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전국 각 지역의 법조인들이 재능기부에 나섰다. 민주평통 법률자문지원단의 출범으로 법 지식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북한이탈주민들은 물론 민주평통 각 지역협의회도 지원군을 얻은 듯 든든해졌다.

지난 10월 15일 민주평통 사무처에서는 민주평통 법률자문지원단 출범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법률자문위원 28명, 국내 시도 지역부의장과 지역회의 여성위원장 등이 함께했으며, 법률자문지원단장으로 임명된 이상철 변호사에게는 현경대 수석부의장이 직접 임명장을 수여했다.

그간 수많은 민주평통 자문위원들과 북한이탈주민들이 법률자문지원단 출범을 학수고대했던 만큼 그 기쁨과 자축의 분위기도 남달랐다.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그동안 지역협의회 차원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을 돕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왔으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북한을 탈출해온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잘 알지 못하는 법률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이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며 민주평통 법률자문지원단의 설립 배경과 의의를 설명했다.

현 수석부의장은“통일은 단순한 영토 회복 차원을 넘어 북한 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하는것”이라 강조하고 “북한이탈주민들이 이 땅에서 제대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이루기는 어려울것”이라며 법률자문위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16기 법률자문위원단은 법조계 인사 1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그간의 민주평통 자문위원 활동을 통해 북한이탈주민의 상당수가 한국의 법률지식에 취약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본주의 사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해 경제적인 피해를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던 터여서 법률자문지원단 참여 제의를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수석부의장은 “제16기 자문위원 중 법조계 인사 100여 명이 민주평통 법률자문지원단원으로 위촉되었다. 그들에게 법률 지원사업의 취지를 설명했을 때 모두가 흔쾌히 참여하겠다는 답이 있었다”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여준 법률자문위원들을 치하했다. 또한 “북한이탈주민들이 신뢰를 갖고 상담에 나서고, 그런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법조인들의 전문적인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법률자문지원단 출범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의 법률자문지원단 활동에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앞으로 법률자문위원단은 북한이탈주민들 중 결혼과 이혼, 호적 정리 등 법률지식이 필요한 상황에 처한 사람, 법을 몰라 사기를 당하거나 경제적인 피해를 본 사람 등에게 법률 상담은 물론 실질적인 도움이될 수 있는 법적지원을 해나갈 예정이다.

현경대 수석부의장의 축사에 이어 이상철 지원단장의 인사말과 이혜경 상임위원의 사례 발표가 있었다. 특히 북한이탈주민인 이혜경 상임위원은 발표를 통해 북한이탈주민들이 남한 사회로 넘어와 정착하면서 겪는 어려움, 특히 법과 절차를 몰라 어려움을 겪게 되는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이병군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이탈주민 지원 특별위원이 북한이탈주민 지원활동과 분야별 사례를 소개하고 법률자문위원들의 활동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는 민주평통 법률자문지원단 사무실 현판식을 거행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법률자문지원단 사무실은 민주평통사무처 2층에 마련되어 있으며, 법률자문지원단은 앞으로 전국각지의 지역협의회 등을 통해 법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을 돕게 된다.

“북한이탈주민은 억압과 결핍, 공포에 짓눌린 북한의 현실을 스스로 박차고 나와 자유와 평화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오신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자유민주주의가 꽃피는 대한민국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지원 외에도 다양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물론 정부나 각 단체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이질적 사회문화에 적응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이상철 단장은 과거부터 법률자문지원단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만큼 해야 할 일도 매우 폭넓고 다양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특히 결혼이나 이혼, 호적 정리 등 가족관계의 변화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문제부터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빨리 학습하지 못해서 생기는 갭을 극복하지 못해 생기는 각종 민사적문제, 그리고 남한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저지르는 범죄 같은 형사적문제 등 법률적인 도움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시기적절한 조언과 지원을 하는 것이 법률자문지원단의 주된 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 청소년들이 학교와 사회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소하는 데도 법률자문지원단의 도움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법률자문지원단은 탈북 청소년들이 받는 차별과 부당한 대우, 폭행과 협박 등에 법률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반대로 이들이 소송을 당했을 때도 조언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물론 앞으로 활동이 안정되면 북한이탈주민 외에도 민주평통활동을 하면서 생기는 크고 작은 법률적인 문제를 지원하는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단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법률자문지원단이 각 지역 내에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민주평통 자문위원들, 특히 북한이탈주민들과 다양한 교류를 통해 그들과 친밀도를유지하고있는여성위원들의적극적인도움과협조를부탁했다.

“북한이탈주민 절반 이상이 남한 사회에서의 부적응과 문화적 충격에서 오는 괴리 등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 등을 생각하게 된다고 합니다. 법률지원단의 지원으로 그들이 문제를 극복하고 한국 사회에 조기 정착해 미래 통일한국의 어엿한 구성원이 될 수 있다면 저희로선 그보다 기쁜 일이 없을 것입니다. 미래 통일한국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은 남북의 실정을 모두 아는 유일한 존재로서 남한과 북한을 정서적으로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남한 사회에 안정적으로 잘 정착해야 통일한국의 미래도 성공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