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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풀뿌리대회에 참가한 한인들. 북방한계선(NLL) 인정 문제는 평화수역을 조성하는 문제의 핵심이다. 남북 간 ‘북방한계선’ 첫 명시했지만
서해 NLL 평화수역엔 견해차 여전

북방한계선(NLL) 인정 문제는 평화수역을 조성하는 문제의 핵심이다. 따라서 평화수역 조성 문제를 이해하려면 북방한계선의 성격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어떤 주장을 내세우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남북한은 4·27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통해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에 합의했다. 이 지역에서의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사실 평화수역 조성에 관한 남북 간 합의가 처음은 아니다. 남북한은 2007년 10·4 남북 공동선언 당시 평화수역 조성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합의는 서해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남북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협의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4·27 판문점 선언의 합의는 지난 10·4 선언 당시 합의의 맥을 잇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평화가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과거 여러 차례 발생한 군사적 충돌 때문이다.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남북 접경지역에서 육·해상뿐 아니라 공중 등에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계속 발생했다. 특히 해상에서의 충돌 대부분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군사적 충돌이 1999년과 2002년 각각 발생한 제1차, 제2차 연평해전이다.

2009년에는 대청해전이 발발하기도 했다. 앞에서 언급한 두 차례 연평해전은 모두 꽃게잡이 철인 6월에 터졌다. 북한군이 북한 어선의 고기잡이를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북방한계선을 반복적으로 침범한 것이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해서는 공동어로수역 지정 등 양국의 평화로운 어로 활동을 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미국 뉴욕주 연방 14지구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사회주의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10선의 조 크롤리 하원의원을 이겼다. 사진은 오카시오 코르테스(맨 오른쪽)가 5월 6일 뉴욕에서 벵골 공동체의 봉사활동에 함께한 모습. 2014년 4월 2일 연평도 망향비에서 바라본 북한지역. 황해남도 옹진군 앞바다에 비스듬한 대형배와 북한 어선, 고속정(뒤편 오른쪽)으로 보이는 배가 있다.

북방한계선 둘러싼 남북 대립

남과 북은 지난 10·4 남북 공동선언 직후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평화수역 지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불행히도 성공하지 못했다. 양측이 평화수역 지정에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북방한계선 인정 문제다. 당시 남한은 북방한계선을 기점으로 한 공동 어로수역을 지정하는 안을 북한 측에 제안했다.

북방한계선이 남북 간의 실효적인 군사분계선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남한이 제한한 안은 등거리 원칙을 바탕으로 북방한계선을 기준으로 하고 남과 북으로 같은 거리에 있는 지역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하는 안과 등면적 원칙에 따라 북방한계선을 기점으로 한 남과 북의 동일 면적 지역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하는 안 등 총 두 가지였다. 하지만 이러한 남한의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고, 평화수역 조성 노력은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남한의 제안을 반대하는 북한 측 주장의 핵심은 무엇일까. 북방한계선은 양측이 합의한 경계선이 아니므로 북방한계선을 평화수역 지정의 기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신 북한은 북방한계선 남쪽에 자신들이 자의적으로 설정한 해상경비계선을 평화수역 조성을 위한 기점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방한계선 인정 문제는 평화수역 조성 문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따라서 평화수역 조성 문제를 이해하려면 북방한계선의 성격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어떤 주장을 내세우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 바탕을 두고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남북 간 대립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자.

남한과 북한은 특수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북한의 지위가 이중적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헌법 제2조는 대한민국 영토가 한반도 전체와 그 부속도서로 이뤄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실정법에 따르면 한반도 북쪽 지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북한은 국가가 아닌 우리 영토를 불법 점유하고 있는 단체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제법상에서 북한은 하나의 국가로서 그 지위를 가진다. 북한은 유엔 회원국으로서 한반도 북쪽 지역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며, 전 세계 160개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은 실제 대내외적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로서 그 위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이중적 지위는 북한과의 협정 체결 과정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그동안 남한은 북한과 여러 차례 남북한 합의를 체결했다. 1991년 남북 기본합의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제껏 이러한 남북 간의 선언 및 합의서가 국회의 비준을 받은 적이 없다. 모든 국가 간의 조약은 국회로부터 비준을 받아야 하지만, 국내법적 논리에 따라 북한을 국가로 간주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을 추진하고 있다.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4·27 판문점 선언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것인데, 이 조약은 국회 비준 요건 차원에서 볼 때 북한을 하나의 국가로 간주할 수 있다.

