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회 탐방

목표 설정하고 정책 발표하고…
통일 이후 대비하는 光州 청년 장관들

4· 27 판문점 선언이 이루어진 장소인 평화의 집. 광주 서구협의회가 5월 12일 마련한 남북 청년 장관급 모의회담은 한반도 통일 이후의 상황을 가정하고 각 분야별 가상 시나리오를 살펴보기 위해 꾸린토론회다. 한태현(앞줄 오른쪽에서 아홉 번째 남성) 회장이 청년 장관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영근 보건복지부 장관님. 한반도 통일 이후를대비하는 보건복지부의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명 해주세요.”

“보건·복지에 대한 남북한 의식 수준 통일, 의료 분야 전문인력과 교환학생 교류 등입니다.”

지난 5월 12일 광주 서구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남북 청년 장관급 모의회담’에서 보건·복지 분야 정책 논의가 이뤄졌다. 군청색 린넨 재킷, 구김 없는 흰 와이셔츠에 적갈색 넥타이를 맨 단정한 옷차림을 한 김영근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자 간에 지속 가능한 협력과 상생을 지향하는 복지부가 되자’를 목표로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 장관의 답변을 들은 청색 와이셔츠에얼룩덜룩 문양이 새겨진 군청색 넥타이를 맨 국동근국방부 장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심도 있는 정책을 발표한 김 장관은 실제 복지부 장관이 아니다. 국동근 국방부 장관도 국방부 수장이 아니다. 두 사람은 한눈에 봐도 앳된 얼굴을 한 20대 ‘청년 장관’이었다. 남북 청년 장관급 모의회담은 한반도 통일 이후의 상황을 가정하고 각 분야별 가상 시나리오를 살펴보기 위해 꾸린 토론회다. 민주평통 광주서구협의회, 유엔한국학생협회(UNSA) 전남지부와 국제청년평화그룹 광주전남지부가 주관했다. 이번 행사는 평화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해 청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광주 서구협의회와 청년들이 통일의 주역이 되기를 바라는 지역 청년단체들과머리를 맞대면서 기획됐다.

100여 명의 광주 지역 청년들은 남북 양측의 국방부, 국토교통부,교육부, 문화체육부, 보건복지부,외교부 등 6개 부처에 소속돼통일 한반도를 위한 각 분야별정책을 토론하고 논의하는시간을 가졌다. 100여 명의 광주 지역 청년들은 남북 양측의 국방부, 국토교통부,교육부, 문화체육부, 보건복지부,외교부 등 6개 부처에 소속돼통일 한반도를 위한 각 분야별정책을 토론하고 논의하는시간을 가졌다.

이날 모인 100여 명의 청년들은 남북 양측의 국방부, 국토교통부, 교육부, 문화체육부, 보건복지부, 외교부 등 6개 부처에 소속돼 통일 한반도를 위한 각 분야별 정책을 토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방부는 남북 연합 국방 운영, 국토교통부는 북한 도시 개발 및 교통 문제 해결 방안, 교육부는 통일한국의 분야별 교육, 문화체육부는 문화 이질화 해소를 위한 콘텐츠 조성, 외교부는 주변국과의 무역 및 영토 문제 해결 방안을 주제로 한 정책들을 내놓았다. 그중 복지부가 모의회담에서 최우수 정책을 내놓은 부처로 선정돼 광주광역시장상을 받았다. 문화체육부는 통일골든벨 우수상을 받았다.

세상에 태어나 줄곧 남북 분단을 경험해온 청년들은 4·27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청년 장관들은 “나라의 미래는 우리 청년들의 것이기도 하다”고 입 모아 말한다.

“직접 정책을 내고 부처 사업에 대해 고민하며 실질적인 행정 업무 추진을 위한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어요. 사회가 청년들의 정치, 정책 참여를 환영하는 만큼 이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진짜 정책’을 발로 뛰며 배우는 청년 장관들입니다.”

광주 서구협의회 한태현 회장은 청년들이 정책 논의에 적극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수준 높은 정책을 내놓았다고 평가한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그 어느 때보다 통일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높아진 상황에서 ‘청년이 직접 만드는 통일 한반도 정책’을 주제로 한 모의회담을 개최한 것은 청년들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인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의견 수렴의 장이 마련됐음을 의미해요. 이를 계기로 청년들이 통일시대의 주역이 되기를 바랍니다.”

요즘 광주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평화통일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단지 교류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게 아니라 실제로 청년이 통일을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한다. 광주 청년들은 4월 28일 개최된 ‘제2회 청년 원탁회의’에 이어 5월 23일 열린 ‘2018 광주 평화통일 원탁회의’에서도 머리를 맞댔다. 이날 행사에는 진보와 보수, 여성, 청년, 시민사회 등 뜻을 함께한 광주 지역 24개 시민사회단체와 4개 대학교 등에서 온 300여 명이 모였다.

행사 부제는 ‘5월 광주에서 평화로’. 광주 서구협의회는 ▲평화와 통일의 걸림돌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해결 방안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실천 과제를 소주제로 삼고 참가자 전체가 토론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4월 28일 개최된 ‘제2회 청년원탁회의’에서 토론하는청년들의 모습 4월 28일 개최된 ‘제2회 청년원탁회의’에서 토론하는청년들의 모습

민주주의 성지에서 평화통일 성지로

광주 지역의 평화통일 운동도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결혼, 취업, 유학, 이주 등의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평화통일 교육이 특히 눈에 띈다.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을 조성해 평화통일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한 회장은 이를 “광주 서구협의회가 여러 단체에서 수행하기 힘든 평화통일의 국제적 기반을 조성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민주화 성지인 광주를 평화통일 도시로 만들려는 노력도 꾸준하다. 광주 중심 지역에 위치한 광주 서구협의회는 민주주의 성지 광주 지역에 평화통일의 가치를 퍼뜨리고자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이후 시민단체 회원들과 ‘통일 공감 좌담회’를 열었다. 통일과 남북 정상회담의 내용을 재조명하고 향후 통일 한반도 조성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한 회장은 일련의 이러한 행사를 통해 “민주화 물결이 평화통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광주 지역 주민들은 민주주의의 위대성과 고귀함을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그만큼 민주주의 기운이 강한 것이지요. 이제는 광주 지역에 한반도 평화통일 기운이 피어날 때라고 생각해요. 머지않아 광주가 민주주의 성지에서 평화통일 성지로 거듭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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