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18기 해외지역회의가 내건 슬로건은 ‘평화로운 한반도, 번영하는 한민족’. 9월 18일 첫날은 간부위원 회의와 분임토의를 갖고 둘째 날인 9월 19일엔 개회식과 함께 4개 지역회의 부의장의 인사말로 본격적인 회의가 시작됐다. 오공태 일본부의장은 “올해는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좋은 소식이 많았다”며 “일본지역도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을 중심으로 2억 원을 모금해 평창동계 올림픽 개최에 일조했다”고 밝혔다.
이숙순 중국부의장은 “한반도와 인접한 중국 동북 3성을 중심으로 남북 화해와 번영을 다지는 초석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중국지역회의의 활동을 소개했고, 이숙진 아세안부의장은 아세안지역회의 7개 협의회 청년 콘퍼런스, 한·메콩 피스 포럼 등의 활동을 예로 들며 해외 자문위원 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종범 유럽부의장은 “이번 전체회의가 해외 자문위원들이 조국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는 마당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 순서로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해외 자문위원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황 사무처장은 판문점 선언 이후 이어진 각 분야별 교류협력 활동을 설명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진단했다.
“남북 힘 합치면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어”
특히 지난 8월 민주평통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중국 선양에서 범민족 평화포럼을 개최했을 당시 중국 당국이 포럼 불허를 통보하자 남북 총영사와 주중 북한대사가 협력해 중국 외교부를 상대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들며 “남북관계의 변화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우리 곁에 와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남북이 힘을 합치면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사무처장은 또한 “한반도 정세에서 우리가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발전이 비핵화를 추동하고 북·미관계를 견인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며 “이과정에서 국민적 공감과 지지,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해외 자문위원들이 ‘통일 공공 외교관’, ‘해외 평화통일 운동의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안나 민주평통 사무처 기획조정관이 2018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김 기획조정관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기반 조성’이라는 활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 지역회의가 추진해나가야 할 과제로 전략적인 평화 공공외교 추진, 해외 통일 네트워크 중심축 역할 강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공조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해외 자문위원의 적극적 여론 수렴과 이의 정책 반영 ▲민주평통 홈페이지에 운영 중인 자문위원 정책건의의 활성화 ▲모바일을 통한 정책건의 플랫폼 구축 ▲해외 평화통일 포럼 개최 ▲해외 대북정책 강연회 개최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순서로 이낙연 국무총리의 격려 말씀이 있었다. 이 총리는 “지금 이 시간 평양에서는 남북한 국방장관이 군사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역사적인 순간이다”라고 서두를 열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총리는 또한 우리 외교는 4대 강국과의 관계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의의 어떤 발전 단계에 있는 나라든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신남방정책 및 신북방정책의 거점 지역인 동남아와 러시아, 오일 머니(산유국이 원유를 팔아 벌어들인 외화)의 파워를 유지하고 있는 중동,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 등을 하나하나 꼽으며 각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둘째 날 오전 프로그램은 김규현 숭실대 교수의 특강으로 마무리됐다. ‘최근 영상자료에 나타난 북한의 변화상과 시사점’이란 제목의 특강에서 김 교수는 “외부 분석가들은 현재 북한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면서 최근 북한 사회의 놀라운 발전상을 확인할 수 있는 500여 장의 사진을 보여줬다.
김 교수의 특강 도중 잠시 진행을 멈추고 남북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 생중계 장면을 상영했다. 1000여 명의 참석자가 설레는 마음으로 생중계를 지켜보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이 나오자 객석에서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는 조현 외교부 제2차관이 ‘한반도 주변 정세와 외교정책 추진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정책을 설명했다. 조 차관은 현재 “740만 해외 동포는 우리 정부 외교정책의 울타리이자 중요한 한 파트”라면서 “해외 자문위원들이 우리 정부가 모토로 삼고 있는 ‘국민 외교’ 를 만들어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연설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뒤따른 ‘통일 공감토크’ 시간은 최광기 토크컨설팅 대표의 진행으로 박종범 유럽부의장, 안기종 뉴질랜드협의회장, 조윤경 몽골지회장, 장문기 선양협의회 간사, 김세진 일본동부협의회 자문위원이 패널로 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조윤경 지회장은 “몽골지회는 14기에 비로소 활동을 시작했고 거주하는 동포가 3000명밖에안 되지만 현지인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 부르기 대회를 4년째 펼쳐와 이제 몽골 사람 1000명 이상이 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다”고 자랑해 큰 박수를 얻기도 했다.
