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협의회
“통일 사과나무 심으러 가자우!”
북한이탈주민 수가 비교적 많은 경남 양산시. 그래서 양산시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을 배려한 사업을 많이 벌인다.
이들과 자문위원이 함께 특산품인 사과나무를 심고 가꾸며 삶을 이야기하는
‘통일 사과나무 심기’ 행사 역시 그중 하나다.
“사과 심으러 가자우! 사랑의 통일 사과나무~. 북한이탈주민들은 한 그루씩 통일 사과나무를 심을 때마다 저 먼 북한 땅 고향 밭으로 가는 것처럼 즐겁습니다.”
민주평통 양산시협의회의 자랑거리는 ‘통일 사과나무 심기’다. 양산시협의회가 북한이탈주민과 자문위원들이 좀 더 친근하고 끈끈한 관계를 맺기 위해 생각해낸 행사다.
양산시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 13명과 자문위원 26명이 자매결연을 맺어 평소에도 가족과 같은 진한 정을 쌓아왔다. 하지만 생업 때문에 바쁜 북한이탈주민들이 자문위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은 힘들었다. 그래서 전재근 협의회장과 간사, 여성위원장이 아이디어를 짜냈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특산물인 원동배내골 사과나무를 선리마을 사과작목반으로부터 분양받아 함께 사랑의 희망농장을 꾸미자는 것이었다. 2014년 시작된 이 사업은 성공리에 진행되어 올해로 3년 차를 맞는다. 반응이 좋아 2016년에는 벌써 30명의 신청자가 몰린 상황이다.
“북한이탈주민들과 사과나무를 가꾸어가면서 함께 삶을 애기하고 끈끈한 정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남한에 온 뒤 겪은 고충을 피부로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고요. 민주평통 책무 중에서도 이렇게 북한이탈주민들을 아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전재근 협의회장)
양산시는 인구에 비해 북한이탈주민 수가 많다. 현재 150여 명이 양산에 거주한다. 양산 어곡동에 공장이 많아 북한이탈주민들이 다수 배정된 데다가 북한이탈주민 스스로가 선택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지역보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한 사업도 많다. 8년째 지속해온 북한이탈주민 송년회 밤 등의 행사가 그것이다. “민주평통에서 많은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해왔지만 특히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게 최은정 행정실장의 말이다.
“하루 24시간 이야기를 나눠도 부족할 만큼 가슴 아픈 사연을 너무나 많이 들었거든요. 폐회 전 북한이탈주민들과 자문위원들이 함께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를 때는 북한이탈주민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행사가 끝나면 늘 울음바다가 되곤 하죠. 정말 감동적이고 뭉클한 장면입니다.”
양산시협의회는 매년 가을에 청소년들과 시민들을 위한 평화통일 학생 그림대회와 평화통일 염원 걷기대회를 열고 있다. 학생 그림대회는 경남에선 유일하게 9년째 계속하고 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행사를 실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물으면 10명 중 4명은 “관심이 없다”고 답하거나 “글쎄”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 역시 통일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 그래서 학생과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벌여온 것이다.
이 밖에도 양산시협의회는 2016년 분기별로 4회에 걸쳐 지역 통일의견 수렴 정기회의를 개최했다. 통일시대 시민교실 등을 여는 한편 통일 염원 망향제 행사와 고향의 날 행사, 통일안보 체험 연수, 청소년과 함께하는 통일 강연회, 평양민족예술공연단 공연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9년째 평화통일 학생 그림대회 행사 열어
다양한 양산시협의회 사업이 긴 호흡으로 진행돼올 수 있었던 데는 전재근 협의회장의 힘이 크다. 양산에서 솔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전 협의회장은 2012년부터 현재 17기까지 3기째 협의회장 직을 연임 중이다.
전 협의회장이 통일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아버지 고향이 황해도 연백이라는 사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고향을 그리워하시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랐기 때문이다. 그의 각오 또한 남다르다.
“지금 한반도는 북한의 거듭되는 위협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지만, 남북한이 모든 현안을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모두를 위한 최선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평화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강한 힘과 용기 있는 결단으로 지켜진다고 생각하는 만큼 양산시협의회도 통일을 이루기 위한 준비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