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를 위해 경북지역 자문위원들이 구미 금오산으로 모였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5월 4일 구미 금오산호텔에서 경북지역 자문위원 연수를 실시했다. 이날 연수에는 김천, 구미, 군위, 의성, 청도, 고령, 성수, 칠곡에서 활동하는 경북지역 서부권 자문위원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상천 경북부의장은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어두웠던 한반도에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고 비유했다. 그는 개회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다양한 지지 활동을 펼친 자문위원들의 노력과 감사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경북부의장은 “남북관계의 변화를 이끄는 데 민주평통이 중심이 되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개회식에 이어 홍보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에는 민주평통 18기 출범 이후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펼쳐진 다양한 활동이 담겼다.
‘한반도 평화 정착과 민주평통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지난 4월 27일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따른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남북이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고,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다”며 “남북 대결을 폭력이 아닌 대화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냉전체제 종식과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장래,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이 시기를 기회로 삼아 한반도 평화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민주평통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정책포럼 주제는 ‘평화가 먼저다’였다. 한반도·동북아 정세와 남북관계에 관한 영상을 시청한 후 김갑식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이 준비한 ‘북한의 변화와 전망’ 강의를 들었다. 김 연구위원은 북한의 사회 변화를 설명하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민주평통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의 사회를 맡은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변화와 교류협력 재개 전망’이란 제목으로 남북 정상회담 성과를 상세하게 풀어 설명했다. 임 교수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상상을 결합할 수 있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데 남과 북이 중심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이 있기까지의 흐름도 짚어봤다. 임 교수는 “판문점 선언의 핵심은 한반도 비핵화”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수에 참여한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문위원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북한의 핵무기 보유 ▲패권 경쟁 격화 등 한반도 주변 정세 ▲국민의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 부족을 순서대로 꼽았다.
대부분의 자문위원들은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북한에 체제 보장 등 원하는 반대급부만 제공하면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동결 수준에 머무르거나 완전한 비핵화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일부 견해도 있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통일에 가장 영향을 미칠 국가로 “미국”이 압도적으로 꼽혔다. 임 교수는 이를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했다. 자문위원들은 현재 한반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가장 우선해야 할 요인으로 긴장 해소와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대화와 협력을 꼽았다. 강력한 군사력을 기반으로 한 안보 구축과 국제공조를 통한 강한 대북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이어진 청중과의 대화에서 자문위원들은 예리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북한의 세습체제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갑식 연구위원은 “북한의 체제 보장을 위해 미국과의 수교가 필요한데, 이는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권과 민주화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드 철수 가능성에 대해 “사드의 원인은 북핵이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주변국의 움직임을 묻는 질문을 받은 임을출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각 국가들은 이른바 ‘패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활발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며 “남북 간 평화 정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북한의 정치체제 전망에 대해 임 교수는 “북한식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당이 중심이 되어 당이 관리 가능한 개혁·개방이 될 것이고, 이는 중국과 베트남 모델을 모두 절충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이 밖에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의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연수는 자문위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와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