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 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이 혼합 경기에서 점프볼을 하고 있다. 7월 4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개최된 남북 통일농구경기에서 여자 평화팀과 번영팀이 혼합 경기에서 점프볼을 하고 있다. 6개 종목 단일팀 구성
여자농구 금메달 기대

오는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개최되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이 또다시 하나가 된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에 남북한이 공동 입장하기로 했고, 여자농구와 조정, 카누 등 6개 세부 종목에서 단일팀을 이뤄 출전하기로 했다. 지난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가 남북 단일팀을 이뤄 대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지난 7월 4일 평양에서 남북 통일농구대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이제 스포츠 분야에서 남북이 하나 되는 것은 그렇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사처럼 다가온다.

남북 스포츠 팀이 처음으로 하나가 돼 국제대회에 참가한 것은 27년 전인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포르투갈 20세 이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때였다. 당시 남북은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출전했고, 기는 하늘색 한반도기, 국가는 아리랑을 사용했다. 남북 단일팀은 시너지 효과를 내서 여자탁구는 처음으로 죽의 장막을 뚫고 나온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탁구도 4강에 올랐다. 그리고 축구도 8강까지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폐회식에 남북 단일팀이 공동 입장을 한 이후 지난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모두 10차례 공동 입장을 했고, 이번 18회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열한 번째 공동 입장을 하게 된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남북이 각각 100명씩 모두 200명이 공동 입장하기로 했는데, 역시 코리아라는 이름 아래 한반도기와 아리랑으로 하나가 될 예정이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평창동계올림픽과 다른 점은 선수 구성에서 특혜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 함께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캐나다, 일본,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양해를 얻어 원래 23명인 엔트리를 35명으로 12명을 더 늘린 바 있다.

이에 따라 한국팀에서 23명, 북한팀에서 12명 등 모두 35명이 한 팀을 이뤄 평창올림픽에 출전했고, 우리 측의 사라 머레이 여자아이스하키 팀 감독이 경기마다 엔트리를 23명으로 좁힌 다음 북한의 박정철 코치와 협의해 출전 선수를 결정했다. 경기마다 북한 선수를 최소 3명 이상 출전시키는 조건이었다.

카누는 남녀 드래곤보트 종목이 단일팀을 이뤄 출전한다. 카누는 남녀 드래곤보트 종목이 단일팀을 이뤄 출전한다.

그러나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엔트리를 늘리지 않고 출전한다. 예를 들면 조정 에이트의 경우 엔트리가 8명(조타수 제외)인데, 8명의 범위 내에서 남북한이 각각 4명씩의 선수를 출전시키게 된다.

여자농구는 남측의 이문규 감독과 북측의 장명진 감독이 각각 감독과 코치를 나눠서 맡게 될 것 같다. 이문규 감독은 지난 7월 통일농구를 통해 북측의 로숙영, 리정옥, 김류정, 박진아 선수가 전력에 보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숙영 선수는 센터로 키(181㎝)는 별로 크지 않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발도 빨라서 크게 보탬이 될 것 같다. 다만 205㎝로 아시아 여자 농구선수 가운데 최장신인 박진아 선수는 나이(15살)가 너무 어린 것이 걸린다. 남북 단일 여자농구팀은 대만, 인도네시아, 인도, 카자흐스탄과 조 예선 경기를 벌인다. 대만팀을 빼놓고는 약한 팀들이라 예선 통과는 확실시된다.

한국 남녀 농구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북한 여자팀 전력을 합한다 해도 중국팀이 막강하고 일본팀도 만만치 않다.

카누는 남녀 드래곤보트 종목이 단일팀을 이뤄 출전한다. 드래곤보트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 빠졌다가 이번 대회에 다시 채택됐다.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이 강한데, 이번 대회도 한국이 중국 등이 함께 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남녀 드래곤보트는 각각 16명이 한 팀을 이뤄 그 가운데 12명이 출전한다. 따라서 남북한은 남녀 각각 8명의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12명은 노를 젓는 패들러 10명과 키잡이와 드러머(북잡이)가 각각 1명씩 포함돼서 12명이 한 팀을 이루게 된다. 남자 종목과 여자 종목은 패들러는 반드시 성별을 지켜야 하지만 키잡이와 드러머는 성별이 바뀌어도 상관이 없다.

평화·화합 상징에 부합하는 단일팀

조정은 모두 3종목이 단일팀을 이루게 된다. 남자 무타 포어, 남자 에이트, 그리고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이다. 3종목 모두 원래 남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않으려 했던 종목이다. 남북 단일팀을 이뤄도 메달 획득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단일팀을 이뤘다는 데 의의를 두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남자 무타 포어는 조타수 없이 4명의 선수가 노를 젓는 종목인데, 각각 2명씩의 남북한 선수가 짝을 이루게 된다. 남자 에이트는 조정의 꽃인데, 남북한이 각각 4명씩 8명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노를 젓게 된다. 에이트 종목은 조타수를 누가 맡느냐가 중요한데, 남북한이 합의를 해야겠지만 남쪽에서 조타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은 남북한 여자 선수가 각각 1명씩 출전해서 2명이 함께 팀을 이루게 된다.

아시아 스포츠계에서는 이번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개·폐회식 남북 공동 입장과 6개 세부 종목의 남북 단일팀 참가는 ‘평화와 화합’의 상징인 아시안게임에 매우 부합하는 사례로 보고 있다.

기 영 노 기 영 노
스포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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