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의) 통일 공공외교 활동은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북한의 실상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높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고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합해서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해외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 박근혜 대통령 격려사 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아세안·유럽지역 ‘제17기 해외지역회의’를 개최했다. ‘하나 된 통일의지 다가오는 평화통일’을 주제로 열린 올해 연도 마지막 17기 해외지역회의에는 아세안·유럽지역 14개 협의회 92개국 499명의 자문위원이 참석했다. 첫날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마지막 날 통일안보현장 시찰까지 3박 4일간 쉴 틈 없이 빽빽한 일정에도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고 토론에 임하는 해외 자문위원들의 통일 열정이 뜨거웠던 해외지역회의 현장을 소개한다.
해외지역회의 개막식 전인 11일, 간부 자문위원들은 본격적인 프로그램에 들어가기에 앞서 회의를 갖고 이번 행사의 프로그램과 운영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눈데 이어 12일 개막식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개회사와 기조연설, 업무보고, 정책설명, 문화특강, 통일토크쇼, 분임토의 및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먼저 유호열 수석부의장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 민주평통이 열어갑니다’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아세안과 유럽지역 자문위원들의 활동상을 하나하나 소개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북핵문제 해결의 중요성과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명한 뒤 “북한 핵무기가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이는 결국 ‘할 수 있다’는 의지의 싸움이고, 그 의지를 가진 분들이 바로 평통 자문위원들”이라며 “우리가 통일을 기원하고 준비하고 연습하면 통일이라는 행운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에 대한 굳은 의지로 주변 국가들을 설득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시대의 소명”이라며, 해외에서 헌신해 온 그 기백과 열정, 의지를 이제 통일에 쏟아 부을 바로 그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종범 유럽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여름이 가고 어김없이 가을이 오는 것은 자연의 섭리지만 유일하게 바뀌지 않는 곳이 바로 북한”이라며, “해외지역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과 동북아의 평화·안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창근 아세안부의장은 “사는 곳이 다르고 서로 알지 못할지라도 이곳에 함께 있을 때 우리는 통일의지로 하나가 되었고, 조국통일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서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있다”며, “평화의 한반도, 행복의 한반도를 만들 수 있도록 자문위원들이 솔선수범해 국민들을 결집시킬 공감대를 이끌어낼 밀알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과 기조강연에 이어 ‘2016년도 주요업무 보고’가 진행됐다. 권태오 사무처장은 북한이 UN안보리제재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핵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동포사회 및 국제사회의 통일지지기반 강화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자문위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어 최근 북한 핵실험 후 통일 환경에 대해 설명하고 올해 주요 업무 추진실적, 향후 발전과제 등을 내용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권 사무처장은 대북제재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자문위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한편, 북한 인권문제를 부각시키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홍균 외교부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정책설명을 통해 북한 핵문제의 시급성과 엄중성, 글로벌 차원의 대북제재 압박, 북한인권 및 평화통일 외교 등에 대해 설명한 뒤 “정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전방위적인 대북 압박외교를 주도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런 정부의 노력에 해외 자문위원들이 한마음으로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분임토의 이후 진행된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홍용표 장관은 현 남북관계의 상황과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향후 통일준비 등을 설명했다. 홍 장관은 “가장 중요한 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고, 이를 위해 국민여론을 결집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될 때”라며, 각자 나라로 돌아가서 민간 외교관으로서, 통일 전도사로서 통일 비전을 널리 전파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특강을 맡은 최광식 고려대 교수(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는 드라마와 K-pop으로 상징되던 한류가 제조, 유통 플랫폼, 관광, 한식에 이르기까지 K-culture로 다양화, 다변화하고 있다며 한국 문화를 현대화된 콘텐츠로 만들어 비즈니스와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류는 한반도 통일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통일도 문화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역설했다.
이어 3시간여에 걸친 협의회별 분임토의와 결과 발표가 이어졌다. 14개 협의회는 현지 특성을 고려한 통일활동 방향을 논의한 후 △대북제재와 통일·공공외교 추진방향 △재외동포사회 통일공감대 형성 △동포사회 화합과 결집 활동 △해외 탈북민 지원 △재외동포 청소년 통일 역사교육 실시 △북한 인권 개선 등에 대해 토론했다.