또한 김세진 자문위원은 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친화적인 매체를 통한 일본동부협의회의 차세대 교육의 효과를 설명했고, 안기종 협의회장은 자문위원 평균 연령이 50대가 채 안 되는 ‘젊은’ 협의회 분위기를 소개했다.
지역회의별 분임토의서 다양한 제안 도출
패널들은 또한 “모든 해외 지역에 대한 일률적 지원에서 벗어나 각 지역이 가진 자원과 특성에 맞는 지원 프로그램을 사무처가 개발해달라”(장문기 간사), “현재 사무처 주무관 한 명이 각기 하나의 해외 지역회의를 담당하고 있는데, 인력이 좀 더 충원돼 현지 출장 등을 통해 더욱 활발히 대화했으면 좋겠다”(박종범 부의장), “해외 자문위원은 교민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이 검증된 단체장을 중심으로 위촉되는 게 바람직하다”(안기종 협의회장)는 등의 제안을 내놓았다.
이 같은 지역별 당면 과제와 정책건의는 회의 첫날부터 셋째 날인 9월 20일까지 매일 협의회별, 또는 지역 회의별 분임토의 과정에서 좀 더 세밀하게 논의됐다.
통일 공감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일본지역회의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거주국 및 지역에 어떻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리를 개발해 확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한일 차세대의 민족 인식과 통일 인식 제고를 위해 한일 차세대 통일캠프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 마련을 건의했다.
중국지역회의는 ▲북한과 인접한 상황을 활용하기 위해 북한 관련 단체와의 상호 교류를 중국 당국이 협조해주도록 한국 정부가 지원해줄 것과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국 내 항일 독립운동 사적지 발굴과 항일 독립 교육 실시를 제안했다.
아세안지역회의는 ▲거주국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시의적절하게 온누리소통망(SNS) 등을 활용해 현지어 혹은 영어로 관련 정보를 설명하고 ▲대통령 미순방 아세안 국가인 말레이시아와 호주 등 영향력 높은 나라로의 대통령 순방을 통해 한국 및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것을 건의했다.
유럽지역회의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의 주요 이해 당사국인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이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유럽연합(EU)의 중심국인 독일과의 협력 증진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인권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가진 유럽에서 북한 인권 문제 등이 향후 한반도 평화 정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각 협의회별 정책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세대 교육을 위한 효율적 프로그램 개발, 현지 여론 형성을 위해 대사관이나 통일부 및 현지 한인단체와의 협력관계 구축과 같은 공통과제도 있었지만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도 여럿 눈에 띄었다.
‘조총련 동포를 대상으로 한 고향 찾기 운동 실시안’(일본중부협의회), ‘탈북 청년 인재 양성 및 멘토링을 통한 탈북 청년 해외취업 프로젝트’(동남아북부협의회), ‘한국전 참전용사 및 후손들과의 교류사업’(뉴질랜드협의회), ‘남북한 과학기술 차이를 분석하고 통합 방안을 찾는 통일 과학기술 콘퍼런스 개최’(모스크바협의회) 등이 그것이다.
협의회별 특화된 정책건의
김덕룡 수석부의장은 3박 4일간의 해외지역회의를 마무리하는 셋째 날 특강에서 “지금이 한반도 운명을 가를 중요한 시기”라며 “우리 국민이 내가 누구이고, 지금이 어느 때인가를 정확이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1989년 독일이 통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일관된 통일정책을 펼치며 통일을 맞을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라며 “한반도 평화통일 기반을 함께 조성하고 민주평통이 통일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 거듭 강조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큰 기여를 했다고 자평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는 것을 망설일 때 민주평통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자고 제안했고,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 전격 발표되면서 북한이 평창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번 지역회의는 회의 첫째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협의회별, 지역회의별로 분임토의를 열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와 관련해 김 수석부의장은 “지난 9월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황인성 사무처장이 참석하고,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는 제가 수행원으로 참가하게 됐다”며 민주평통의 의의와 존재 가치를 강조했다.
