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이 지역 통일 역군을 양성하기 위해 2017년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가 지난 3월 6일 서울 중구협의회를 시작으로 대구지역회의, 서울 서초구, 서울 양천구, 인천 계양구, 경기 안산시, 경기 용인시, 충남 천안시, 강원 속초시, 경남 창원시 등 총 10개 지역에서 개최되어 성황리에 끝났다.
총 10개 강좌로 진행된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에서는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 차두현 경기도 외교정책 자문관,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조윤영 중앙대교수, 김진무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등 분야별 다양한 북한 전문가들이 북한 핵과 국가 안보, 국제 정세와 한반도 통일 환경, 김정은 체제와 북한 정세, 남북 분단 과정에서의 교훈과 지혜, 통일 한반도의 비전과 우리의 노력 등에 대해 수준 높은 강의를 펼쳤다.
또한 강의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토크콘서트, 공연, 통일 현장 체험도 함께 곁들여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강원 속초시협의회는 통일 토크콘서트에 탈북민 소해금 연주자인 박성진 씨를 패널로 초청해 즉석 연주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북한의 예술 활동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수강생들은 통일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우편, 방문, 온라인 등으로 신청을 받아 서류 심사를 거쳐 선발됐으며, 분임을 나눠 ▲한반도 안보 변수 대처 방안 ▲북한 붕괴론의 실체와 가능성 ▲국제적 통일 의지 기본 확보 방안 ▲민간 대북 교류 활성화 방안과 효과 ▲북한 문제 접근의 다양성 등 분임별 연구 과제를 선정해 보고서를 제출하게끔 하는 등 수강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케 함으로써 지역의 통일 리더가 될 수 있게 했다.
협의회별로 아카데미의 효율적 진행을 위해 수강생 대표를 선출하고, 자기소개 시간 등을 가지며, 적극적인 참여와 자치 활동을 유도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협의회는 KBS 한민족방송라디오 ‘지금은 탈북인 시대’에서 취재를 나와 수강생을 인터뷰했으며, 인터뷰에 응한 라은정 씨는 수강 동기에 대해 “북한 인권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며 생생한 지식을 얻고자 수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박윤재 수강생(강원 속초시)은 “이번 강좌를 통해 통일 문제에 관한 세대 간의 갈등, 남북 간의 갈등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고 말했고, 이대길 수강생(강원 속초시)은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현안에 대해 전문가의 체계적인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정말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수강 소감을 밝혔다.
다양한 이벤트 곁들여 수강생 집중도 향상
경남 창원시협의회는 “회를 거듭할수록 통일 문제에 대한 수강생들의 지식과 관심이 부쩍 늘어가고 있다. 지역에서 좋은 강연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며 “수강생들이 지방에서 듣기 힘든 강연을 체계적이고 단계별로 듣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고마워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서울 양천구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를 진행한 임경하 협의회장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제1기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를 10주간 진행하면서 통일·대북정책과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체계적인 통일교육을 통해 수강생들이 올바른 국가관을 형성하고 안보의식을 갖게 되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북한 경제에 대해 강의한 강원식 강릉 원주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평화와 통일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가 전국적으로 확대돼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아카데미에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기존의 통일시대 시민교실을 확대한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는 일회성 강의에 그치지 않고 북한·통일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아카데미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수강생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북한 전문가가 되어 가는 것 같다”며 “이 과정이 끝나면 지역의 통일 리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수료 소감을 밝혔다.
민주평통은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를 하반기에도 시·도별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총 10주 과정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INTERVIEW
김영수 경남여성신문사 사장
“창원에서 3시간 달려 아카데미 참석… 북한 바로 아는 게 통일 대비하는 것” -강의를 한 소감은.
민주평통 서울중구협의회가 개최한 ‘제1기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를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김영수(67) 경남여성신문사 사장은 수료식 때 큰 박수를 받았다. 올 3월 6일부터 5월 1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경남 창원에서 3시간을 달려 한 번도 빠짐없이 강의에 참석했기 때문.
