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이 2018년 12월 11일 개최한 2018년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는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국내외 부의장과 분과위원장, 운영·상임위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개회 연설을 통해 “올해 민주평통은 기적 같은 한반도 정세변화 속에서 제대로 맡은 역할을 해냈고, 의장인 대통령께서도 우리의 역할에 격려를 보냈다”고 설명하면서 “대통령께서는 민주평통이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어 국민이 모두 남북관계 협력과 평화·번영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통로’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앞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정비하고,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통일운동의 플랫폼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덕룡 수석부의장.
또한 “우리가 비핵화를 이뤄내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뤄내면 이것은 남북문제가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외교·안보질서를 바꾸고 세계 평화를 이루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지금이야말로 핵 없는 세계로 향하는 커다란 발걸음을 내디딜 기회다. 우리 스스로 세계 역사를 바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실을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한 해동안 만들어놓은 현 정세가 후퇴하지 않게끔 돌이킬 수 없는 정세로 만드는 것이 새해 우리 민주평통의 책무”라며 운영·상임위원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황인성 사무처장.
황인성 사무처장은 “김정은 위원장 답방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적실성 있는 정책 건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운영위원과 상임위원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적극적이고 적시성 있는 정책적 조언을 아끼지 말아달라”며 인사를 전했다.
민주평통은 2017년 12월 142차 운영위원회를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여건 조성을 위해 올림픽 기간 한미 군사훈련 잠정 연기를 포함한 특별 정책 건의 추진’을 결의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기반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평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 또한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145차 운영위원회에서는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적극적인 연대, 남북 교류협력 추진, 남남갈등 해소를 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결의를 하기도 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 역할 할 터”
이날 회의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남북관계 현황과 향후 추진계획’에 대한 정부 측 보고도 있었다. 조 장관은 “국내외 자문위원들 덕분에 대북정책을 여기까지 끌고 올 수 있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남북관계는 지난 11개월 동안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남북간 활발한 왕래, 이산가족 상봉 재개, 북·미 미사일 도발 중지 등 큰 변화가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시작한 남북의 만남은 철도 공동 조사를 함께하는 단계까지 와 있다”고 회상했다.
남북관계 현황을 보고하는 조명균 장관.
이어 조 장관은 “북한이 철도 연결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된다면 북한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이산가족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정례화하는 것은 물론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등에 대해 협의 중이며, 이를 통해 해외에 있는 동포들도 이산가족 상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부는 남북한 군사 분야의 긴장 완화와 우발적 충돌 금지를 위한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땅, 하늘, 바다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조약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무장 군인이 빠지고 남북한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문제를 협의하는 중이며, 비무장지대의 중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의 초소를 없애기로 합의해 이를 진행 중이고, 한강 하구도 정밀 조사를 통해 민간 선박들이 다닐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에 대해 안보를 우려하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많은 분들이 남북의 군사조치에 대해 우리 안보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데, 우리 군 당국이 면밀하게 따지고 있으며, 유엔과 협의를 거쳐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비무장지대에 있는 전방 감시초소(GP)를 철수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비무장지대 바로 앞에 첨단장비로 무장된 200여 개의 일반전초(GOP)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방 비무장지대의 경계는 전혀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더불어 “우리는 북핵 문제가 해결된 이후를 대비해 지금부터 경제협력을 준비해야 한다. 이 때문에 ‘평화가 곧 경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이 필요하고, 국민들과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통일정책 추진에 관한 정책 건의
이어 김점준 통일정책자문국장의 ‘운영·상임위원회 운영 방향’ 업무보고가 이뤄졌다. 김 국장은 “한반도의 대전환기에 있어서 우리 운영위와 상임위가 기존과 똑같이 움직이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특히 위원의 참여 수준과 질, 논의 구조를 바꾸기 위한 운영 방향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에 운영·상임위원회는 운영 개선을 통해 판문점 선언의 지속적인 이행과 한반도 평화 공감대 확산을 위한 역할을 증대하고, 중앙과 지역의 활동을 통합·조정하며 실질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방향을 설정했다. 이와 함께 지역 현장의 여론 수렴을 강화하고 부문별 소통과 공감 확산 노력을 통해 현장형 정책 건의를 구현하기로 했다.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기원하는 결의문을 낭독하는 운영·상임위원들.
이날 회의에서는 2018년 11월 분과위원회와 상임위원들의 사전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된 ‘대북·통일정책 추진에 관한 정책 건의안’도 제안됐다. 고유환 기획조정분과위원장이 발표한 정책 건의에서는 먼저 2018년 비핵·평화를 위한 성과와 과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평양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진전 속도에 대한 공감도(2018년 11월, 국민 통일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5.3%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하에서 현재와 같은 남북관계 발전 속도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북·미 간 이견으로 비핵화 협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과 국내외 지지·합의 기반 확대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혔다.
새로운 남북관계 정착 위한 방안 마련
아울러 ‘한반도 대전환기에 새로운 남북관계 정착을 위한 7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김정은 위원장 서울 답방과 한반도 평화 국면 지속 ▲남북 간 군사분야 합의 이행을 가속화해 비핵화 촉진 견인 ▲대북제재 완화 이후 새로운 남북관계 비전과 로드맵 수립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교환 촉진을 위한 창의적 중재안 제시 ▲남북 합의 이행을 위한 국제 협력체계의 구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초당적 협력 지속적으로 견인 ▲한반도 평화에 대한 소통과 공감 확산 노력 등이다.
2018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한 운영·상임위원들.
끝으로 2018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기원하는 결의문을 낭독하는 시간도 가졌다. 결의문에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지도록 북한의 과감한 결단을 촉구한다’,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기 위해 미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 ‘민주평통은 서울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국민 단합과 국론 결집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