특강 이후에는 다큐멘터리 ‘위대한 청춘 70년’ 관람과 부의장단 정책건의안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채택된 정책건의안은 총 3가지다. 1안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 강화, 2안은 남북 공동 번영과 교류협력 활성화, 3안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민주평통이다.
1안 세부안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조속 체결을 위한 국제여론 형성 ▲거주국 내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확산으로 확정됐다. 2안 세부안은 ▲남북 교류협력의 활성화로 한반도 비핵화 촉진 ▲해외동포들의 남북 교류협력 참여 기회 개발 확대, 3안 세부안은 ▲동포사회를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통일 공감대 형성 활동 전개 ▲거주국 주민 대상 한반도 평화 인식 개선 노력 실시가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평화와 번영 퍼포먼스를 펼치며 ‘통일의 노래’를 합창하는 것으로 행사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조국의 평화와 번영을 고민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달려온 해외 자문위원들은 남북 정상이 ‘핵 위협 없는 터전’을 확약하는 역사적 장면을 함께 지켜보며 느낀 감동을 선물로 안은 채 다음을 기약했다.
중동 건설 현장서 체득한 평화의 가치
“한반도 평화통일, 국제적 영향력 높일 것”
지난 8월 31일 유엔 올포르 팔메 국제평화재단 아시아 총재로 위촉된 김용철 말레이시아 지회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이뤄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김용철(54) 민주평통 말레이시아 지회장은 명함을 두 개 갖고 다닌다. 이 명함엔 각각 ‘혜명그룹 회장’과 ‘유엔 올로프 팔메 국제평화재단 아시아 총재’란 직책이 쓰여 있다. 혜명그룹은 말레이시아에 소재한 건설 · 중장비·에너지·요식업 기업이고, 유엔 올로프 팔메 국제평화재단은 유엔 공보국(DPI)소속 비정부기구(NGO)로 세계 평화와 인권, 아동 및 장애인, 소외계층 문제를 해결하는 NGO 단체다.
1982년 여수 지체장애자 학교(동백원)와 인연을 맺은 후 NGO 활동에 본격 뛰어든 김 지회장은 지금까지 아프가니스탄,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 고아원, 양로원, 보건소, 기술학교를 여럿 세웠다.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8월 31일에는 유엔 올로프 팔메 국제평화재단 아시아 총재로 위촉됐고, 지난 2013년에는 인도네시아 아체 국왕으로부터 다토스리(Dato Sri · 백작) 작위를 수여받았다.
18기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그는 세계 각국을 분주하게 오가며 평화통일의 역군이자 전도사로 활동한다. 지난 13개월 동안 그가 말레이시아 지회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떠난 횟수가 무려 14차례에 달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출장을 떠난 셈이다.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지만 제 에너지의 8할은 평화 활동에, 나머지는 회사 일에 쏟아 붓고 있어요. 이제 저의 남은 인생을 세계 40여 개국을 돌아다니며 평화의 중요성을 전하고 북한에 고아원과 양로원, 보건소, 기술학교를 세우는 일에 바치렵니다.”
한반도 평화와 한국 승리 기원하며 선수단 격려
김 지회장은 중동 건설 붐이 한창이던 1986년부터 레바논 등 해외 건설 현장에 근무하면서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은 건설 베테랑이다. 혈기 넘치는 젊은 사람도 버티기 어려운 중동의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그가 체득한 것은 평화의 가치였다. 특히 중동에서 목도한 전쟁의 참상은 훗날 그가 평화 활동에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처음엔 국내 소외계층을 후원했지만 점차 해외 난민을 돕는 일에도 참여하게 됐다.
