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붕괴를 바라지 않으며, 어떤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습니다.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겁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남북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통일이 될 거예요. 통일은 쌍방이 공존·공영하는 것이고, 민족 공동체를 회복하는 과정이니까요.”
재일동포 청년들의 시선은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집중됐다. 강연 주제는 ‘한반도 평화와 청년의 역할’. 일본어로 제작된 이 자료를 유심히 살펴보던 재일동포 청년들은 민주평통이 준비한 한국어와 일본어가 동시 통역되는 이어폰에 의지한 채 황인성 사무처장의 설명을 들었다. 한국 정부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정책 방향을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황인성 사무처장이 ‘역사 속 청년’을 언급하며 말을 이어갔다.
황인성 사무처장이 11월 25일 재일동포 모국 방문연수에서 ‘한반도 평화와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역사가 요구할 때마다 당당하고 정의롭게 나섰습니다. 1919년 동경에서 유학하던 청년들의 궐기로 시작된 2·8 독립선언은 그해 국내외에서 거족적인 3·1 독립운동으로 확대됐어요. 1960년 4·19 혁명,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10 민주항쟁을 주도한 이들도 청년이었죠. 2016년엔 청년들이 용기를 내 촛불로 세상을 바꿨고요. 자, 이제 여러분이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 될 차례입니다.”
황인성 사무처장의 말이 끝나자 재일동포 청년들의 입에서 “스고이데스네(굉장하다)”, “스바라시(멋지다)”란 감탄이 연신 나왔다. 재일동포 박양태(31) 씨는 “강연을 듣고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인위적 흡수통일이 아닌 평화통일을 지향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게 됐다”며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일본어로 소감을 밝혔다.
| 재일동포 청년들 의식 일깨워
강연이 끝나고 재일동포 청년들은 ‘북한 입장에선 한국과 미국의 군사훈련이 위협적인데, 한국 정부는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할 생각이 있는가’, ‘남북통일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 지원국가로 재지정한 데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은 무엇인가’ 등 심도 있는 질문을 쏟아냈다.
11월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한 연회장에선 재일동포 모국 방문연수가 한창이었다. 이날을 포함해 1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진행된 ‘2017 재일동포 모국 방문연수’는 민주평통 사무처와 일본지역회의가 함께 추진하는 재일동포 청년 대상 통일교육 프로그램이다. 연수 참가자는 35세 이하로 구성된 53명의 재일동포 3, 4세 청년. 이들은 “이번 연수를 통해 해외 한민족의 단합과 성원은 한반도 평화의 원동력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재일동포 모국 방문연수의 대표적인 특징은 재일동포 청년들이 짧지만 강렬하게 조국과 통일, 전쟁과 평화, 재외동포 청년의 역할을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며칠 동안 각종 활동이 이어지기 때문에 참가자의 만족도나 교육 효과도 크다. 이런 점을 감안해 올해 재일동포 모국 방문연수는 지난해(2박 3일)보다 연수 일정이 하루 더 늘어났다.
유럽지역회의
평화공감 여성 콘퍼런스
민주평통 유럽지역회의는 11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에 걸쳐 그리스 아테네에서 ‘2017 평화공감 여성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민주평통은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 조성을 위한 해외 여성자문위원의 역량 강화와 통일 · 대북정책에 대한 동포사회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해외 여성 콘퍼런스를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박종범 유럽부의장과 이현숙 여성부의장을 비롯한 자문위원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콘퍼런스에선 ‘여성이 만들어가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대주제 아래 지역협의회 여성 활동 계획에 대한 분임토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성 자문위원들의 역할’을 주제로 한 이현숙 여성부의장의 기조강연이 진행됐다.
또한 ‘문재인 정부의 평화통일 정책과 통일 공공외교의 과제’를 주제로 조정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통일 특강을 했으며, ‘내가 생각하는 평화, 내가 꿈꾸는 통일’에 대한 토크콘서트와 분임토의가 이어졌다.
특히 분임토의에서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여성 사업과 해외 민주평통 사업’, ‘여성이 지역 동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사업’, ‘평창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한 방안’, ‘청소년 통일의식 고취 방안’, ‘동포사회 및 거주국 시민에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여론을 결집한 후 정책의제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