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강연을 하고 있는 김덕룡 수석부의장.
민주평통 지회장과 간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9월 4~5일 1박 2일 일정으로 대전 유성호텔에서 열린 ‘2018 민주평통 지회장·간사 합동 워크숍’에서 자신들의 협의회 활동을 소개하고 자문위원 역량 강화와 사업 추진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반도 평화·번영시대, 어떻게 변화·발전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한 이번 행사는 국내 228개 시·도 및 시·군·구에서 평화통일 운동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지회장과 간사 250여 명이 참가했다.
민주평통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민주평통의 역할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강화한 분야는 민주적인 소통 방식이다. 각종 회의와 워크숍에 ‘원탁회의’라는 새로운 형식을 도입해 참여와 확대, 수평, 개방의 가치를 지향하는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어 그 속에서 변화와 실천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도 원탁회의 형식의 테이블 토론을 비롯해 토크, 특강, 공론화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원탁회의는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참가자 모두가 동등하게 의견을 밝히고 토론하면서 대안과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의사소통의 한 방식이다.
합동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황인성 사무처장.
작은 토론회, 청소년 연극제… 협의회 우수 사례 공유
황인성 사무처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한반도 대전환의 불씨를 살려나가지 못하면 민심으로부터 그리고 후손들에게도 용납받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평통이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잘 읽고 열린 사고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현 대전부의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번 합동 워크숍이 지역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과 활동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어 김덕룡 수석부의장의 특별강연이 열렸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4·27 판문점 선언 제목인 ‘한반도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에 우리가 나아갈 방향과 순서가 모두 담겨 있다”고 강조하면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강조했다. 이어 김 수석부의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고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으로 나아가는 데 우리 민주평통의 자문과 건의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지역 협의회가 민주평통의 중심인 만큼 지회장과 간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탁회의 형식을 표방한 ‘테이블 토론’ 1부에서는 협의회의 우수 활동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지부장과 간사들이 지역 협의회 활동과 관련해 사무처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이날 협의회 우수 사례로 소개된 서울 강남구협의회는 ‘작은 토론회’를 도입해 자문위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김미정 서울 강남구협의회 지회장은 “민주평통이 지역사회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심 역할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자문위원의 참석률도 높아질 것”이라며 “강남구협의회는 모이는 인원수와 관계없이 토론회를 개최한다. 소규모 토론과 모임을 통해 자문위원의 역량을 키우고 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현근 대구지역회의 간사는 “지역이 자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모델을 발굴해 지원해달라”고 제안했다. 대구지역회의는 대구 지역이 다른 곳보다 연극 관련 인프라가 많다는 점을 주목했고, 이를 활용한 ‘청소년 연극제’를 기획해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프로젝트별로 책임자 세우고 책임·권한 부여”
김남규 강원 횡성군협의회 간사는 “세대별 통일교육 자료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면서 “청년들은 통일 문제 보다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다. 유치원생, 초등학생, 청소년, 청년 각자의 관심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해 이를 통일교육 자료에 반영해 교육하자”고 제안했다
나경아 울산 동구협의회 간사는 “우리 협의회는 프로젝트별로 책임자를 세웠고, 이에 관한 비전을 구성원과 나누고 있다”며 “민주평통은 ‘사람 대 사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꿈을 나누는 방식’의 사업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업을 추진할 때 각 프로젝트마다 팀을 만들어 책임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자문위원이 자발적으로 적극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우수 활동 사례로 선정된 협의회의 지회장과 간사들이 자신들의 협의회 사업과 과정을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테이블 토론’ 2부에서는 참석자들로부터 사전에 받은 의견들을 취합한 후 가장 많이 나온 내용 10가지를 추려 1인당 3개의 안을 선택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 주제는 ▲지회장·간사 역할 수행의 어려움 ▲역할 수행을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하는 역할과 업무 등이 제시됐다.
지회장·간사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요소로 ‘자문위원의 낮은 참여와 참여 유인 수단 부재(52.1%)’, ‘자문위원 소명 의식 미흡(45.6%)’, ‘민주평통에 대한 낮은 인지도(40.5%)’, ‘사업 예산과 활동비용 부족(40%)’, ‘자문위원 간 갈등과 대립(26.5%)’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을순 경남 창원시협의회 지회장은 “자문위원들의 책임감과 소명의식이 낮다 보니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며 “19기 민주평통 자문위원을 구성할 때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추천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최병환 서울 성북구협의회 간사는 “사무처가 민주평통 사무처에서 간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에 대해 교육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회장·간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역할을 강화할 방안으로 ‘자문위원 추천권한 부여(62.1%)’, ‘사업 예산과 활동비용 지원(55.3%)’, ‘지회장·간사의 명확한 권한 부여(54.7%)’, ‘민주평통의 대외 인식 제고(32.1%)’, ‘자문위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23.2%)’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평통 방송 개설, 반공교육 바로잡아야”
지회장·간사의 역점 추진 업무와 역할을 묻는 문항에 대한 답변으로 ‘자문위원 참여 제고(52.6%)’, ‘대행 기관과 지방의회와의 협조체계 강화(48.4%)’, ‘소통 및 교류 활성화(38.4%)’, ‘자문위원 활동 지원(37.4%)’, ‘소규모 모임과 활동 활성화(31.1%)’ 순으로 나타났다.
전순복 서울 중랑구협의회 지회장은 “‘민주평통 방송’을 만들어 과거 잘못된 반공교육을 바로잡고, 시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고와 틀에서 탈피할 수 있는 교육이 제공돼야 한다”며 “자문위원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통일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일 경기지역회의 간사는 “현장에서 가장 수고하는 간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혜택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며 “간사들이 서로 힘을 모아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 날에는 숙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배우는 ‘공론화 토론 기법 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교육은 정기회의 등 지역 조직을 운영 하면서 실제로 토론 기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과 토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