1995년 말레이시아에 정착한 후 사업가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현재 말레이시아 힐라난민학교 후원회 회장, 말레이시아 이포 한나고아원 후원회 회장을 맡고 있다. “중동에 있을 때 걸프전쟁의 참상을 현지에서 직접 목격했으니 전쟁의 참혹함과 비참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쟁이 나면 어린이와 노인, 여성은 비참한 삶을 살게 돼요. 난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고아원과 기술학교를 세우는 건 궁극적으로 이들에게 평화의 기운을 불어넣는 일이에요.” 그의 평화 활동은 스포츠 분야로도 이어진다. 실제 그가 사용하는 휴대전화에는 붉은악마 응원단으로 활동하며 찍은 사진 수백 장이 저장돼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응원단 붉은악마 초대 멤버인 그는 지금까지도 아시아 붉은악마로 활동 중이다. 태극 마크를 달고 말레이시아에 오는 대한민국 선수단을 자신이 운영하는 현지의 한식당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물론 평창동계올림픽, 러시아월드컵,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 팔렘방 아시안게임 및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단에도 붉은악마 머플러 300여 개를 후원했다.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과 멕시코 경기를 관전할 당시 목에 둘렀던 바로 그 붉은악마 머플러다. 그는 “선수단을 격려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대한민국의 승리를 기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 북한 경제 주목
평화통일을 역설하는 그는 요즘 한반도에서 피어나는 평화의 기운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김지회장은 “해외에서도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우리 세대에 반드시 조국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열망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로 본 한반도와 경제로 본 한반도는 다르게 마련이다. 그 때문일까. 요즘 국내 투자자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의 시선이 한반도에 쏠려 있다.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대북제재 해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 경제를 심도 있게 분석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그렇다 보니 해외에서는 대북 투자를 둘러싼 오해가 간혹 생기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인데, 요즘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투자를 줄이고 있어요.
베트남보다 인건비가 훨씬 저렴한 북한에 투자하려는 거지요.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으로서는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선 국제사회의 협조가 필수이기에 제가 베트남 정부 담당자를 만나 남북한이 통일을 이뤄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철도의 길이 열리게 되면 베트남은 물류사업에서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해줬어요.
이제는 베트남 정부도 한반도 통일을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로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 유엔 올로프 팔메 국제평화재단 아시아 총재로 활동하는 김 지회장은 앞으로 평화 활동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다. 국내외 평화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국제사회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등 국제적 영향력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으로서, 유엔 올포르 팔메 국제평화재단 아시아 총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이뤄나가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남자축구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김용철 말레이시아 지회장이 후원한 붉은악마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아프리카협의회 임창순 간사
교민·현지인 대상으로 한국 알리기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하는 임창순 간사(52)는 민주평통 아프리카협의회의 ‘터줏대감’이다. 민주평통과 맺어온 인연이 10년 가까이 된다. 아프리카협의회는 다른 지역보다 사업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아프리카의 전체 국가 수가 54개국인 데 비해 민주평통 협의회에서 일하는 자문위원은 60명에 불과하다.
그중 네 명 이상이 활동하는 나라가 세 나라뿐이며, 무려 34개국에는 자문위원이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민주평통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열기 어렵기 때문에 생각해낸 것이 각지 한글학교와의 공동사업입니다. 3·1절이나 8·15 광복절 등을 맞이해서 한글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주제를 미리 정해 준비를 하고, 자문위원들이 1일 교사로 교실에 들어가 통일교육을 진행하는 식이지요.”
일할 사람이 부족하고 외부 강사를 초빙할 여력도 없으니 자문위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수업 준비를 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수업에 참여할수 있도록 태극기로 바람개비나 연을 만들 재료를 마련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아프리카협의회에서는 교민뿐 아니라 현지인들을 상대로 한 한국 알리기 사업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전 세계 7개국 중 하나인 남아공은, 한국으로 영어교사로 취업을 나가는 경우가 많은 데다 K-팝 열풍으로 특히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프리카협의회는 이런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한글학교에서 한국어 교육과 함께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코리안 러버스 클럽’을 운영하며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호주협의회 정태경 여성분과위원장
태권도·폐백… 문화사업 주력할 터
정태경 여성분과위원장(55)이 활동하는 호주협의회는 ‘선진국 맞춤형 사업’을 펼쳐왔다. 호주는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사회복지나 시민의식에서 손꼽히는 선진국의 하나인 만큼 통일운동을 펼치기에 여건이 좋은 편이다. 우리 교민도 많고, 137명이나 되는 민주평통 자문위원들 중 호주 현지의 오피니언 리더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 특성에 주목해서 협의회는 2013년 이후 북한의 인권 문제를 활발히 제기 해왔다.
