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365 | 통일 골든벨 결선

꿈과 끼로 똘똘 뭉친 청소년 100인

‘2017 고등학생 통일 골든벨’ 결선을 뜨겁게 달구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KBS 도전 역사·통일 골든벨’ 최종 결선이 7월 23일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렸다. 지난 5, 6월 예선전을 통과해
결선에 진출하게 된 100명의 고등학생들은 이른 아침부터 두꺼운 역사책을 들여다보며 의미심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전국 192개 시·군과 미국, 중국, 프랑스 등 해외 21개 지역 예선을 거쳐 올라온 역사·통일 브레인들의 쟁쟁한 대결 현장을 전한다.
이날 최종 결선대회는 KBS '도전 역사·통일 골든벨' 제작팀과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본 방송은 8월 13일 방영된다.

통일 골든벨 결선

떨어져도 괜찮아, 우린 꿈이 있잖아

골든벨 결선이 있던 일요일 아침, 행사 현장은 KBS 방송팀들의 발걸음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행사 세트장과 방송 기기들을 안전하게 설치하기 위해서다. 그사이 학생들은 든든한 식사를 마치고 점검이 완료된 세트장 안으로 입장했다. 보드판을 든 학생들의 뒷모습에서 은근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어느새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오승원, 박소현 아나운서. 사회자석에 자리한 박소현 아나운서가 “문제가 남느냐 내가 남느냐 도전 골든벨!”을 외치며 역사·통일 골든벨의 시작을 알렸다. 첫 번째 문제는 가벼운 몸 풀기로 신채호의 「독사신론」 중 ‘국가의 역사는 ○○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 는 내용의 빈칸을 맞히는 문제가 출제됐다.

행사 세트장과 방송 기기들을 설치하느라 분주한 방송스태프들 ▲ 행사 세트장과 방송 기기들을 설치하느라 분주한 방송스태프들

퀴즈대회에 앞서 대회 규칙과 주의사항을 경청하는 학생들 ▲ 퀴즈대회에 앞서 대회 규칙과 주의사항을 경청하는 학생들

오승원, 박소현 아나운서와 함께하는 오프닝 ▲ 오승원, 박소현 아나운서와 함께하는 오프닝

도전 역사 통일 골든벨 퀴즈를 풀고 있는 학생들 ▲ 도전 역사 통일 골든벨 퀴즈를 풀고 있는 학생들

그런데 뜻밖에 오답자 3명이 나왔다. 오승원 아나운서는 답안을 ‘자식’이라고 쓴 41번 김규민 학생에게 다가가 “너무 빨리 떨어져 아쉽지 않느냐”고 물었고, 김규민 학생은 “골든벨 진출권도 장기자랑으로 얻어서 괜찮다”며 예선에서 선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성대모사를 보여줬다.

한편 ‘민족’과 헷갈려 답안을 ‘국민’이라고 쓴 5번 황은서 학생은 보드판에 자신을 ‘황은서 아나운서’라고 소개해 도전 골든벨의 오프닝을 남북한 아나운서 버전으로 보여줘 친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성대모사 개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41번 김규민 학생 ▲ 성대모사 개인기를 보여주고 있는 41번 김규민 학생

‘남북한 아나운서 버전으로 골든벨 오프닝을 선보이는 5번 황은서 학생 ▲ 남북한 아나운서 버전으로 골든벨 오프닝을 선보이는 5번 황은서 학생

“대한민국 감사합니다” 우리 할아버지 짱이죠?

조선시대 미식가 허균이 서술한 해산물을 맞히는 5번 문제에서는 오답자가 속출했다. ‘크기는 강아지만하고 다리는 큰 대나무만한 것’이라는 설명이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대게’와 비슷한 ‘가재’를 써내 탈락했다.

다리가 길다는 설명에 오징어나 문어를 적어낸 학생들도 있었다. 특히 43번 정재윤 학생은 ‘과메기’를 써내 큰 웃음을 주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수준급의 춤 실력을 보여줘 친구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객석에 있던 가족 응원단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문제를 출제 하는 윤주경 독립기념관 관장 ▲ 문제를 출제 하는 윤주경 독립기념관 관장

‘문제를 출제 중인 윤주경 독립기념관 관장 ▲ 패자부활전 게임에서 전원 부활의 기회를 얻은 학생들

광해군이 재건하려 했던 두 나라를 묻는 문제에서도 대여섯 명의 학생들이 떨어졌다. 정답은 ‘명나라와 청나라’였는데 ‘금나라와 명나라’라고 쓴 학생들이 더러 있었다. 그중 22번 최근호 학생은 보드판에 “대한민국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써놔 눈길을 끌었는데, 사회자의 인터뷰에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국가유공자”라고 밝혀 월남전 참전용사이신 할아버지를 직접 무대로 모시기도 했다.

