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대화

4월 2일 민주평통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와 러시아의 입장’을 주제로 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 초청 강연회.

4월 2일 민주평통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반도 정세와 러시아의 입장’을 주제로 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 초청 강연회.

주한 러시아대사 초청 강연회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최대한 협력할 것입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4월 2일 서울 중구 소재 사무처 2층 대회의실에서 ‘한반도 정세와 러시아의 입장’을 주제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초청 강연은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과 한반도 정책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운영위원과 상임위원, 서울·경기·인천지역 협의회장과 사무처 직원 등 총 15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환영 인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으로 통일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수석부의장은 “이 과정에서 남북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변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적 합의와 국제 협력을 이끌어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곧바로 알렉산드르 티모닌 대사의 기조강연이 이어졌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남북대화의 중요한 계기가 됐음을 인정했다. 티모닌 대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의 만남과 대화가 서로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했다”면서 “앞으로 있을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동북아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러시아 역시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 안정 구축이라는 목적 아래 관련 국가들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티모닌 대사는 “양자 또는 3자 간 협의는 반대하지 않지만 협상 내용의 투명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관련 국가들 모두 동의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4월 27일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티모닌 대사는 “남북 간의 대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정상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성공적 진행 기대”

강연이 끝난 후 토론이 이어졌다. 엄구호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장, 김영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이 김정은 위원장을 어떤 인물로 평가하고, 그의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질의하자 티모닌 대사는 “김정은 위원장은 젊고 새로운 정치 세대로서 외국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국제 정치에 대한 경험을 쌓고 있다”면서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보면서 이제 국제무대에서 논의를 할 준비가 돼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진·하산 경제특구 복원 여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티모닌 대사는 “현재는 불투명하다”며 그 원인으로 지금의 남북관계를 꼽았다. 그는 “남북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해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날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대사에게 질문하는 참석자. 알렉산드르 티모닌 대사에게 질문하는 참석자.

뜨거운 관심을 갖고 티모닌 대사의 강연과 토론을 들은 참석자들은 이어진 질의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한 참석자가 “역사적으로 한반도 분단에 대해 러시아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며 날카롭게 지적하자 티모닌 대사는 “1945년 당시 한국을 둘러싼 국내외 정세의 복잡성을 잘 알고 있다. 분단의 원인은 한국 사회의 분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당시 세계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첨예화하게 갈등을 빚고 있었고, 한반도는 이러한 역사적 흐름 속에서 분단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문제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뜻이기도 하다”며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호의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한의 핵과 관련해 한·미·일 대 북·중·러의 냉전구도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는 한 참석자의 질의를 받은 티모닌 대사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발생하는 이해 갈등은 냉전시대와는 다르다”며 “한반도와 동북아가 안정의 길로 들어서는 데 있어 미·러 간 갈등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티모닌 주한 러시아대사는 모스크바대학에서 한국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14년 12월 주한 러시아대사로 오기 전 2년 8개월간 주북한 러시아대사를 역임했다. 2005년 7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6자회담’에 러시아 대표로 참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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