그 과정에서 호주 유력 일간지 아시아·태평양 담당 편집부장 해미시 맥도널드, 전 연방대법관이자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 마이클 커비 등 사회 주요 인사와 인맥을 다지고 아세안지역회의와 함께 줄리 비숍 전 외무장관을 초청해 ‘호주 정부 대북정책 설명회’ 등을 열기도 했다.
호주협의회에 여성분과가 생긴 것은 이번 18기가 처음. 앞으로 호주협의회 여성분과위원회가 주력하고자 하는 사업은 교민들과 호주 현지인들로부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북한 주민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문화사업이다.
2011년 이미 호주 정부의 후원으로 시드니 한인여성미술협회 전시회를 진행한 바 있고, 앞으로 호주에 거주 중인 실향민 가정의 미술품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기도 하다. 호주에 널리 전파된 태권도를 현지화해서 태권체조를 시연하거나 현지 결혼식에서 한국의 폐백 문화를 선보이는 것도 그 같은 방안의 일부다.
광저우협의회 윤수희 자문위원
“2세에게 올바른 통일관 심어주고파”
2001년부터 중국에서 거주했고, 현재 교민 대상으로 주간지를 발행하고 있는 윤수희 광저우협의회 자문위원(43). 그가 통일운동을 하며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교육 사업이다. 그 자신이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2세들에게 고국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통일관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우쳤다.
“중국 현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한국과 북한은 정말 사이가 나쁘냐’는 등의 질문을 해올 때마다 ‘나부터 통일문제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아이들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 교민사회는 한국인과 조선족, 한국인과 중국 현지인의 다문화가정이 증가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렇게 언어와 문화가 상이한 한인 2세들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이들을 상대로 통일의 필요성을 가르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광저우협의회는 차세대만이 아니라 부모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학부모 평화 공감 통일교실’을 시도해 큰 호응을 얻어낸 바 있다. 광저우협의회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윤 자문위원 역시 자신이 발간하는 매체를 통해 민주평통의 활동상이나 통일 이슈를 적극적으로 다루며 교민 통일교육에 일조하고 있다.
윤 자문위원은 ‘올바른 정보와 사실만 제대로 접한다면 이들도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정부와 민주평통 등의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정보에의 목마름 때문에 광저우에서는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한국에서 개성공단 김진향 이사장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일본 동부협의회 이동수 자문위원
“2020년 도쿄올림픽 북한 선수 지원”
18기부터 일본 동부협의회에서 일해온 이동수 자문위원(42)은 한국에서 수영선수로 활동하다 17년 전 일본으로 건너간 이래 일본 쳬육계에서 활동해온 ‘스포츠통’. 현재 재일본 대한체육회에서 근무하며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체육인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민주평통에서 가장 주력하는 사업 역시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와 북한 체육인 지원사업이다.
일본은 일제 강점의 영향 등으로 일본에서 나고 자란 동포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민주평통 자문위원 중에도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2.5세나 3세가 있다. 또한 일본은 해외 그 어느 지역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북한 사람들, 혹은 친북 인사를 많이 접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만큼 한반도 정세 변화에 민감한 곳이다.
최근 북한 사람을 바라보던 적대적 시각과 편견도 많이 해소되고, 한때 갈등을 겪었던 거류민단과 조총련의 관계도 개선됐다. 이 자문위원은 이같이 통일로 향한 길을 열어가는 데 자신의 특기인 ‘스포츠를 통한 남북 협력사업’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다.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이 열리면 민간 차원에서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들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남북이 공동으로, 혹은 북한 선수들이 단독으로 이용할 ‘코리안 하우스’를 운영하고 교민들이 나서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또한 내년에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 체전에 북한을 초청하자는 논의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 협의회에서도 이를 전폭 지원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