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vol 112 | 2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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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열 민주평통 신임 수석부의장

“SNS로 릴레이 통일운동 확산하고
현장에서 실질적 통일 준비 나설 것”

유호열 민주평통 신임 수석부의장

지난 1월 6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분과위원장으로 오래 활동해온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가 제16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취임했다. 북한 전문가인 그는 어떤 생각으로 민주평통을 이끌 것인가. 취임 인터뷰를 가졌다.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되는 날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북한이 특별하게 수석부의장의 취임을 축하한 것 같습니다.

“지난해가 광복과 분단 70주년이었는데, 70년이면 3세대에 걸친 긴 기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통일 대박을 거론해 통일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높였습니다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은 통일 문제 전문가와 지역사회의 통일 활동가,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인사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평범한 조직이 아닙니다. 통일을 준비하고 실현하는 데 이분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전에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제가 임명되는 날 북한 핵실험으로 연초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올해 북한에서는 7차 당 대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통일과 안보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되어 부담감과 함께 긴장하고 있습니다.(웃음)”


민주평통에서 6년간 분과위원장을 맡아 직간접적인 참여를 해왔는데요. 수석부의장으로서 업무보고를 받고 향후 활동에 관해 여러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분과위원장으로 참여할 때는 정책 건의 활동을 중심으로 해왔습니다. 그런데 민주평통은 자문건의 활동과 더불어 지역협의회를 중심으로 풀뿌리 통일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활동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봅니다. 분과위원회에서 만들어진 정책이 자문위원의 활동 방향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자문위원들이 펼치는 활동 체험이 정책에 반영돼 더 큰 효과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톡 활용 통일 분위기 조성

또 한 가지 민주평통은 통일 여론을 조성하면서 통일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임무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문위원들의 ‘활력’을 적극 활용해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이 통일·대북정책을 정확하고 올바르게 알리는 활동입니다. 최근 크게 확산되고 있는 SNS(누리소통망)를 통한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우리의 정책을 단체 카카오톡방(단톡방)에 띄워 자문위원들에게 알리고, 이를 자문위원들이 각자의 개인 카카오톡 대화방(카톡방)에 올려서 주변으로 확산해나가는 것이죠. 인증샷과 카톡방에 올라온 것들을 단톡방에 올려 각자 활동을 소개하면서 자기만의 통일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른 자문위원들을 자극해 릴레이 운동을 펼치게 됩니다. 새로운 방식의 통일운동인데, 그렇게 하면서 통일 여론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활동이 해외에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자문위원들이 현지 주류사회에 한반도 통일에 관해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활동을 합니다. 교민사회에 통일정책을 이야기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는 SNS를 통해 통일 공감의 허브를 만들어가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유호열 민주평통 신임 수석부의장은 1월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추모했다.<사진> 유호열 민주평통 신임 수석부의장은 1월 13일 오후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후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추모했다.

대북 제재 효과 있어. 중국 참여할 것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엊그제는 민주평통이 광화문에서 북핵 반대 1인 피켓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젊은 자문위원이 아이디어를 제공해 행동과 실천에 들어간 것입니다. 저도 광화문 사거리에서 자문위원의 한 사람으로 참여했습니다만, 매우 호응이 높아 전국적으로 진행됐습니다. 도포에 갓을 쓰고 1인 시위에 참여한 자문위원도 있었습니다. 눈길을 끄는 피켓 릴레이가 동시다발로 전국화된 것이지요. 혼자 하면 어색하고 자신이 없는데, 전국에서 자문위원들이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신바람이 납니다. 통일운동에 자문위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공감하고, 동행하는 활동을 벌여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어 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운동이 우리의 통일을 준비해가는 발판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정은 제1비서가 2016년 신년사에서는 핵 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예고 없이 4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저의가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독재 체제 국가에서는 지도자의 성격이 중요합니다. 그의 성향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되기 때문이죠. 그런 만큼 매우 위험합니다. 치열한 권력투쟁을 통해 정권을 거머쥔 독재자는 경쟁자를 의식하지만 세습으로 권력을 승계받은 독재자는 좀 다릅니다. 김정은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닦아놓은 체제 위에 권력을 잡았기에, 자기가 결정하면 뭐든지 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아도취에 빠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참매-1호 전용기를 타는 것으로 봐서 아버지가 갖고 있던 폐쇄공포증이나 고소공포증 같은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대해 아는 것은 적고, 장성택을 처형하고, 측근을 자주 내치는 것으로 봐서는 참모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비정상적인 독재자라고 할 수 있죠. 그의 행동 특성을 예측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히틀러에 대한 연구부터 해야 한다고 봅니다.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변화를 주목해야 합니다. 중국 일변도의 무역체제를 만들고 장마당이 활성화된 것이 북한 체제의 특징인데, 그러한 흐름을 활용해 북한에 충격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김정은을 상대로 정상회담을 기대하기보다는, 북한 체제를 새로운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정권 엘리트나 일반 주민의 인식을 바꿔나가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당국과의 대화나 교류협력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교류협력으로 북한을 바꾸겠다는 생각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합니다. 우리의 희망대로 북한이 변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되면 실망하게 됩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 대북 제재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요.

“제재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제재 자체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풍선효과’처럼 제재하지 않은 다른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북 제재로 정상적인 통로가 차단되면 대안으로 북한은 비정상적인 루트를 찾습니다. 이는 살기 위한 몸부림인데 여기에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북한 경제가 어려워진 후 장마당이 많이 생겨났는데, 이것은 그들이 원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당의 통제를 벗어난 거래 공간이 만들어진 것인데, 우리는 이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만든 것이 대북 제재의 영향이라고 봅니다.
대북 제재는 명분도 있고 효과도 있습니다. 제재 효과가 없으면 더욱더 제재의 강도를 높여야 합니다. 중국의 참여가 관건인데, 명분 때문에라도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서방국가와 같은 방식이 아니라 중국식으로 해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핵을 갖고 있으면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중국이 그것을 해주면 됩니다. 여기에 우리의 외교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문위원의 통일준비 활동을 강조하는 유호열 수석부의장<사진> 자문위원의 통일준비 활동을 강조하는 유호열 수석부의장

민주평통·통준위·통일부 3각 협력 강화

통일준비위원회에서도 활동해왔는데요. 민주평통의 존재감을 높이면서 어떻게 통준위와 차별성 있는 활동을 해나갈 것인지요.

“통일준비위원회는 대통령을 모시고 전체회의도 하지만, 전문가 그룹이 분과별로 모여서 정책을 만들어 건의를 합니다. 남북한 교류협력, 인도적 지원 방안,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 등 분야별 통일 준비 아이디어를 만들어 검토하고 심의하는 심의기구입니다. 이를 집행하는 것이 통일부고요. 민주평통은 대통령에게 통일정책에 대한 자문도 하지만 풀뿌리 통일운동을 하는 조직입니다. 통일 여론을 만들고 현장에서 활동하며 통일운동을 하는 전 세계적인 조직입니다. 통준위와 통일부, 민주평통이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앞으로 그렇게 해나갈 것입니다.”


새로 구성된 자문위원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해 7월 제17기 자문위원이 구성되었습니다. 자문위원들께서는 각자가 통일 활동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주장이나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통일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 힘을 모아가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와 더불어 민주평통의 의장이신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통일을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하나입니다. 바로 ‘통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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