실질적 군사분계선 역할 해온 북방한계선

이러한 북한의 이중적인 성격은 남북의 영토와 영해를 실질적으로 구분하는 경계선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과 주장을 하게 만든다. 남한과 북한은 육상에서 휴전선을 경계로 마주 보는 상태에서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한국과 북한은 정전협정을 이유로 잠시 전쟁을 멈추고 있을 뿐이다.

휴전선을 국경선이 아닌 군사분계선으로 간주하는 이유다. 북한과 유엔군은 1953년 정전협정에 서명하면서 현재의 휴전선을 군사분계선으로 정하고 북측 및 남측 방향으로 각각 2km, 총 4km에 이르는 비무장지대(DMZ)를 설정했다. 양측의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휴전선이 한반도 육상에서의 군사분계선이 된 것이다.

미국 뉴욕주 연방 14지구 민주당 하원의원 예비선거에서 사회주의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10선의 조 크롤리 하원의원을 이겼다. 사진은 오카시오 코르테스(맨 오른쪽)가 5월 6일 뉴욕에서 벵골 공동체의 봉사활동에 함께한 모습. 서해 북방한계선(NLL)의 평화지대화를 명시한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5월 6일 합동으로 연평도 백령도를 방문한 모습.

그런데 정전협정이 규정한 군사분계선의 영역은 육상뿐이다. 정전협정은 해상의 군사분계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물론 정전협정에도 일부 해상에 대한 양국 간 관리 규정이 있긴 하다. 한강 하구수역에 관한 규정이 그것이다.

휴전협정은 한쪽 강안(江岸)이 일방의 통제하에 있고 또 다른 한쪽의 강안이 다른 일방의 통제에 있는 수역의 경우 쌍방의 민간 선박이 해당 수역을 자유로이 항해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이 수역 내에서는 중간에 그어진 군사분계선이 없는 셈이다.

그런데 정전협정에 한강 하구수역 이외 다른 해상 지역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따라서 해상에서의 경계를 규정하는 추가 수단이 필요한데, 현재 이러한 역할을 실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로 북방한계선이다. 북방한계선은 원래 휴전 직후 한국군의 도서 관련 초계 활동을 제한할 목적으로 유엔군사령부가 설정한 선이다. 당시 한국은 유엔군사령부의 정전협정 체결을 반대했다.

우리 땅인 북쪽 지역을 수복하고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엔군사령부는 휴전이 성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군과 북한군이 무력 충돌을 벌일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경계가 모호한 해상의 특성상 한국군의 적극적인 초계 활동이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유엔군사령부는 휴전 직후인 1953년 8월 30일, 동해와 서해에 북방한계선을 설정했다.

이처럼 북방한계선은 휴전 당시부터 실질적인 군사분계선의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북한은 유엔군이 설정한 북방한계선을 결코 인정한 적이 없고, 실제 여러 차례 이의를 제기했으므로 북방한계선을 정당한 경계선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우리가 북방한계선 이라는 용어를 언급하는 것조차 예민하게 반응한다.

北, 북방한계선 용어 담긴 4·27 선언 합의

이러한 상황에서 평화수역 지정 문제는 결국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물론 그 대안으로서 다른 기선(基線)을 찾을 수 있지만, 북방 한계선이 실효적인 남북 간 해상 경계선으로 작동해온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 또 다른 선을 기점으로 삼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북방한계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4·27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러나 그 사실 여부는 아직 모호하다. 북한이 그 용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그 용어로 표현된 주장에 동의한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입장이 변화할 소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기점으로 하는 평화수역 조성에 합의한다면 이는 남북이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평화수역 조성은 남북 협력이라는 그림을 그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서해 직항로 개설, 10·4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서해평화협력지대 창설, 나아가 남북 경제 협력을 위한 신경제 구상 등의 실행을 위한 첫 단추가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구체적으로는 설정 수역의 위치, 남북 민간 어선들에 대한 관리 및 통제 방안, 수역 내 통제 및 관리를 위한 함정의 수 및 통제 규칙, 그리고 제3국 어선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 등에 대한 합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신 둘 숙 조 남 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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