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2017년 12월 14일 워싱턴 코트호텔에서 ‘2017 한미 평화통일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미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함과 동시에 미국 사회에 우리 정부의 대북·통일정책에 대한 공감대와 지지 기반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세계 어느 국가도 극단의 고립 상황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면서 북한 당국이 현실을 직시하고 진지한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주문했다. 이어 아미 베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은 “북·미 간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전 세계 동맹국들과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지만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한반도에서의 상생과 평화라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미 양국의 대북·대외정책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미의 역할에 대한 세션별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패트릭 크로닌 신(新)미국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선임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1세션에서는 ‘한미 양국의 대북·대외정책과 한반도 평화 전략’을 주제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발제에 이어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연구교수, 수미 테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의 토론이 이어졌다.
포럼에 참가한 청중이 질문을 하고 있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2017년도의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을 지적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과제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꼽았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해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을 세우고 있다”면서 “평창올림픽 기간에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대화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그동안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으나 북한이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서 “이에 트럼프 정부는 역대 가장 강력한 압박정책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보혁 교수는 한국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 평화외교와 남·북방 경제외교를 조화롭게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북한 도발 억제와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한반도 위기관리와 한중관계 정상화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옵션을 설명하면서 “강력하고 광범위한 압박, 예방 차원의 정책, 협상 등이 있지만 어떤 옵션을 선택하든 한미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한반도 통일을 이루는 데 일본이 담당할 역할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의료와 같은 비군사적인 부분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한일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역시 일본의 군사력이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는 데 많은 힘이 된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제2세션은 김영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사회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 양국의 역할’에 대해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앤드루여 미국 카톨릭대 정치학 부교수의 발제가 있었다. 이어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와 앤서니 루지에로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의 토론이 진행됐다.
|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미의 역할
앤드루 여 부교수는 발제를 통해 “공통의 대북정책 없이는 한미 양국 정부가 다른 신호를 보내 불확실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핵 문제를 다루는 데는 양국 정책결정자들 간의 긴밀한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정건 교수는 “현재 한반도의 상황에 대해 어떤 해결책이 가장 효과적이고 평화적인지 대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군사 옵션을 제외한 미국의 대북 옵션들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거나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을 목표로 협상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면서 “제재를 비롯한 외교적 노력, 즉 비핵화 협상을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준형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중 협력구도 강화에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압박·관여정책에 한미 간 공조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2017년 12월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평화통일포럼에서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어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북·미 대화의 유용성에 대한 질문을 받은 서정건 교수는 “북핵 해결을 위한 다양한 옵션이 있겠지만, 북·미 간 대화도 그중 하나이고 의미가 있다”고 말했으며, 김준형 교수는 “보수와 진보 간의 시각 차이는 존재하지만, 당사자인 한국이 대화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전쟁은 안 되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유동적으로 변화할 동북아 상황에 맞게 민주평통은 한미포럼과 같은 전문가그룹과 교류를 확대해 상호 간의 이해를 높이는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