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밝았다. 희망찬 새해를 맞아 온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지구촌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은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총 17일간 열리고,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은 3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간 개최된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은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격전지 중 한 곳이다. 지금도 평창에서는 6·25전사자 유해 발굴작업이 진행 중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른 지 30년 만에 역사의 아픔이 서려 있는 이 땅에서 세계인의 축제가 열리는 것이다.
지난 11월 13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채택됐다.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 건설’이라는 제목의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사실상 만장일치로 세계인의 뜻을 이끌어내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승화돼야 한다는 근거가 되었다.
이번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올림픽 기간 전후 적대행위 중단 ▲스포츠를 통한 평화, 개발, 인권 증진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 분위기 조성 등 평화를 향한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157개국의 공동 제안으로 통과됐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때 152개국,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121개국이 휴전 결의안을 제안한 것과 비교하면 세계인들의 평화를 향한 갈망이 더 커졌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훌륭하게 치러낸 경험이 있다. 냉전으로 얼룩진 동서 진영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인 사마란치로부터 “올림픽 이념을 실현한 최고의 올림픽”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그러나 당시 북한의 불참은 지금까지도 안타까움으로 남아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그 안타까움을 씻어낼 소중한 기회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을 넘어 ‘통일올림픽’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마을버스에 민주평통의 평화올림픽 성공 기원 광고가 실려 골목을 누비고 있다.
2017년 말부터 민주평통의 ‘평화올림픽 성공 기원’ 광고가 마을버스에 실려 골목을 누비고 있다. 민주평통이 추구하는 ‘평화통일’과 ‘평화올림픽’이 그 궤를 같이한다는 의미다.
특히 18기 민주평통이 평창올림픽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더없는 영광이다. 2만여 명의 자문위원이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드는 데 나라 안팎에서 힘을 쓸 기회가 왔다.
‘스포츠’는 역사 속에서 갈등과 긴장을 중재하고 완화하는 역할을 해왔다. 과거 냉전시대뿐 아니라 남북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99년 6월 남북한 함정 간의 서해 교전으로 남북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던 1999년 8월, 평양에서 통일 염원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가 개최됐고, 몇 달 후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후 2000년 9월 남북은 제27회 시드니올림픽 개·폐회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으로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더불어 제1차 남북 이산가족 방문단이 서울과 평양을 교환 방문했다.
그 밖에도 북한 선수단이 응원단과 함께 참가해 종합 7위의 성적을 거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다음 해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금강산에서 재개돼 186가구 972명이 상봉한 바 있다. 이는 긴장 상태였던 남북관계를 스포츠가 완화해준 좋은 사례로 꼽힌다.
북핵 위기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해에도 북한은 4월에 열린 강릉 아이스하키 여자세계선수권대회, 6월에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대표팀과 시범단을 보냈다. 급박한 상황에서도 스포츠만큼은 남북대화의 창구로 역할을 해온 것이다.
| 민주평통 앞장서 국민의 ‘하나된 열정’ 모아야
제18기 민주평통 출범식에서 의장인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평통이) 지역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많이, 더 자주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평통이 ‘주민 속으로’, ‘주민 속에서’,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달라는 당부다.
민주평통은 봉사와 헌신으로 늘 우리 국민들과 함께해왔다. 봉사와 헌신이 진실할수록 국민 통합이 가까워지고, 통합된 국론으로 평화통일에 더 앞장설 수 있다는 믿음이 민주평통과 자문위원들을 움직이게 한 동기였음을 되새겨본다. 18기 민주평통의 더 큰 역할과 발전을 기원한다.
이번 평창올림픽 슬로건인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처럼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도록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 아울러 민주평통이 그 밑거름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며, 평창 ‘평화올림픽’을 통해 전 세계에서 평화가 정착되고 우리나라 평화통일의 큰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확신한다.
민주평통 서울부의장,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