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범덕 태국지회장
한국의 기적에 갈채하는 태국
‘통일의 길목’으로 활용하자
6·25전쟁 발발 하루 만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참전을 결정한 태국은 쌀 4만 톤과 함께 육해공군 모두를 파견한 5대 참전국이다. 의리로 엮인 태국에서 한국과의 인연을 다져나가는 이들을 만났다.
“6·25전쟁에 참전해 136명의 목숨을 바친 태국은 우리와는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는 ‘형제의 나라’입니다. 하지만 요즘 태국 젊은이들은 한류 문화에는 열광해도 이 같은 가치나 그들의 할아버지 세대가 한국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의 가치관을 확실히 정립해주는 것이 민주평통 태국지회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범덕 지회장을 포함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남아시아협의회 태국지회가 6·25전쟁에 참전한 태국 군인 지원사업과 연계 활동에 주력하는 이유다. 태국지회는 6·25 참전 노병들이 모여 사는 방콕 외곽의 참전용사촌을 방문하고, 각종 통일 관련 강연회와 청소년 통일 캠프 등 민주평통의 다양한 행사에 참전 군인과 후손을 우선적으로 초청하는 등 지원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또한 태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 등과 손 잡고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 지원, 취업 지원 등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분들을 만나보면 한국의 발전을 무엇보다 기뻐하십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빈손의 나라가 잿더미에서 이렇게 성장한 것을 보면 목숨 바쳐 싸웠던 청춘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씀하십니다. 대부분 80세가 넘은 분들이 알고 있는 노래가 ‘아리랑’인데,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을 보면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져옴을 느낍니다.”
1999년 태국에 진출한 문 지회장은 17년째 원단 도·소매 사업을 해오고 있는 중견 기업인이다. 원로 한인회장의 추천으로 15기에 처음 민주평통과 인연을 맺어 15, 16기는 평위원으로 활동했고, 이번 17기에서 지회장을 맡았다.
태국 청소년 대상 나라 사랑 포스터 그리기 대회
문 지회장은 태국이야말로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 의미에서 평화통일에 대한 우리의 의지와 가치를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길목이라고 생각한다. 태국은 다양한 자원의 보유국이자 손꼽히는 세계적 관광국일 뿐 아니라 2015년 아시아 10개 회원국으로 출범된 아세안경제공동체(AEC·Asean Economic Community)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태국 국민들 역시 이에 부응하는 관심을 우리에게 보내고 있다. 세월호 사건 등 한국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언론사 주재로 ‘한국을 위해 기도하자’며 도심에서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다. 태국지회는 이런 특성을 살려 태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태국 교류 나라 사랑 포스터 그리기 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재(在)태국 한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안보교육과 평화통일교육 역시 태국지회의 주요 사업이다. 지난해 태국지회가 개최한 1박 2일 청소년 통일 캠프에는 모두 100여 명의 청소년과 자문위원들이 참여했는데, 자문위원들이 직접 통일 멘토가 되어 청소년 10명씩으로 구성한 각 팀 활동에 함께 참여해 통일 글짓기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태국지회는 지난 4월 서남아협의회의 모든 지회가 참여한 통일 강연회를 주관한 데 이어 6월에는 재태국 한인 청소년을 위한 통일 캠프, 통일골든벨 등을 준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문 지회장은 “앞으로 전 세계 민주평통을 아우르는 ‘월드 네트워크’가 좀 더 조직적으로 형성·관리되었으면 한다”며 이러한 제안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해외 각 지부들과의 정보 소통은 원활한 편입니다. 하지만 각 해외 지회의 활동 등이 민주평통 웹사이트를 통해 더욱 활발히 알려지면 각 지회 활동도 자극을 받고 타산지석이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분기별 또는 연도별 활동보고서 등의 제출을 통해 자문위원들이 통일 의지를 스스로 되새긴다면 참여 의지도 더욱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