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대화

제18기 국내지역회의 일념통천(一念通天)으로 평화통일 기원 “남북 경제협력으로 한반도 시대 이루자”

7월 1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 18개 지역에서 진행된 ‘제18기 국내지역회의’가 그 어느 해보다 활기찬 축제 분위기 속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이색 아이디어와 다양한 정책으로 한반도의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해 ‘평창 평화올림픽 지원을 위한 민주평통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정책건의부터 국민과의 소통, 현장 자원봉사까지 평창의 성공을 훌륭하게 뒷받침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지역과 세대, 계층을 초월해 평화와 번영의 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통로인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제18기 국내지역회의 개최를 축하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격려사에는 그동안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한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을 격려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각 지역부의장은 문 대통령의 격려사를 들으며 2018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번 국내지역회의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자리가 되기를 바랐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회의에 참석한 김덕룡 수석 부의장은 민주평통이 ‘올림픽 기간 한미 훈련 잠정 연기’와 같은 파격적 정책 건의를 통해 북한의 올림픽 참여,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등에 기여한 바를 높이 평가했다. 김 수석부의장은 “지금의 기적 같은 변화를 지속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과 전 국민적 합의를 통해 정부를 뒷받침해줘야 한다”며 “지역사회 지도자들인 자문위원들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에 발맞춰 지역평화통일운동의 플랫폼으로서 그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17개 시·도 및 이북5도 지역회의에 소속된 국내 자문위원 1만6439명이 함께하는 지역회의가 7월 1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에서 열렸다. 국내지역회의는 4·27 판문점 선언 등 대북정책 추진 현황을 이해하고 지역회의별로 자문위원이 참여해 활동 실적을 점검하며 향후 활동방향을 정책건의안에 담아 심의·의결하게 된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최종 결의안을 채택하게 된다. 국내 지역회의는 의장인 문재인 대통령이 소집하고 지역별 부의장이 주재하는 법정회의다.

공감 토크로 자문위원 여론 수렴

올해 주제는 ‘평화! 그 아름다운 동행’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 진전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제고하기 위한 주제다.

7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이북5도청사 회의실. 이날 ‘민주평통 제18기 이북5도지역회의’에 참석한 황인성 사무처장은 특별 강연을 위해 강단에 올랐다. 이 자리에서 황 사무처장은 “남북이 공존하고 교류하면서 평화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제도화하고 나서 완전한 통일을 하자는 것이 단계적 통일 방안인데, 정권이 바뀐 후에도 일관되게 통일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며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평화협정을 맺어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면, 한반도는 국제 정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주체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7월 17일 개최된 광주지역회의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김덕룡 수석부의장이 7월 17일 개최된 광주지역회의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7월 11일 개최된 서울지역회의에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정부 측 보고가 있었다. 조 장관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의 한반도정책 추진방향’이란 주제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 평화정책에 대해 설명한 후 향후 추진되는 코리아오픈탁구대회와 아시안게임 등의 남북 단일팀 출전, 이산가족 상봉행사, 철도·도로 협력사업 등을 소개했다. 조 장관은 “지금까지 남북 간 많은 합의가 이뤄졌으나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후퇴했다”며 “이런 관행을 막기 위해 올가을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 제도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18기 국내지역회의에는 ‘공감 토크’ 시간이 처음 도입됐다. 제18기 후반기 지역회의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통일 활동은 무엇인지,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을 위한 자문위원의 활동 방향과 정부 통일정책의 추진에 관해 어떻게 건의해야 하는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대화시간이다. 30분가량 진행된 공감 토크에는 각 지역 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이번 공감 토크에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제로 통일국민협약의 역할이 특히 강조됐다. 김태영 여성분과위원회 분과위원은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여론 수렴 및 정책 건의를 위해서는 그 차이를 인정하고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공론화 과정, 즉 통일국민협약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사무처장이 강원지역회의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황인성 사무처장이 강원지역회의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민주평통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세영 인천 계양구협의회 자문위원은 “자문위원 스스로 진영 논리를 떠나 세대 간 갈등을 넘어 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열 세종지역회의 자문위원은 “보다 다양한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통일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져야한다”며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정책 을 건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남북 교류 활성화 방안 봇물

국내지역회의에는 통일과 대북정책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자문위원들이 대거 참석해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대안을 모색한다. 이번 국내 지역회의에는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내실 있고 특색 있는 다양한 정책이 도출됐다.

서울지역회의는 서울시의 특성을 살린 대북사업의 일환으로 경평 축구대회 조기 부활을 건의했다. 오는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과 전국체전 100주년인 점을 고려해 ‘서울-평양 상호 방문’ 및 ‘2019년 통일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서울도성-평양성 세계문화유선 공동 등재 사업, 서울~평양~신의주~단동 한국 고속철도(KTX)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부산지역회의는 부산에서 개성공단까지 ‘부산 통일열차’를 시범 운영하고, 환동해 경제벨트 중심도시로 부산광역시를 지정하는 건의안을 마련했다. 부산-금강산 크루즈, 부산-평양 직항로 개설 등 해양 중심 관광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자는 복안이다.