△서남아협의회 = 대사관·유관기관 및 한인단체와 원활한 협력관계 구축, 9개국 자문위원간 소통과 교류 강화, 6.25 참전용사 가족 물품지원, 동포사회의 통일의지 결집 등
△동남아협의회 = 한인 청소년과 외국인 친구들이 2인 1조를 이뤄 치른 통일골든벨 행사 소개
△동남아북부협의회 = 글로벌 통일인재 양성 위한 차세대 참여 프로젝트 Teach For Korea 제안, 청소년·군인 대상 꿈 찾기 프로젝트, 탈북·한인 청년이 함께하는 차세대 봉사단 운영 등
△베트남협의회 = 한·베 가정 3세대 한마음 잇기 및 충효의 장, 효 강연 및 나라사랑 그리기 대회, 한·베가족 청소년문화캠프 지원, 통일골든벨, 외교문화 페스티벌, 통일걷기대회 등
△호주협의회 = 2013년부터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호주사회의 관심 제고를 위해 노력, 2016년 북한인권법 초안 작업에 돌입
△뉴질랜드협의회 = 웰링턴 차세대 통일포럼 개최, 뉴질랜드 국회의사당 오클랜드 탈북민 초청 강연회,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 오찬, 북한인권 탄압사진 전시회 등 개최
△모스크바협의회 = 통일글짓기 및 그림대회, 통일 창작 문예학술제 등 개최, 고려인 독립운동 후손을 중심으로 한 통일사업 제안
△블라디보스톡협의회 = 문화공연을 통한 재외동포사회 통일공감대 형성, 한복 패션쇼와 통일노래 콘서트, 전통문화공연을 통한 한민족 동질성 회복 및 한반도 통일 관심 확대
△중앙아시아협의회 = 고려인 차세대 육성을 위한 지원에 역점. 한반도 역사 및 분단상황 교육, 한글교육 강화, 장학금 지원 및 조기유학, 한국방문 기회 제공 등 추진
△영국협의회 = ‘ 더 티나게 북한 주민을 사랑해야 한다’는 에세이 발표. 통일을 위해 진심으로 사랑하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
△남유럽협의회 = 부모와 함께하는 어린이 통일캠프, 중고등학생 대상 통일골든벨, 대학생 및 차세대 프레젠테이션 대회 개최 등 통일공감대를 위한 활동 전개
△북유럽협의회 = 한·EU 통일포럼 및 강연 개최, 통일정자 준공식, 북한 핵실험 규탄대회 개최, 문화체험 및 글짓기, 사생대회 개최 등 통일·공공외교 통한 유럽여론 결집
△중동협의회 = 통일골든벨 개최, 중동 GCC 6개국간 청소년 통일캠프 추진 예정, 중동 근무 북한 근로자 돕기 사업 제안
△아프리카협의회 = 한글학교나 한국어 학교를 통한 학생, 원어민 네트워크 구축으로 정기적인 문화행사 및 세미나 개최
회의 3일차는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의 정책설명으로 문을 열었다. 류제승 실장은 북한의 핵개발 과정과 기술 수준, 미사일 보유현황 등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능력 및 태세, 동맹국과의 공조시스템을 소개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드 배치 및 한반도 안보에 대해서 설명하며, 사드의 성능과 용도, 예산과 안전성 문제 등에 얽힌 국민들의 오해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어 김영수 서강대 교수의 진행으로, 곽인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안명철 (사)엔케이워치 대표가 패널로 참여한 ‘북한 바로 알기’ 통일 토크쇼가 진행됐다. 토크는 플로어에서 약 15개가량의 질문을 받아 패널들이 대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남파공작원으로 활동했던 곽인수 박사는 북한 내 한국문화 유입 정도를 묻는 질문에 현재 강원도와 황해도, 함경도 해안지역에서는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 북한 지도자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을 묻는 질문에 3대 세습에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며 민심이 악화돼 탈출 러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명철 대표는 두만강 유역에 홍수가 났을 때 북한 주민들에게 통보하지 않고 수문을 열어 엄청난 피해가 있었던 데다 콜레라까지 발생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곽인수 박사는 “김정은 정권은 핵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널리 알리는 방향으로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안명철 대표는 통일을 위한 노력과 함께, 탈북민들이 정착과정에서 겪는 외로움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정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줄 것으로 요청했다. 끝으로 김영수 교수는 “북한을 알면 통일이 보이고 북한주민의 마음을 얻어야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의견 결집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이번 토크를 통해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가진 통일대화 이후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온 해외 자문위원들은 오찬에 앞서 남유럽협의회 정관우 자문위원의 낭독으로 ‘국가 안보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는 내용의 자문위원 다짐문을 발표했다. 이렇게 2·3일차 공식 행사를 모두 마무리한 후에는 다 함께 모여 재능기부와 장기자랑 시간을 가지며 친목의 시간을 가졌으며, 회의 4일차인 마지막 날에는 육군 5사단과 6사단 등에서 통일안보현장 시찰을 실시했다.
<글.기자희 / 사진.신영민>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