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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구 종교복지분과위원장

“통일은 북한 주민 마음 사는 것
의료 지원은 이를 위한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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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구 민주평통 종교복지분과위원장은 대학 시절부터 보건·의료 분야에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 영역도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북한 주민 등으로 대상과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사단법인 건강사회운동본부를 설립해 다문화가족 지원 등도 열성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 위원장에게 향후 활동 계획을 들어본다.

지난해 3월 개성공단을 방문한 이수구 종교복지위원장(사진)은 공단 내의 남북한 의료진료소 실태를 둘러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남측 근로자가 815명, 북측 근로자는 5만3000명이 일하는데 진료소 크기와 시설은 정반대더군요. 특히 북한 근로자는 10년 사이에 무려 15배 늘었는데 시설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은 국내 병원 위탁시설로 3층 건물에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북쪽은 컨테이너에 겨우 구색만 갖추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지요.”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로 재임 중이던 이 위원장은 서울로 돌아온 직후 곧바로 실무진에게 지원사업 검토를 지시했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와도 협의에 들어갔다. 결국 이 위원장이 기본계획을 수립한 개성공단 의료 지원사업은 ‘북한 근로자 건강검진센터’와 ‘치과진료소’ 설립으로 이어져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치과의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금강산 온정리에서 북한 주민을 직접 치료한 경험을 갖고 있다. 2003년부터 서울치과협회장, 대한치과협회장, 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를 차례로 역임하면서 늘 북한 동포들과 북한이탈주민 등을 위한 의료사업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동안 3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2005년에는 남북치과교류협회에 참여해 평양의 조선적십자병원에 구강수술장을 만들어주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북한은 별도의 치과대학이 없어요. 일반 의과대학 구강학과에서 치과의사를 배출하는데 우리에 비해 치기공 기술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북한 주민들의 치과 진료 현실은 말 그대로 ‘황무지’와 다름없습니다.”

이 위원장은 북한 방문 경험과 각종 자료를 축적해 현재는 국내의 손꼽히는 북한 의료 전문가로 통한다.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 설립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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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수구 위원장은 지난 9월 14일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타고난 ‘봉사 DNA’가 빛을 발한 것 중의 하나가 국내 최초의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 설립이다. 이 위원장은 서울치과협회장으로 인연을 맺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설득해 서울 성동구 홍익동의 구 경찰병원을 개조해 2005년 서울장애인치과병원을 설립했다.

“장애인의 경우 자가 구강위생 관리가 어렵고, 치과로의 이동 및 치과 진료 협조가 힘들기 때문에 제때에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해 질환이 진행·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중증장애인의 경우 일반 치과의원에서는 진료가 힘들고 치과 진료 시 전신 마취가 필요한 경우도 있죠. 하지만 중증장애인 전문 치과 진료를 수행하는 국내 치과병원이 거의 없었습니다.”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은 서울을 시작으로 제주, 전북 등으로 확산돼 현재는 전국에 9개가 설립돼 있다.

이 위원장은 이 외에도 열린치과의사회를 조직해 북한이탈주민 지원시설인 하나원에서 진료 활동을 펼치는 것을 비롯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에도 진료소를 개설했다. 추진력이 넘치는 그가 민주평통 종교복지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이 유관단체와의 협력이다. 친정 격인 치과협회를 비롯해 의사협회, 간호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과 업무협약을 이미 맺었고 앞으로 종교 및 복지단체로 활동 영역을 넓혀갈 예정이다.

“사실 통일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사야만 가능합니다. 북한에 급변사태가 나도 북한 주민들이 남한과의 통합을 반대한다면 통일이 그리 쉽지 않지요. 독일 통일도 결국 동독 주민들이 원해서 가능했잖아요. 그런 점에서 의료진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유관단체와의 연대를 위해서는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필수적이란 판단이다. 이를 위해 통일 관련 서적과 통계를 분석해 프레젠테이션(PT) 자료도 만들었다. PT 자료는 통일한국의 미래상, 일반 국민 여론조사, 통일비용과 통일편익 개념, 통일편익 측정 방법과 결과까지 전문가 수준의 형식과 내용을 갖추고 있다.

“먼저 자료를 보여주면서 한 5분 브리핑을 합니다. 이를 통해 통일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본론에 들어가면 훨씬 부드럽게 얘기가 흘러가지요.”

이 위원장은 우선 유관단체와 강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북한 민간단체와의 활발한 교류를 추진할 방침이다.

“정치적, 군사적인 분야는 당연히 정부가 통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에 군사적으로 이롭지 않은 인도주의적 지원은 허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행히 박근혜정부는 북한의 의료복지를 개선하고 지원하는 활동에 적극적입니다. 현재 북한 치과 진료 장비 중 70% 이상은 녹슬고 못 쓰는 것인데, 앞으로 인도주의적 교류가 활성화되고 북한 지원사업으로 연결되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이 위원장은 “사람과 사람, 남과 북을 연결하는 데 스킨십만큼 좋은 게 어디 있느냐”며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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