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외통위 간사로 활동한 소감은.
“외통위에는 경륜과 지혜를 가진 여야 중진 의원들이 많습니다. 초선 의원으로서 열린 자세로 배우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2018년에는 남북관계를 둘러싼 남남(南南)갈등 해소에 집중할 것입니다.
우리의 국론을 하나로 모은다면 북한도 우리 정부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리라 기대합니다. 또한 독일이 통일을 이루기 위해 통일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도 한결같은 남북통일 기조를 가질 수 있도록 안팎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2017년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위협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동시에 주변 국가들과의 외교·경제가 악화일로에 빠졌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외통위 국민의당 간사로서 추진한 핵심 업무는 무엇이었는지요.
“정부는 핵 배치 대신 미국의 핵우산인 확장억제 전략에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이뤄지는 등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안전 문제를 보장받기 위해선 제도적으로도 인정받아야 합니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자동 개입하는 조항을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넣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한미 간 핵 공유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현재 한미 상호방위조약에는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자동 개입’ 조항이 없습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의 핵 자산을 우리 측의 요구로 쓰게 되면 실질적으로 핵을 갖고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북한에도 대한민국이 언제든 핵을 쏠 수 있어 함부로 핵·미사일로 도발해서는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미국 외교협회를 방문해 실무진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태규 의원.
앞으로 20대 국회 외통위에서 무엇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신지요.
“외통위가 다루는 과제는 이전부터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입니다. 19대 국회 외통위에서 그대로 이어진 북핵 문제를 비롯한 남북관계, 사드 배치 문제, 4강(미·중·러·일) 외교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지금도 정부의 우선과제인 동시에 외통위가 고심하는 사안입니다. 문제는 이들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데다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제는 정부와 국회 외통위가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가야 할 때입니다. 외교부, 통일부와 국회 외통위가 자주 만나 대화하고 협의해야 합니다. 정치권의 반성도 필요합니다. 국회 외통위 3당 간사들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내세우는 것에서 벗어나 토론을 통해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기본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의 문을 열고 있지만, 핵·미사일 실험에 대해서는 제재와 압박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도 동의합니다. 과거 정부는 남북통일 문제를 상대 정치세력을 누르는 헤게모니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이런 점을 주의하고 남북문제 관련 사항과 정보를 국회와 국민들과 공유한다면 한반도 평화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정치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남북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남한과 북한이 만나 대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큽니다. 일각에선 성과를 전제로 한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하는데, 무언가를 전제로 한 대화는 진짜 대화가 아닙니다. 성과가 없더라도 남북이 자주 만나야 합니다.”
이태규 의원이 2017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없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1만9000여 명의 자문위원들이 평화올림픽의 의미를 세계 곳곳에 널리 전파해주시길 바랍니다. 국회 외통위도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재외공관, 교민사회, 해외 기업들이 각각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에 평창동계올림픽을 널리 홍보해주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초당적 헌법기구인 민주평통이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제언을 부탁드립니다.
“민주평통은 진보·보수 정치권에서 추천을 받기 때문에 이념을 떠나 다양한 계층이 한데 모입니다. 이러한 민주평통이 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정책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습니다.
다만, 여러 대안을 마련해 제시하기보다는 1, 2개의 대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발전시켜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통일시대를 대비하기까지 우리 사회에 왜 통일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편익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해주실 것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