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빠르게 달리며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는 아이스하키는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박진감 넘치는 동계 스포츠다. 3월 11일 오후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2차전 체코전을 관람한 울산 북구협의회 자문위원 30여 명은 우리 대표팀이 체코 대표팀을 3-2(0-1, 1-0, 1-2, 연장 1-0)로 꺾고 2연승을 이어가자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이들은 “장애를 뛰어넘은 선수들의 열정을 본받아 자문위원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평화의 기운을 퍼뜨리는 일에 앞장서겠다”는 다짐도 했다.
이날 경기장 곳곳에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는 플래카드 여러 개가 내걸렸다. 그중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문구도 걸려 있었다. 접착식 메모지인 포스트잇(Post-it)을 모아 ‘평화 평창’ 글귀를 만든 플래카드다. 이 포스트잇에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울산 북구 주민들의 메시지가 적혀 있다.
울산 북구협의회가 포스트잇 홍보물을 선보인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0월 강릉에서 열린 18기 민주평통 전체회의에서 포스트잇으로 만든 한반도 지도를 처음 공개했다. 당시 이 포스트잇에 적힌 메시지도 울산 북구 주민들이 직접 적었다. ‘포스트잇 홍보물’을 기획한 권선숙 울산 북구협의회 간사는 포스트잇 홍보물의 효과에 대해 “포스티잇 메시지가 소소해 보여도 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3월 11일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2차전 체코전을 관람한 울산 북구협의회 자문위원들은 태극기를 손에 들고 응원전을 펼쳤다.
“울산 시민들의 한반도 평화통일 염원이 담긴 포스트잇을 모아 한반도 지도로 제작한 것이 울산 북구협의회의 존재와 역할을 알리는 동시에 울산 지역 내 통일 여론을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평창동계패럴림픽 경기를 관람하는 것인 만큼 포스트잇으로 응원 플래카드를 만들었어요. 포스트잇 홍보물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의 마음이 담겨 있어요.”
포스트잇 홍보물이 통일 공감대를 이끌어내기까지 여러 자문위원들의 노력이 있었다. 울산 북구협의회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직전까지 울산 북구에 소재한 현대자동차 정문을 비롯해 울산 북구 관내 8개 지역을 총 9회 순회하며 홍보 활동을 펼쳤다. 차량용 스티커로 제작된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평창동계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를 지역주민들에게 배포해 올림픽 분위기를 띄웠다. 이 과정에서 민주평통의 목표가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이 덕분인지 요즘 민주평통 로고와 마크가 새겨진 파란 패딩 조끼를 입고 거리에 나서는 자문위원들에게 지역주민들이 “한반도 평화통일”이라 외치며 호응을 보낸다고 한다.
울산 북구협의회는 울산지역 통일운동의 본거지로도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3월 11일 오전에는 동해해양경찰서 수련원에서 ‘2018 평화·평창 통일 공감 토론회’를 개최하고 자문위원들이 자유토론으로 ‘통일의 그날’을 향해가는 길목에서 평화통일 여론을 주도했다.
이동권 울산 북구협의회 회장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오늘날의 통일운동은 민족 차원의 관념으로 통일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것으로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감성, 사람을 키워드로 하는 메시지로 통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울산 북구협의회는 지역의 통일운동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울산 북구지역의 평화통일 여론 전략도 세웠다.
2월 10일 개최된 탈북 청소년의 남한 사회 정착을 도모하는 멘토·멘티 결연식.
“통일운동에도 지방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고 있잖아요. 울산 시내에서 탈북민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울산 북구에서 평화통일의 열망이 불타오르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에요. 울산 북구협의회가 울산지역 평화통일 여론을 주도할 날이 머지않았어요.”
탈북 청소년은 통일시대 주역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약 180명. 울산 시내에서 탈북민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들은 대체로 남한에 대해 호의적이지만 남한 사회와의 교류가 부족해 종종 어려움에 빠진다. 울산 북구협의회가 탈북민 사랑 나누기, 탈북 청소년 멘토링 사업, 탈북민 지원사업 등 특색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다.
특히 멘토인 자문위원과 멘티인 탈북 청소년이 연결돼 학업·진로 상담을 비롯해 각종 문화체험 활동을 진행하는 ‘탈북 청소년 멘토링’ 사업이 활발하다. 지난 2월 11일에는 울산 북구에 거주하는 탈북 청소년 9명과 그의 가족이 함께하는 ‘멘토링 결연식’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