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호 > 글로벌 평통

글로벌 평통 / 전종규 베트남협의회장

“한국-베트남 우정이
남북 통일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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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 같은 민족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기나긴 분단의 아픔을 경험했다는 공통분모만으로도 그들과 우리는 참 할 이야기가 많다. 우리에겐 특별한 친구이자 전우이며 동지인 나라, 베트남에서 통일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종규 베트남협의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미래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의 모습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베트남은 과거에 한국처럼 분단의 아픔을 겪은 나라입니다. 지금은 통일국가로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지만 그들의 경험은 우리에게 현실적인 교훈을 줍니다. 그들에게서 본받을 점은 무엇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확인하며 통일에 대한 좀 더 입체적인 고민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종규 베트남협의회장의 말대로, 베트남과 우리나라는 닮은 점이 참 많은 나라이다. 복잡한 국제 관계 속에 양국 관계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베트남전쟁 이후 한국과 베트남이 우호적인 관계를 되찾기까지는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각자의 입장과 처지가 너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관계 확립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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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라사랑 통일문화제 시상식

그래서 지난해 한인회 주최 총영사관 후원으로 열린 ‘한·베트남 수교 20주년 행사’는 베트남 교민사회뿐만 아니라 민주평통 베트남협의회 자문위원들에게도 몹시 감격스러운 자리였다.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박근혜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해 사기를 북돋워준 것도 큰 힘이 되었다.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베트남협의회가 ‘한국 문화 알리기 행사’를 주최하고 있을 때여서 ‘한국 홍보관’을 찾은 현지인들로 행사장이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께서 미국, 중국 다음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베트남은 매우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의 우호관계를 확립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베트남협의회의 노력은 실로 대단하다. 매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피격사건 주기가 돌아오면 궐기대회를 열어 교민들의 안보의식 강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대선과 총선 기간에는 재외국민선거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교민사회의 각 단체장과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베트남협의회 자문위원들이 발 벗고 나서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들은 16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활기를 띠게 되었다. 민족 대화합을 통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선 남북통일 이전에 남남통일을 이루고 지역갈등을 극복해야 하듯 해외의 교민사회 역시 정서적 화합을 이루는 일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전 협의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덕분이다.

16기 베트남협의회는 이미 ‘독도 세계를 품다’ 행사를 후원하는 한편 모든 종교계가 교리와 사상을 뛰어넘어 오직 한반도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함께하는 ‘조국 평화통일 기원 기도회’를 주최함으로써 정서적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나라 사랑 통일염원 문화제’ 역시 현지 교민사회의 청소년들이 올바른 통일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뜻깊은 행사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한국 문화 알리기 행사’도 베트남협의회가 거둔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중 하나다.

문화 교류로 한국에 대한 친근감 더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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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독도 세계를 품다’개회식 장면

“‘한국 문화 알리기’ 행사는 앞으로도 매년 개최할 예정입니다.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우호적인 관계를 돈독히 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현지인들이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K-Pop 대회를 비롯한 태권도 체험, 한복 입어보기, 한식 무료체험 등의 민간 참여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앞으로는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전통문화도 공유할 수 있는 진정한 양국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베트남협의회가 최근 고민하고 있는 또 한 가지 일은 북한이탈주민 문제이다. 지난 2004년 무려 468명의 북한이탈주민이 베트남을 통해 일시에 한국으로 입국한 이후부터 그들의 탈북 경로는 동남아 일대로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물론 북한의 강력한 항의로 베트남 정부의 단속 역시 대폭 강화되었다. 올해 5월에는 인근 라오스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9명이 강제로 북송된 사건도 있었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북한이탈주민 문제가 베트남협의회에 공유된 사례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 역시 베트남협의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사안인 만큼 직접적인 사례가 발생하면 주베트남대사관과 긴밀히 협조해 적극 대응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근간으로 원칙에 바탕을 둔 상호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폭넓은 문화 교류와 정서적 화합을 통해 미래 한반도 통일을 위한 든든한 밑거름을 마련해나가고 있는 베트남협의회의 행보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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