1999년 경남여성신문사를 설립한 김 사장은 발행인이자 편집인으로 여성 인권 신장은 물론 안보 및 외교 전문가의 목소리를 꾸준히 조명해왔다. 그러던 중 2003년 7월 미 국무부 초청으로 ‘한미동맹 50주년 및 남북 정전 5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한반도 통일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미 연방 의회를 방문해 참전용사들을 만났는데, 당시 18세 나이로 참전했던 용사가 휠체어에 탄 채 제게 “전쟁에 나간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찾아줘서 고맙다”고 말하더군요. 그의 가슴엔 젊은 시절 사진이 새겨진 브로치가 달려 있었어요. 얼마나 가슴이 먹먹하던지…. 그날 참전용사를 만나면서 남북통일을 이뤄야 하는 이유를 찾았습니다.”
김 사장이 민주평통의 역할과 중요성을 실감한 것은 2006년 민주평통 지역위원으로 활동하면서다. 그때 북한을 바로 알고 체계적인 통일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북한에 대해 알고 싶은 목마름이 있던 차에 올봄 서울 중구협의회가 ‘평화통일아카데미’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반가운 마음으로 신청했다.
“평화통일아카데미에 참석하려면 창원에서 서울로 왕복 6시간을 차로 움직여야 하는데, 피곤함도 강의를 통해 얻는 즐거움을 이기지 못하더군요.”
한반도 정세 급변, 민주평통 역할 중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민주평통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 사장은 ‘민주평통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각계각층에서 오랫동안 지식과 경험을 쌓은 비(非)자문위원으로부터 통일 의견을 수렴하고 통일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평화통일아카데미가 90분 강의를 듣고 질의응답을 가진 후 분임토의를 하는 방식을 취한 것은 아주 적절했어요.”
그가 평화통일아카데미를 통해 얻은 것은 뭘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평화통일’을 이루겠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집니다. 언론인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지역사회의 남북통일 여론을 조성하는 데 적극 나서겠습니다.”
INTERVIEW
양욱 국방안보포럼 수석 연구위원
“수강생들 높은 배움 의지에 감명”
-강의를 한 소감은.
“밤늦은 시간임에도 피곤한 기색 없이 참석하는 수강생들 모습에 나도 덩달아 힘이 났다. 또한 질문에 본인들의 생각이 많아 배움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높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기존 민주평통 강연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자문위원 연수나 특강에서는 모인 자문위원들을 교육하는 성격이었지만, 아카데미는 각오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성격이라 집중도 차이가 확연히 다름을 느꼈다.”
-민주평통에서 처음 시도한 평화통일아카데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일반 시민들은 통일이나 안보 문제에 대해 교육을 받을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민주평통에서 하는 아카데미에 참석해 지식을 습득하고 본인만의 통일 생각을 가지게 되어 결국 시민사회로의 통일 논의 확산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역마다 조금씩 운영의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처럼 강의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좋겠다.”
INTERVIEW
정덕진 충남신문 편집국장(천안시협의회)
“10회 강의도 짧아 더 늘렸으면”
-민주평화통일아카데미를 수료한 소감은.
“통일 관련 전문가와 뛰어난 교수들을 초빙해 수준 높은 강의를 펼쳐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통일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카데미를 수강하니 배울 점이 많았다. 특히 지역사회에서의 통일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는 구심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석하게 된 계기는.
“평소 한반도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미래 통일한국을 후세에게 물려줄 책임이 있는 기성세대로서 그 책임감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민주평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주평통이 평화통일을 위한 지도자 양성을 위한 초석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에서 기억에 남는 내용은.
“통일 후 한반도의 미래 비전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통일 문제로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통합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강의시간과 분임별 토론시간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들으면 들을수록 궁금한 점도 생기고, 분임원들 간의 토론거리도 풍부해졌다. 시간이 짧아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