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13 | 20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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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전국 청년분과위원장 정책회의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민주평통의 역할과 애국심이 필요한 시기”

 북한 내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강조한 기조연설을 한 유호열 수석부의장.<사진> 북한 내부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강조한 기조연설을 한 유호열 수석부의장.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엄중해진 시국에 열린 2016년 전국 청년분과위원장 정책회의에서는 차세대 통일 리더인 청년들의 임무와 역할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사업 방안이 논의되었다.


지난 2월 16, 17일 열린 2016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청년분과위원장 정책회의에서는 청년위원장 17명과 청년분과위원장 228명 등 모두 245명이 모여 2016년 청년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전국 각지의 청년위원들이 회의장인 대전 리베라호텔로 이동해올 시간대에 거센 눈발이 날렸다. 교통 사정이 좋지 않았음에도 참석자 대부분이 정시에 도착해 순조롭게 회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정책회의는 배정호 사무처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배정호 사무처장은 “현재 한반도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그에 따른 개성공단 폐쇄 등으로 엄중한 상황에 처했다. 그 어느 때보다 민주평통의 역할과 애국심이 필요한 시기이다. 여러분이 나서서 이 같은 위기를 평화통일의 계기로 전환시키는 데 앞장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뒤이어 신은숙 위원활동지원국장의 2016년 청년 역량 지원사업 추진계획 보고가 있었다. 2015년 청년분과의 주요 성과로는 20회에 걸친 대학생 통일문제 토론회 개최, 전국 70개소에서 이뤄진 광복 70주년 기념 봉화 대축제 등과 탈북 청소년 멘토링 사업 전개, 통일동아리 내실화 등을 꼽을 수 있다.

2016년 추진할 주요 사업으로는 ‘통일 준비 한마음 청년 통일문화축제’를 비롯해 청년위원과 대학생이 함께하는 통일운동을 더욱 활성화하고 비정부기구(NGO) 등을 비롯한 각 지역·직능별 주요 청년단체와의 연계 사업 등이 제시되었다. 올해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유학생들, 특히 6자회담 참가국 학생들이 한반도 통일에 ‘미래의 우군’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대학생 대상 통일운동에 이들을 적극 끌어들이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북한 주민들에게 핵 개발의 진상 알리는 작업 필요

유호열 수석부의장은 ‘한반도 통일시대, 청년이 열어갑니다!’라는 제목으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유 수석부의장은 정책회의 당일 국회에서 최근의 북핵 사태에 대응해 통일정책의 방향 전환을 시사한 민주평통 의장인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모두에 올렸다.

“더 이상 북한의 도발을 지켜보거나 형식적인 제재만 해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이제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근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신뢰 프로세스를 포기하지는 않지만, 신뢰에만 얽매이지 말고 근본적 변화를 이뤄야 한다. 그 변화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를 여러분이 이 자리에서 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수석부의장은 특히 “북한이 핵 개발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을 북한 사회에 전가하는지 북한 주민들이 깨닫는다면 그들 스스로 북한 내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줄 필요성을 역설했다.

북핵 위기 극복과 통일 실천을 위한 결의문 낭독 때 손을 들어 결의를 다지고 있는 자문위원들.<사진> 북핵 위기 극복과 통일 실천을 위한 결의문 낭독 때 손을 들어 결의를 다지고 있는 자문위원들.

또한 북한이 남한 사회의 여론이나 정보에 이미 많이 노출되었고 이에 민감히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흔들리지 말고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1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일치단결해 북한 핵실험 규탄 시위에 나섰던 것을 모범 사례로 평가하기도 했다.

다음 순서로 특강을 진행한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은 풍성하고 흥미로운 시각 자료와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북한 사회의 최근 동향과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을 전해주었다.

이 소장은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의지가 사회 운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사회로,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는 그런 ‘최고지도자의 의지’가 3대째 이어져 표출된 것”이라며 김정은의 호전성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아울러 김정은은 서울에서 인천 정도의 가까운 거리도 비행기로 이동하면서 의장대를 도열시키는 과시성 통치 행보를 보이는가 하면, 탱크에 직접 올라타고 ‘남한 진격’을 훈련시키는 등 대남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고, 그러면서도 한국산 양궁을 북한 선수들에게 지급하고 그 자신은 미국 기업인 애플사가 만든 컴퓨터를 사용하는 등의 이중성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왼쪽)은 ‘균빈(均貧)의 붕괴’ 때문에 북한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요지의 특강을 했다.<사진> 이영종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장(왼쪽)은 ‘균빈(均貧)의 붕괴’ 때문에 북한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요지의 특강을 했다.

관건은 ‘경제’라는 게 그의 진단이었다. 현재 북한은 무리한 과시성 경제 건설로 파탄 지경에 이른 데다 ‘모두가 비슷하게 궁핍했던 과거’와 달리 ‘특권층만 잘사는 사회’가 되는 ‘균빈(均貧)의 붕괴’ 때문에 사회가 더욱 흔들리고 있으며, 안 그래도 주민 100명 중 한 명 꼴로 북한을 탈출할 만큼 피폐한 사회가 개성공단 폐쇄로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는 것.

