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N

한인풀뿌리대회에 참가한 한인들. 지난 4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 앞에서 북한 주민들이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를 관람한 뒤 귀가하고 있다. 북한 여성들이 입은 화려하고 밝은 색상의 옷과 메이크업, 헤어스타일이 눈에 띈다.

북한의 패션

짧은 치마, 몸매바지, 하이힐
부유함·개성…다양한 욕구 표출

최근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인기리에 종영됐다. 김비서 역을 맡은 배우 박민영은 매회 우아한 오피스룩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가 끝난 후 극중 김비서가 입었던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구매하려는 여성이 많았다고 한다. 드라마에 나온 여배우의 옷차림을 따라 하려는 우리의 모습처럼, 지금 북한 주민들도 유행하는 옷을 입고 싶어 하거나 아름답게 꾸미려는 사회 분위기를 보인다.

과거 북한의 이미지는 회색 톤 일색이었지만 최근 북한 주민들의 패션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느껴진다. 특히 여성들의 옷차림이 변했다. 북한 주민들의 옷차림에 담긴 북한 사회의 변화와 그들의 패션 문화를 살펴보자.

미국 뉴욕주 연방 14지구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사회주의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10선의 조 크롤리 하원의원을 이겼다. 사진은 오카시오 코르테스(맨 오른쪽)가 5월 6일 뉴욕에서 벵골 공동체의 봉사활동에 함께한 모습.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패션이 북한 주민들의 패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왼쪽).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는 스커트, 하이힐 등 화려하고 세련된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북한 주민들의 옷차림은 화려하고 밝은 색상이었다. 더불어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등이 더욱 세련된 모습 이었다. 특히 공연을 관람한 북한 여성들은 다양한 색상의 화려하고 밝은 투피스 차림에 하이힐을 신었다. 북한 퍼스트레이디인 리설주 스타일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짧은 치마, 여성스러운 디자인, 밝은 색상 등 북한의 변화된 패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북한 당국이 권장하는 의복은 주로 남성은 인민복, 여성은 조선의 옷인 치마저고리나 연한 단색의 투피스 옷차림으로, 대체로 획일적인 모습이었다. 북한 주민의 옷차림도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된 모습이 나타난다. 김일성 집권 시기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동하는 데 편리한 실용적 옷차림을 강조한 반면, 김정일 집권 시기는 대외적인 교류가 확대되면서 외부의 시선을 고려한 현대적인 미감과 다양한 옷차림을 강조한 정책을 내세웠다. 특히 민족성을 강조한 우리식 옷차림과 조선옷 장려정책은 북한 주민들의 옷차림 을 규제하고 단속함으로써 체제 안정을 도모하고 공고화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북한 사진을 보면 화려한 무늬와 다양한 컬러의 의상을 입은 북한 주민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색상의 다양화가 눈에 띈다. 강렬한 빨강이나 꽃무늬가 들어간 화려한 패턴의 옷차림이 눈길을 끈다. 하이힐은 북한 여성들에게 유행처럼 번져 이젠 패션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또한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이 유행한다.

남한의 스키니진(피부에 딱 붙는 밀착감을 가진 청바지란 의미) 스타일이 북한에서는 ‘몸매바지’로 불리며 인기를 끈다. 남성들도 폭이 좁은 직선바지를 선호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리설주의 패션을 동경하고 따라 하고 싶어 하는 북한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패션의 아이콘으로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휴대전화 확산, 예술인의 파격 패션도 영향

휴대전화의 확산은 북한 주민들 간의 패션 유행 심리를 높이는 효과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휴대전화는 정보 공유와 소통으로 패션의 공급과 수요의 연결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북한 패션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으로 예술인도 한몫한다. 모란봉악단의 파격적인 패션이 주민들의 패션 욕구를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고려항공의 새로운 유니폼 역시 김정은 시대에 대외 이미지를 고려한 의복의 변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유행과 수요에 맞춰 중국산 등 수입 제품들이 시장으로 유입돼 북한 주민들의 패션 다양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합성섬유보다 천연섬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소재와 제조, 유통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패션의 유행과 다양화는 패션에 대한 욕구와 수요를 발생시키며 신흥 부유층과 중간 계층의 구매 증가로 이어져 패션 문화를 확산시켰다.

이처럼 시장의 활성화와 휴대전화 확산을 통한 정보 공유가 패션의 다양화를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에 영향을 미치면서 유행 심리가 더해져 의복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공급을 활성화해 의복 변화를 더욱 가속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패션이 다양해지고 있고, 그러한 다양성이 김정은 시대 들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북한 당국도 이를 점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북한의 의복 정책도 통제와 단속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남과 다르게 보이고 싶어 하는 욕구를 사상적 변질로 간주하던 사회 분위기가 이제는 부유함과 개성의 표현으로 인정받아 더욱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다. 패션은 사회, 경제, 정치적으로 변화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반영한다. 북한의 패션 변화는 가치관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신 둘 숙 신 둘 숙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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