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협의회
‘나만의 통일 화랑’, ‘한마음 멘토링’으로
신세대 잡아끄는 통일운동 펼친다
디지털 세대의 통일운동은 디지털 매체로! 인천 서구협의회는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는 고등학생 대상 통일운동을 전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 서구협의회의 발상은 신선했다. 기존의 사생대회나 글짓기 대회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 어렵다고 판단됐다. 그래서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디지털’로 표현하고 ‘SNS’로 공유하는 방안을 생각해냈다. 지난해 인천 서구협의회가 개최한 ‘나만의 통일 화랑’은 그렇게 시작됐다.
‘나만의 통일 화랑’은 청소년들이 통일이라는 주제를 나타내는 피사체를 휴대폰이나 디지털카메라 사진으로 담은 뒤 자신의 생각을 글로 덧붙인 작품을 공모하는 행사. 우선 인천 세현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실시했고, 출품작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학교 친구들과 공유하도록 했다.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 선택한 방법이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공유하면 전파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파급 효과가 컸습니다.”
지난해 17기 협의회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이 행사를 구상해 9월부터 준비에 돌입했다는 유정학 인천 서구협의회장의 말이다.
학생 출품작 중 입상한 작품은 인천 서구청 로비에 전시되기도 했는데, 통일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이 눈길을 끌었다. 학도병의 동상 사진과 함께 “우리들 나이에 조국을 위해 몸 바친 학도병들의 모습에서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바로 나라는 사실을…”이라는 글을 적은 학생이 있었는가 하면, 임진각에서 북으로 향하는 철로 사진에 “이 선로만 통하면 아주 가까운 거리인데 가깝다고 꼭 갈 수 있는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모든 것에는 존재의 이유가 있듯이 선로도 본연의 임무를 꼭 완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실은 작품도 눈에 띄었다.
인천 서구협의회는 이 행사를 올해부터 서구의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인천 서구는 청라국제도시와 검단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광역시 산하 자치구로는 네 번째로 인구 50만 명을 돌파했다. 신도시 개발로 임대주택도 많아지고, 하나원 교육을 수료하고 최초 거주지로 이곳을 선택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 따라서 인천 서구협의회도 북한이탈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탈북 청소년 멘토링 활동 이채
현재 협의회가 성인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통일 준비 한마음 멘토링’은 북한이탈주민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공유하고 실천적 통일 준비를 하기 위해 17기 출범 이후 격월로 지속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 대개 그러하듯, 우리 지역의 북한이탈주민들도 처음엔 ‘한번 모이고 말겠지, 보여주기식 행사겠지’라는 의심의 눈초리와 어색함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4차까지 만남을 이어오면서 우리의 진심이 통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분들이 먼저 전화로 자문위원들의 안부를 묻고, 민주평통 행사와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며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임경선 행정실장의 설명이다. 한편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탈북 청소년 학습 멘토링이 세일고 학생들의 주도로 진행 중이라고. 학생들은 북한이탈주민 멘토링을 위해 자율 동아리 ‘새터울’을 결성하고 북한이탈주민 2세와 2 대 1 결연을 했으며, 주 1회 멘티 가정을 방문해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과학실험이나 문화탐방 같은 창의체험 활동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탈북 청소년 학습 멘토링은 전국적으로 사례가 많지만, 현역 고등학생이 또래의 멘티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멘토 역할을 하는 활동은 드문 예”라는 게 서구협의회 측의 자랑이다.
이 밖에도 인천 서구협의회는 ‘남북이 함께하는 통일 한마당 비빔밥 데이’, 제1회 ‘나만의 화랑’ 당선작 야외 전시회, ‘통일 준비 한마음 멘토링’과 같은 통일사업은 물론 지역사회 환경 정화, 가정의 달 맞이 지역 어르신을 위한 짜장면 나눔, 서부경찰서 의경 격려 짜장면 나눔 등의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다양한 인천 서구협의회 활동을 이끌고 있는 유정학 협의회장은 볼트 제조업체인 세진볼트와 세진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 국제라이온스클럽 등을 통해 봉사활동을 펼쳐오다 16기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위촉됐고, 16기에는 서구협의회 수석부회장을 지냈다. 부친이 황해도 연백 출신 실향민이라 분단의 아픔을 실감하고 자랐다는 그. 그 때문에 더더욱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고 북한이탈주민에게 각별한 정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통일은 막연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절대 오지 않습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듯이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간다면 통일은 어느새 우리 가까이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며 민주평통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일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