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2기 닻이 올랐다. 시진핑 집권 2기가 될 향후 5년은 중국이 본격적으로 제기한 두 개의 백 년 가운데 첫 번째 백 년을 시작하는 시기가 된다. 게다가 2018년 개혁·개방 40주년,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등 굵직한 사업이 예정돼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 시기를 앞두고 열린 이번 19차 당대회는 ‘보고’에 3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할 만큼 할 말도 많고, 기대도 많고, 또한 우려도 함께 교차한 대회였다. 그리고 이번 당대회는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이웃 국가인 우리에게도 적잖은 직간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면밀한 검토와 분석, 그리고 대응이 필요하기도 하다.
시진핑 주석이 진행한 보고 가운데 단연 관심을 끄는 부분은 전반기 사업 5년에 대한 평가와 이른바 ‘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에 관한 내용이다. 여기엔 가까이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걸어온 길에 대한 회고, 평가와 함께 멀게는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중국이 민족국가로서 걸어온 길에 대한 내용이 녹아들어 있다. 더 멀리는 중국공산당 창당을 둘러싸고 드러났던 노선과 사상 등 초기 공산주의 운동에 관련된 내용도 언급돼 있다.
따라서 전반기 사업 5년에 대한 평가는 사실상 중국공산당 창당 이후 거의 백 년의 역사에서 드러난 중국과 중국공산당의 역사를 돌아보고, 19대를 기점으로 새로운 출발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역사적 맥락에 따른 평가라고 할 수 있다. 혁명과 건설의 시기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중이 매우 깊게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 신시대중국특색사회주의
시진핑 주석은 보고에서 ‘역사적 맥락’과 ‘역사적 사명’, ‘역사적 방향’ 등 시간의 추이에 따른 중국공산당의 임무와 역할을 매우 강조했다. 특히 중국과 중국공산당이 걸어온 역사를 부정하거나 방기하지 않고 계승과 발전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면했던 수많은 문제들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창출해온 경험을 21세기에 다시 발전적으로 복원하기 위한 사상적 노력을 매우 중시한다는 견해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 중심에 바로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이 자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먼저 중국 특유의 사회주의 사상의 뿌리, 원류가 마르크스주의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의 기본 원리가 중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결합해 중국특색사회주의로 진화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주장했다. 즉, 마르크스주의가 사회주의 원류이며 소련에서는 레닌주의와 결합해 마르크스레닌주의로 부활했고, 중국에서는 노동자 운동과 결합해 중국특색사회주의로 진화했다는 사상의 흐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 이면에는 소련의 마르크스레닌주의는 성공적으로 착근하지 못했지만 이른바 중국특색사회주의는 살아 남았다는 자신감이 스며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보고는 중국사회주의는 중국이 처한 구체적인 역사적 경험과 결합돼 중국특색사회주의로 온전히 생존·발전해 인류 문제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보고는 또한 중국특색사회주의는 정세가 변화하고 임무가 새롭게 부여되면서 시대의 변화에 조응하고 시대의 변화를 이끌어오면서 새로운 시대로 진입해야 하고, 그 새로운 시대는 바로 지금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한다는 현실 임무와 미래 기대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이를 시진핑 주석은 발전의 새로운 역사 방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21세기 중국공산당과 중국사회주의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10월 열린 중국 제19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마오쩌둥(왼쪽), 덩샤오핑(가운데)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주석은 보고에서 중국은 과거 마르크스주의를 중국 현실에 받아들여 중국이 일어서고(站起來), 부유해지고(富起來), 강해지는(强起來) 위대한 비약적 과정을 경험했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사회주의가 매우 긴요하고 중대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이는 마오쩌둥 시기 중국이 민족국가를 세우고 일어섰으며, 덩샤오핑 시기와 장쩌민, 후진타오 시기를 거치면서 개혁·개방을 통해 부유해지기 시작했다는 역사적 평가와 함께, 이제는 자신을 포함해 미래 중국은 매우 강해지는 시기에 진입할 것이고, 그 역사적 전환점이 바로 19차 당대회를 통해 기초를 다지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시진핑 주석은 중국특색사회주의는 인류에게 마르크스주의를 완전하게 구현해낸 보편적 가치로서 의미를 가지며 소련의 실패로 유일한 사회주의 원형, 본류는 중국특색사회주의가 계승하고 있다는 사상적 적통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과정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빛나고 밝은(光明) 중국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중국사회주의가 해야 하고, 이러한 중국사회주의는 정세의 변화에 부응해 임무를 규정할 새로운 사상이 필요하며, 그 사상은 바로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이 돼야 한다는 사상적 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사상적 확신은 중국의 역사적 경험이 중국 지혜(中國智慧)와 중국 솔루션(中國方案)으로 진화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공헌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중국사회주의가 여전히 유효하며 특히 자본주의와의 경쟁에서 이제는 자본주의를 압도하고 리드하는 전 인류의 보편적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을 수 있고, 자리 잡아야 한다는 높은 이상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 자신이 직접 신시기 변화된 패러다임의 중심에서 중국을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 인류 문제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
결국 중국은 계속해서 성공과 발전의 역사적 경험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것이고 ‘지나간 것을 이어받아 미래를 창조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 바로 이번 19차 당대회라 할 수 있다.
