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현장

제18기 민주평통 출범을 알리는 부의장 · 협의회장 합동 워크숍이 8월 28일 열렸다.

부의장·협의회장 합동 워크숍 제18기 부의장·협의회장 252명
통일운동 전도사 약속

8월 28일 열린 ‘부의장·협의회장 합동 워크숍’은 제18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출범을 알리는 첫 공식 행사였다. 이날 제18기 민주평통 부의장·협의회장에 임명된 252명은 국내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풀뿌리 통일운동 지도자로 활동하게 된다.

‘함께 걷는 평화의 길, 함께 여는 통일의 문’. 8월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 중앙. 이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을 배경으로 제18기 민주평통 국내외 시·도 부의장 24명과 전국 시·군·구 지역협의회장 228명이 길게 줄을 섰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제18기 민주평통 부의장·협의회장 252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임명장을 건넸다. 제18기 민주평통 부의장·협의회장 임기는 9월 1일부터 2년간이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이들에게 “민주평통 부의장·협의회장들은 민주평통 활동의 근간이자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 여러분들은 대한민국 ‘통일운동 전도사’로 다시 태어났다”고 격려했다.

민주평통이 마련한 ‘부의장·협의회장 합동 워크숍’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날 8시간가량 진행된 워크숍에서 부의장·협의회장들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모색하는 강연을 듣고, 민주평통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역할을 고민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여하며 민주평통인으로서의 책무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8월 28일부터 29일까지 1박2일 동안 진행된 워크숍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힘찬 발걸음’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252명의 부의장·협의회장들에게 18기 민주평통 목표와 활동계획을 공유하고 지역 운동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주목적이었다.

워크숍 첫째 날, 임명장 수여에 앞서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제18기 민주평통의 출범과 성공을 다짐하는 첫 번째 공식 행사에 참여한 252명의 부의장·협의회장에게 감사드린다”며 “현재 북한의 도발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지만 여러분들이 통일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수준 높은 역량을 발휘해 국민 화합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를 널리 찾아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인성 사무처장은 “7·6 베를린 선언을 통해 대북정책을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평화정책 기조에 따라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제18기 민주평통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작은 건의에도 귀 기울여 지역 민심을 반영하는 정책 반영가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덕룡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252명의 민주평통 부의장·협의회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 ‘국민 속으로’

둘째 날 행사에서는 부의장·협의회장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 마련됐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안교·안보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한 이수훈 경남대 교수(정치외교학)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대해 강연했다.

이수훈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통일 기조에 따라 수립된 국가안보를 비롯해 국방·통일·외교 분야 일반 현황과 개혁 방향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중 통일국민협약, 통일센터, 차세대 통일전문가 양성, 통일교육 등 국민적 합의 도출을 통한 지속 가능한 통일정책을 예시로 들며 부의장·협의회장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는 “국민들이 통일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민주평통 부의장·협의회장들이 통일 공감대 확산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민주평통 사무처 기획조정관, 통일정책자문국, 위원활동지원국의 업무보고도 이어졌다. 김안나 기획조정관이 ‘제18기 민주평통 활동 방향’이라는 주제 아래 기획조정관 소관 업무를 보고했다. 처음 활동하는 부의장·협의회장도 민주평통 업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조직 체계와 사업 현황을 설명하고, 이를 근간으로 추진될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제18기 민주평통 활동 목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기반 조성’, 활동 전략은 ‘국민 속으로, 국민과 더불어, 국민과 하나 되어’로 확정됐다.

김안나 기획조정관은 “제18기 민주평통 활동 방향이 ‘국민 중심의 열린 정책 건의’, ‘소통으로 공감하는 통일 활동’,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으로’, ‘적극적인 평화 공공외교’에 방점이 찍혀 있으므로 시·도 및 지역협의회 사업을 추진할 땐 통일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듣고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은다는 일념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점준 통일정책자문국장은 자문국 소관 업무를 보고하고 자문건의와 여론 수렴, 연수 등 계획을 소상히 밝혔고, 전난경 위원활동지원국장은 제18기 지역회의와 협의회 운영 계획을 설명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부의장·협의회장들은 “남북통일은 역사적, 국가적, 시대적인 사명이므로 그 어떤 사회 활동보다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INTERVIEW

김학민 충남지역회의 부의장

“주체적 통일 이루는 데 혼신의 힘 다할 터”

김학민 김학민 충남지역회의 부의장은 “대한민국이 주체적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5년 전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을 보고 ‘곧 통일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저는 시대가 안겨준 ‘남북통일’이라는 숙명적인 과제를 안고 자랐죠.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통일운동의 최전선에서 활동할 수 있게 돼 다행입니다.”

