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대화

활동 사진 민주평통과 서울시가 주관하고 통일부가 후원한 ‘2018 서울 평화통일 원탁회의’가 2018년 12월 4일 세종대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사회적 공감대·소통 필요”
평화통일 문 연 700인 원탁회의

2018년 12월 4일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21개 시민·사회단체, 일반 시민, 대학생 등 700여 명과 이세웅 민주평통 서울부의장,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박원순 서울시장,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 서울지역회의 자문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8 서울 평화통일 원탁회의’가 개최됐다.

민주평통과 서울시가 공동 주관한 이번 행사는 ‘평화를 품다, 마음을 잇다, 통일을 열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 서울시 남북 교류협력 사업 등을 주제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7월 17일 개최된 광주지역회의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황인성 사무처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왼쪽부터 차례대로)이 토론이 끝난 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적은 종이비행기를 손에 쥔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세웅 민주평통 서울 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평화와 화합의 시대로 나가는 대전환기에 우리 사회가 평화와 통일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소통하고 공론을 형성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민주평통은 시민·사회단체와의 개방적 연대와 협력을 통해 평화·통일에 대한 대화와 공론 형성을 위한 노력들을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70년이 넘는 분단을 해소하고 민족사를 새롭게 여는 역사적 발걸음의 시작에 폭넓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국민적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당부했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정부도 시민들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정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대 성과는 3차례 남북 정상회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진행됐던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결과에 따르면 참석자들 중 상당수가 ‘통일이 필요하다(96.2%)’,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되고 잘살게 될 것(92.1%)’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남남갈등의 수준은 ‘높다(89.5%)’고 생각했고,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에 ‘사회적 공론화 및 국민 소통의 강화(63.2%)’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남북 교류협력 사업으로 서울·평양 간 문화·체육·학술 분야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한다(91.3%)’고 밝혔으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94.7%)’는 의견도 높게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서는 9·19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 교류협력에 대한 시민들의 인터뷰 영상도 공개됐다. 임미진(대학생) 씨는 “김정은 위원장의 손 하트가 기억에 남았고, 개성공단 사업 재개 소식을 들으니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밝혔고, 윤영일(회사원) 씨는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가 이행돼 남북 간에 신뢰가 구축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배민석(대학생) 씨는 “남북 교류협력 사업의 장점을 잘 살려서 시너지 효과를 거둬 생산성 증진과 평화를 둘 다 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김은희(프리랜서) 씨는 “스포츠 교류사업 등 남북관계가 활성화될 수 있는 사업이 추진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원탁 토론회에 참석한 700여 명의 시민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이날 토론은 세 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의한 후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 방식은 ‘신호등 토론’으로 모든 참가자는 각자 파랑, 빨강, 노랑, 초록 4가지 카드 색깔에 맞는 의견을 표현하고 발표했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7월 17일 개최된 광주지역회의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날 원탁회의는 총 세 가지의 주제를 놓고 신호등 토론, 휴대전화 투표, 의사발언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공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참석자들에게 즉석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한다면 어떤 이벤트를 서울시민과 함께할 수 있겠느냐’는 설문조사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김정은 위원장과 서울 시민과의 대화(1위 46.8%)’를 가장 많이 꼽았고, 그다음으로는 태극기·한반도기·플래카드 달기(45.1%), 걷기·공연 등 광화문광장 민족화합 축제(41.3%) 등을 꼽았다.

이어 이날 원탁회의 핵심인 주제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제1주제 토론은 평양 공동선언의 성과에 대한 것으로 ‘9·19 평양 공동선언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였다.

▲파란색 카드는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전쟁 위험 제거,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 ▲빨간색 카드는 남북 교류협력(철도, 도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증대 및 다방면의 교류협력 활성화(평양예술단공연, 3·1운동 100주년 공동기념 등), 이산가족 문제 해결 ▲노란색 카드는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 노력 ▲초록색 카드는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등으로 토론자들은 자신의 생각과 가까운 카드를 들고 각자의 의견을 표현했다.

파란색 카드를 선택한 한 시민단체 소속 정모 씨는 “군사적 긴장 완화를 가장 크게 평가하고 싶다”며 “여기에 기초해서 정책이 실현돼야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빨간색 카드를 선택한 서울 서초구에 사는 최석근 씨는 “통일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공감대다. 과감하게 문을 열고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노란색 카드를 선택한 서울 용산구에 사는 장영철 씨는 “비핵화가 최우선되지 않으면 제재를 풀 방법이 없다.

