을 계기로 민주평통 사무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배정호 사무처장께서 노래 가사를 쓰신 것이 하나 있다면서 보여주시더라고요. 받아보니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쉽게 따라 부르기에 아주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아들 이루에게 작곡을 해보라 건넸습니다.”
그의 바람은 북한에서 음성적으로만 유통되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양성화돼 남북 간의 문화적 이질감을 줄이고 서로의 마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의 노래 ‘구구팔팔’이 한류 바람을 타고 북한에서도 힘차게 울려 퍼질 그날을 기대해본다.
인생은 육십부터 구구팔팔 구구팔팔 / 인생은 육십부터 구구팔팔 구구팔팔 / 구구팔팔 구구팔팔 힘차게 나가자 / 통일의 노래를 부르면서 위대한 코리아를 노래하자 / 지나온 삶의 내공으로 인생의 3막을 시작하네 / 산업화를 이루고서 민주화를 이룬 저력으로 / 연륜과 경륜의 내공으로 통일을 향해 달려가자 / 새로운 역사를 향하여 위대한 역사를 위하여 / 인생은 육십부터 구구팔팔 구구팔팔 / 인생은 육십부터 구구팔팔 구구팔팔 / 구구팔팔 구구팔팔 힘차게 나가자 / 통일의 노래를 부르면서 위대한 코리아를 노래하자
-태진아의 통일 노래 ‘구구팔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