대구지역회의는 청소년 평화통일 교육 활성화와 사회 평화통일 교육 일상화, 통일시대를 대비한 지역 통일전문가(통일 화랑)를 육성하고, 대구시에 평화통일담 당관실 마련을 건의해 통일공감대 확산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지역회의가 건의한 내용에는 서해 5도를 연결하는 평화·안보교육 관광벨트 조성, 송도에 국제평화와 한반도 통일 컨퍼런스 센터 건립, 강화도에 평화통일 체험관을 포함한 평화통일 캠프 신설 등이 담겨 있다.

서울지역회의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지역회의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광주지역회의는 인도적 교류와 함께 남북 경제 협력과 대북 투자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북 교류의 주체로서 지자체의 위상 확립 및 지역 대북교류 사업에 지자체와 민주평통 지역회의 및 지역협의회, 유관 비정부기구(NGO)의 협력을 추진할 것을 건의했다. 대전지역회의는 종전선언과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의 실질적인 공고화를 지향하고, 대전의 특성을 살린 남북 상호 교류방식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지역회의는 행정 중심 복합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을 이용해 평화협력 체제를 주도하겠다는 정책안을 마련했다.

경기지역회의는 남북교류협력의 지방화시대를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고 민주평통 경기지역회의에 ‘남북교류협력추진위원회(가칭)’를 설치해 경기도남북교류협력위원회의 활동을 뒷받침하고 공조활동을 활성화할 것을 건의했다. 강원지역회의는 민주평통 주관으로 남북교류협력사업 민간협의체를 구성하고,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을 건의했다. 금강산 관광 재개및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를 강조했다.

충북지역회의는 평화통일을 위한 외교활동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제 틀 안에서의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할 것을 건의했다. 충남지역회의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이산가족 상복 확대 및 연속 실시하는 안건을 마련했다. 지자체 차원의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도 강화한다.

전북지역회의는 전북도와 전주시에만 있는 남북교류협력조례가 다른 13개 시군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공감대 형성에 노력할 것을 건의했다. 전북도가 주력하고 있는 3락농정(농민, 농업, 농촌)을 강화하는 한편 남북교류 토대를 강화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전남지역회의는 대북제재 해제 전까지 남북 농업협력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전남 지역광역·기초 자치단체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개정할 것을 건의했다.

경북지역회의는 농업기술 전수와 협력을 위해 남측 농민의 북한 방문 및 현장 지원을 추진하고, 경상북도의 국학연구 성과를 기초로 한 남북공동 역사연구 및 역사자료 수집을 위한 현장 답사 추진을 제안했다. 경남지역회의는 중립적이고 탈이념적인 통일전문 정보센터를 설립하고, 민주평통 지역회의 및 지역협의회 차원에서 지자체 남북교류협력사업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및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을 건의했다.

7월 20일 열린 충북지역회의에서 공감 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7월 20일 열린 충북지역회의에서 공감 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제주지역회의는 제주평화연구원과 국제평화재단을 통합해 ‘환태평양 평화센터(가칭)’을 설립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종전선언이 북한의 비핵화를 앞당기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미국에 설득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을 건의했다. 이북5도지역회의는 이북도민 향토문화 지키기, 남북한 언어 배우기, 이북도민 고향 성묘단 등의 사업을 건의했다.

민주평통은 국내지역회의에서 도출된 지역별 정책건의를 하나로 모아 ‘지역회의 정책건의 자료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한반도 평화 기원하는 메시지로 감동 물결

이번 국내지역회에는 자문위원들이 평화통일 메시지를 직접 작성하는 시간도 주어졌다. 자문위원들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일념통천(一念通天)으로 기원하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이색 문구를 작성했다. 이병권 부산 연제구협의회 자문위원은 ‘평화의 시작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로부터’라는 메시지로 민주평통의 역할과 위상을 강조했다. 지역 특성을 담은 기발한 문구도 여럿 나왔다. 김인철 인천 중구협의회 자문위원은 ‘한반도 평화의 시작은 서해 평화수역 조성으로부터’이라는 문구를, 정재헌 경남 거제시협의회 자문위원은 ‘거제의 만리향의 향기가 백두산까지’라는 메시지를 만들어냈다.

김정애 경기 가평군협의회 자문위원은 ‘우리가원하는 통일은 후세에 물려줄 든든한 역사요, 희망이며 유산입니다’란 문구로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남과 북에 결혼정보센터를 설치하자(황용규 서울 강동구협의회 자문위원)’, ‘48번 국도를 교동도와 해주대교로 이어 유라시아로 진출(김영애 인천 강화군협의회 자문위원)’ 등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오찬은 평양에서 만찬은 서울에서(윤봉석 서울 동작구협의회 자문위원)’, ‘소통하는 남북회담 화답하는 종전선언(이완용 충남 천안시협의회 자문위원)’ 같은 개성 있는 메시지도 주목을 받았다.

7월 18일 개최된 경기지역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공동번영 촉구 결의안’을 낭독하고 있는 자문위원들. 7월 18일 개최된 경기지역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공동번영 촉구 결의안’을 낭독하고 있는 자문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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