김학민(57) 충남지역회의 부의장이 민주평통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1990년대 미국 텍사스대에서 정치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과학기술의 비즈니스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물이 연구와 산업, 주거 기능이 복합된 기술 개발 거점단지인 ‘테크노파크(Techno Park)’다. 귀국 후 국내 테크노파크가 태동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던 그는 충남테크노파크 원장, 한국테크노파크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지금은 순천향대에서 행정학을 가르친다.

2005년부터 민주평통인으로 살아온 그는 북한과의 남다른 인연을 풀어놨다. 1990년대 그가 가깝게 교류하던 해외 경제학자들이 냉전체제 종식 후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시작한 동유럽권 국가로 달려가 자본주의 체제 연구에 동참했다. 이때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북한이었다. 그는 ‘북한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통일 후 시장경제 체제에 따라 북한의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방안이었다. 마침 통일부(당시 통일원)에서 공모사업을 진행해 ‘통일 후 북한 국영기업의 사유화 정책에 관한 연구’라는 이름으로 과제를 제안했다.

‘북한의 경제 발전이 남북 경제 공동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명분으로 북측과 접촉하며 과제를 수행하려던 김 부의장은 그러나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감행함으로써 프로젝트를 가슴에 묻어야 했다.

충절·애민의 땅 충남 청년들과 통일시대 준비

“‘겨울이라도 얼음 밑으로 봄이 온다’고 하잖아요. 남북관계도 그런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그러니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한반도 허리경제권’ 충남 지역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이 포진해 있는 데다 과학기술 인재가 많다. 게다가 이곳은 윤봉길, 김좌진, 이순신, 유관순 열사가 활동한 ‘애국 충절의 본향’이기도 하다. “충절과 애민의 땅 충남에서 자라는 젊은 세대에게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남북 경제 발전 방안을 함께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이 주체적으로 통일을 이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통일을 이루는 데 경제 발전뿐 아니라 정신적 무장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지난 45년간 마무리하지 못한 과제를 차분히 해보렵니다.” 그의 프로젝트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INTERVIEW

조옥희 전남 목포시협의회장

“바자회가 만든 기적… 탈북민 마음 열겠습니다”

조옥희

조옥희(65) 전남 목포시협의회장은 3년 전 ‘탈북민 정착을 위한 선상 워크숍’에서 어느 여성 탈북민이 북한 음식을 만들어와 사람들에게 대접하던 순간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탈북민이 수줍게 웃으며 ‘늘 받기만 했다’며 직접 만든 북한 음식을 꺼내더군요. 우리에게 처음으로 마음의 문을 열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남 여성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조 협의회장은 ‘탈북민이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바자회를 생각해냈다. 전남지역 22개 시·군을 4개 권역으로 나눈 후 각 지역별 여성위원장을 한 명씩 추천해 그들이 지역 특산물을 가져와 판매했다. 그 수익금으로 탈북민을 도왔다. “원래 밤 9시까지 바자회를 할 예정이었는데 오후 6시쯤 되니까 물건이 다 팔린 거예요. 사람들이 탈북민을 돕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바자회 한다니까 물건을 잔뜩 사간 거였어요.”

남한 사람들의 마음을 확인한 탈북민들은 자발적으로 봉사단을 조직했다. 한 달에 한 번 노인정과 복지회관 등에서 봉사한다. 사람과 교제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탈북민들은 남한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해가고 있다. 사랑이 탈북민의 마음을 연 것이다.

INTERVIEW

김동성 경남 거제시협의회장

“통일 토크쇼, 이견 좁히는 ‘통일 테이블’ 될 것”

김동성

‘젊은 평통인’으로 꼽히는 김동성(52) 경남 거제시협의회장은 차세대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톨레랑스(관용)’를 꼽았다. “우리 사회에서 자유롭게 통일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10년 가을, 그가 민주평통이 주최한 ‘2010 차세대 대표자 합동포럼’에 참가한 후 얻은 확신이다. 이 행사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차세대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토론회로, 청소년의 통일의식 제고를 위한 차세대 활동 방안이 함께 논의됐다. “그날 그 자리에서 차세대 통일 활동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했어요. 앞으로 임기 2년 동안 미래세대에게 통일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사업을 제대로 해보렵니다.”

김 협의회장은 “중·고교생을 가르치는 중등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통일콘서트’를 개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일에 대한 의견을 편하게 주고받으면서 교사들과 학생들이 통일에 대한 생각을 스스럼없이 꺼내 토론하도록 하는 거지요. 통일콘서트는 통일을 염원하는 교육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너와 내가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을 받아들이는 기회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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