이런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대 담론’보다 ‘구체적인 실천’이라고 강조한 이 소장은 “이를테면 당장 통일이 되면 북한에 보급되어 있는 200만 대의 휴대전화를 우리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통일 준비를 해야 하며, 이런 역할을 특히 우리 청년들이 앞장서서 맡아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북핵 위기 극복과 통일 실천을 위한 민주평통 청년 자문위원 결의문 낭독 시간이 있었다. 청년위원들은 결연한 자세로 ‘▲굳건한 한미동맹과 함께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 정부의 노력을 적극 지지한다 ▲국민 안보의식 함양을 위해 다양한 실천을 해나간다 ▲북한 바로 알기 운동 등을 펼치며 젊은 층의 통일 공감대를 확산한다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한다’는 결의문을 함께 읽고, 의지를 다졌다.

김상우 씨와 원지혜 씨는 노래로 단합을 강조했다.<사진> 김상우 씨와 원지혜 씨는 노래로 단합을 강조했다.

청년위원들, 북핵 규탄하는 결의문 낭독

정책회의 1일 차의 마지막 프로그램은 시·도별 분임토의. 각 지역회의 청년위원회에서 주관할 청년 통일문화 기획사업 추진계획을 논의하고 수립하는 자리였다.

정책회의 2일 차 프로그램은 참석한 청년위원들과 사무처장이 자유롭게 통일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시작해 전날 분임토의에서 다뤄진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먼저 청년사업 우수 사례로 광주 광산구협의회가 진행한 ‘희망 대한민국! 8천만 스마트폰 통일 서명운동’이 소개되었다. 이어 발표된 분임토의에서는 ‘청년’ 특유의 신선함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했다. 첨단 기술력과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갖는 아이템에 주목한 전북 부안군의 ‘드론 한마당’ 사업을 비롯해 그래픽, 여행 등 문화 코드를 겨냥한 인천지역의 ‘통일 캘리그래피(손으로 글자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콩쿠르’, 세종·충남지역의 ‘버스로 떠나는 8도 통일 홍보 퍼포먼스’ 등이 그것이었다.

그 외에도 지역 특성을 반영한 경남지역의 ‘고성 공룡엑스포와 함께하는 통일 청년 한마당’이나, 청년 세대의 틀을 뛰어넘는 경남지역의 ‘청년 대학생과 함께하는 전쟁 세대 트라우마 극복 프로젝트’, 요즘의 먹거리 유행을 결합한 광주지역의 ‘대학생과 함께하는 남북 음식, 통일 음식’ 등도 눈길을 끌었다.

연초부터 맞닥뜨린 북한의 도발로 더욱 사명감이 무거워지고, 그래서 더욱 뜨겁고 단호한 결기로 진행된 전국 청년분과위원장 정책회의는 내년에 좀 더 진일보한 청년 통일지도자의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MINI INTERVIEW

배병인 울산지역회의 청년위원장

“중국인 유학생 대상 통일운동 펼칠터”

배병인 울산지역회의 청년위원장

울산은 민주평통이 16기부터 펼친 북한이탈주민과의 ‘멘토·멘티’ 결연사업이 두드러지게 활성화된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16기에 이어 17기 청년위원장직을 연임하고 있는 배병인(43) 울산지역회의 위원장의 말이다.

“16기부터 지역 내 청년들 사이에서 통일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을 뿐 아니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청년사업을 지원해주신 정영자 부의장님 덕분에 남다른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울산지역회의는 울산대학, 한국폴리텍대학 학생들과 손잡고 꾸준한 통일 여론 형성작업을 해왔다. 재작년 10월 한국폴리텍대학에서 ‘대학생들의 통일의식과 탈북 청소년의 이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울산대학교에서 ‘울산대 통일동아리 발대식 및 대학생 통일 토론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특히 울산지역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청년정책회의는 전국 각지에서 통일사업을 하는 젊은 인력들이 모여 뜻과 생각을 나누는 좋은 기회로, 1박 2일의 짧은 일정이 아쉬울 정도입니다. 이런 정책회의가 1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청년위원들이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상시적으로 서로 연락하고 연대해 활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꾸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MINI INTERVIEW

권유경 부천시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엄마 탈북 대학생에게서 통일 배운다”

권유경 부천시협의회 청년분과위원장

부천시협의회 권유경(37) 청년분과위원장은 마을 통장으로 6년째 일하며 복지관 봉사 등 지역사회 활동을 활발히 펼치다 민주평통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17기 민주평통에서 일하게 되었으니 ‘새내기’ 통일 일꾼이다. “아직 모르는 게 많고 해낸 일도 적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청년 정책회의에서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다”고 말한다.

부천시협의회는 다른 지역 청년위원회와 마찬가지로 17기에 관내 대학의 통일동아리들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다. 부천지역에서 통일동아리가 조직된 대학은 가톨릭대학이다.

“사실 이전에는 통장으로 일하면서도 우리 이웃 중 북한이탈주민들이 있는지조차 몰랐는데, 가톨릭대 통일동아리를 통해 많은 탈북자 출신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북에서 못 이룬 면학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아이를 키우면서 대학에 다니는 여성도 만날 수 있었고요.”

지난해 11월에는 이들 동아리 멤버와 지역 청년리더 30여 명이 안보 현장 견학으로 독립기념관과 평택 해군 제2함대 천안함 현장을 둘러보며 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기도 했다. “통일에 대해 도덕적 차원에서만 생각했던 나 자신과 달리, 좀 더 절실하고 애처롭게 통일을 기원하는 탈북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이번 정책회의에서 다양하고도 풍부한 통일사업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부천시 청년위원들과 좀 더 활발한 활동을 해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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