북한이 비핵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핵심”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초록색 카드를 선택한 서울 영등포에 사는 이윤진 씨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까지 이뤄진다면 기대 이상의 합의와 실천적 조치를 통해 또 한 번 큰 변화가 이뤄질 것 같다”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원탁회의 토론 이후 실시된 제1주제에 대한 설문조사에는 총 597명의 참여했고, 다섯 가지의 대표적인 응답이 나왔다. 평양 공동선언의 성과로 참석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71.3%)이었고, 그다음으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구축 노력(68.8%),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추진(57.4%),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 필요(42.8%),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 해결(39.3%) 순으로 나타났다.

2032 하계올림픽 평화·통일의 종착점 될 것

제2주제 토론의 주제는 서울·평양 간 교류협력 분야 추진과제로 ‘남북 경제·문화 분야 및 도시 간 협력의 의미가 무엇일까’와 ‘서울·평양 간 교류협력 사업 중 가장 중요한 분야는 무엇인지’에 대한 세부 내용으로 진행됐다.

서울 송파구 김진돈 협의회장은 “저희 테이블에서는 만장일치로 ‘문화, 관광, 체육, 학술 등의 교류협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고, 서울 관악구에 사는 신진호 씨는 “북한의 자원과 한국의 기술로 동북아 시대를 열어가자는 데 앞서 비핵화가 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이경헌 씨는 “역사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사진전 등으로 역사·학술 교류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민족통일여성협의회 수석 부총재 박애경 씨는 “남북경제 교류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통일기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관련 창구를 개설해달라”고 제안했다.

제2주제인 서울·평양 간 교류협력 사업 중 최우선으로 추진돼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역시 참석자들의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총 543명이 참여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1위 55.4%)’가 첫 번째로 꼽혔고, 그다음으로 서울·평양 기업 간 교류확대(49.9%), 전염병 예방 보건의료 지원(48.1%), 서울·평양 역사·학술 교류(44.4%), 서울·평양 교향악단 합동공연 및 예술단 상호 방문 공연(30.7%) 순으로 나타났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7월 17일 개최된 광주지역회의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대학생 이다인 씨는 “젊은 세대는 통일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데다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회의를 통해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이뤄진 제3주제 토론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서울 시민의 생활 속 실천 과제였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오성권 씨는 “통일에 대한 세대갈등에 대해 교육으로 인식을 개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건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재학 중인 이다인 씨는 “젊은 세대는 통일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고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 문제를 시민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힌 임남희 씨는 “북한을 이웃나라라고 생각하고 자유롭게 교류하고 외교하면 어떨까 싶다. 전쟁 없이 이웃이 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고, 서울 송파구협의회 정미선 자문위원은 “탈북민들과 토론을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북한의 실상도 많이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런 토론의 장이 많이 확대된다면 평화통일의 기반이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했던 탈북민 이영실 씨는 “2010년에 탈북했는데 머지않아 고향 백두산에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있을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통일은 다름 인정하는 공통분모 찾는 과정”

제3주제 생활 속 실천 과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참가자들은 실천 과제로 ‘북한과의 민간·문화 교류 확대를 위한 노력과 준비(60.7%)’를 첫 번째로 꼽았고, 남남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59.2%), 청소년 통일문화 함양 프로그램 개발(44.5%), 북한과 통일 관련 정보의 투명성 확보(40.6%), 북한 바로 알기 등 매뉴얼 북 제작 배포(35.6%) 등을 그다음 과제로 꼽았다.

설문조사를 통해 수렴된 결과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과 함께하는 ‘약속의 시간’이 진행됐다. 박원순 시장은 실천 과제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가 나온 것에 대해 “역시 서울 시민답게 훌륭한 답변이 나왔다. 시민의 생각은 무조건 실천해야 한다”며 “마침 오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났는 데, 굉장히 우호적인 말을 전해 들었다. 열심히 준비하면 하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출발점이고 2032년 하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종착점”이라고 밝혔다.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서울 시민들의 역량에 크게 감동받았다. 우리가 평화통일로 나가기 위해서는 민족 전체의 공감과 합의에 기초해서 나갈 때 가능하다”며 “우리의 생각이 서로 차이는 있지만 공통점을 하나하나 찾아가면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은 “서로 틀림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공통분모를 찾는 과정이 작은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의 피날레는 모든 참석자가 ‘희망의 한마디’를 적어넣은 종이비행기 날리기 행사였다. 형형색색 꿈을 품은 희망의 종이비행기는 각각의 소망을 실은 채 공중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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