이는 중국 정치가 오랜 기간 노정해온 계승과 단절, 지속과 변화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대정신을 위해 단절과 변화를 통한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고 이 프레임이 다시 관행이 되어 후대에 영향을 미치는 분기점과 출발점이 될 것이고, 이는 바로 시진핑 집권 2기가 시작되는 19대가 적기라는 사고의 발현이기도 하다.
중국은 새로운 사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이 부분은 중국의 역사적 경험과 실천이 마르크스주의와 결합해 만들어낸 매우 높은 수준의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으로 구현돼갈 것이고 이미 구현 중에 있다는 것이 바로 19차 당대회에서 보여준 중국의 사상 전환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중국공산당은 이미 보고를 통해 중국특색사회주의가 신시대로 진입했기 때문에 모든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상이 투사되고 관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새로운 움직임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환경, 생태, 국제관계, 사회 안정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관철될 것이다. 따라서 중국과 매우 깊은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의 대중국 정책이나 외교의 방향도 변화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기존 증량식 발전에 입각해 대중국 사업이나 관계를 사고했던 과거의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중국의 변화를 추적하고 대응 논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미 시진핑 주석이 패러다임적 변화에 본인이 직접 선두에 서겠다고 공언한 이상 주요 방향이나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이미 형성됐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 대중국 패러다임 전환 필요
지속과 변화, 계승과 단절 차원에서 어떤 정책이 계속 이어질 것이고 어떤 정책이 변화할 것인지를 면밀히 검토해 대응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가 변화의 흐름을 사전에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판을 우리 쪽으로 견인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가령 보고에서 ‘아름다운 중국 건설’을 표방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맥락의 이해와 함께 구체적인 접근 로드맵이 필요하다.
문화산업 측면에서도 ‘선진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원칙에 따라 외국과의 인문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강화 방안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해야 한다. 녹색발전과 생태환경 등도 강조하고 있는 바 이를 구체화하는 사업 마인드가 요구된다. 대외관계에서 평화 발전의 길과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언급하고 ‘일대일로’ 국제협력을 강조한 바 공동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우리는 어떻게 찾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중국은 이미 19차 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시기로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대내외에 천명했고, 그 로드맵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특색사회주의사상을 마르크스주의를 완전히 체현해낸 유일하고 완전한 사상임을 공공연히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집권 2기에 새로운 국가 발전 전략과 방향을 제시하는 선에 머물지 않고 중국의 크고 넓은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자신이 만들어가려는 이른바 개혁의 시대는 마오쩌둥의 혁명의 시대와 덩샤오핑과 장쩌민, 후진타오 시대의 건설의 시대와는 확실하게 다를 것이고 달라야 한다는 점을 단호하고 확실한 어조로 천명했다. 따라서 우리도 대중국 사업과 관계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19차 당대회가 우리에게 주는 값진 교훈인 동시에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