친구야 죽도록 뛰자, 부활권이 눈앞에 있어

2부에서는 패자부활전이 진행됐다. 1부 본선에서 남은 7명의 학생들을 제외한 93명의 학생들이 두 사람씩 다리를 묶고 허들을 넘어 바구니에 공을 빨리 넣으면 부활의 기회가 주어지는 게임이었다. 이에 총 3팀의 친구들이 도전해 전원 부활의 기회를 얻었고, 1부 본선을 통과한 7명의 학생들에게는 13번 문제부터 35번 문제까지 쓸 수 있는 1개의 부활권 ‘별 머리띠’가 주어졌다.

2부 결선 첫 번째 문제는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독립기념관 관장이 직접 출제했다. 서재필이 중심이 되어 창간한 ‘독립신문’을 묻는 문제였는데 ‘대한일보’, ‘대한매일일보’라고 쓴 4명의 학생들이 떨어졌다. LA에서 온 12번 이정환 학생은 ‘Flintridge Outlook’이라는 오답을 써내기도 했다.

역사 선생님을 재현하는 25번 양승태 학생 ▲ 역사 선생님을 재현하는 25번 양승태 학생

‘통일을 주제로 즉흥 랩을 선보이는 26번 배준호 학생 ▲ 통일을 주제로 즉흥 랩을 선보이는 26번 배준호 학생

급진적 폭력주의의 다른 명칭을 묻는 14번 문제에서는 이날 최다 오답자가 나왔다. 많은 학생들이 ‘민족주의’, ‘공산주의’를 써냈기 때문이다. 보드판에 자신을 ‘쇼미더 골든벨’이라고 소개한 26번 배준호 학생은 ‘의혈단’이라는 오답을 썼는데, 사회자가 개인기를 주문하자 즉흥적으로 작사한 통일랩을 선보였다.

결선의 두 번째 위기는 21번 문제에서 한 번 더 찾아왔다. 김알지, 석탈해, 김수로, 박혁거세 중 알에서 태어나지 않은 왕의 이름을 묻는 문제였는데, 많은 학생들이 마치 처음 들어보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사회자는 오랫동안 답을 적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고 “이름 때문에 헷갈리지 말라”는 힌트를 줬지만, 무려 14명의 학생들이 우르르 떨어졌고, 이때 탈락한 25번 양승태 학생은 자신의 꿈인 역사 선생님을 재현하며 함께 떨어진 친구들을 위로해주기도 했다.

걸그룹’우주소녀’의 공연 무대 ▲ 걸그룹’우주소녀’의 공연 무대

골든벨도 좋지만, 우주소녀는 더 좋아

30번대 문제로 진입하면서 탈락자가 점점 늘었다. 그리고 10명의 학생만이 남은 상황에서는 독도 지킴이로 알려진 서경덕 교수가 영상문제를 출제해 2명이 떨어지고 8명이 남게 됐다.

‘동국통감’, ‘자치통감’에 들어가는 ‘감’자에 대해 묻는 문제에서는 80번 이동희 학생이 “한자 ‘鑑’은 ‘비추어 보다’, ‘성찰하다’는 뜻의 ‘거울 감’자를 뜻한다”며 “동국은 우리나라가 중국의 동쪽에 있었던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설명해주기도 했다.

태극기의 ‘건곤감리’ 뜻을 묻는 문제에서는 6명이 탈락해 최후의 2인만이 남았다. 건곤감리는 ‘하늘, 땅, 물, 불’을 뜻하는데 ‘바람’과 헷갈린 학생들이 많은 듯했다. 이때 남은 두 명의 학생은 21번 김민재 학생과 96번 김민우 학생이었는데, 두 학생에게는 신동엽의 시에서 세 개의 연도가 뜻하는 사건을 맞히는 문제가 주어졌다.

최후의 2인 대결 중인 21번 김민재 학생과 96번 김민우 학생 ▲ 최후의 2인 대결 중인 21번 김민재 학생과 96번 김민우 학생

그런데 답판을 든 두 학생의 모습에 방청객이 술렁거렸다. 두 친구 모두 ‘4.19혁명’과 ‘3.1운동’까지는 동일하게 적었는데 나머지 한 개의 답이 달랐기 때문이다. 김민재 학생은 ‘동학농민운동’을 김민우 학생은 ‘을미사변’을 적었는데, 사회자가 “자신의 답이 왜 정답인지 설명해보라”고 묻자 김민재 학생이 자신 있게 설명했다.

이에 김민우 학생은 자신이 오답을 쓴 것 같다며 탈락을 예감했고, 정답 확인 후 김민재 학생이 이날 최후의 1인이 됐다. 최후의 1인이 된 민재 학생이 골든벨 퀴즈를 기다리는 동안은 ‘우주소녀’의 공연이 이어졌다. 긴 열전에 지쳐있던 학생들은 재충전의 시간이라도 갖는 듯 환호성을 질렀고, 최후의 1인이 된 김민재 학생에게는 우주소녀의 멤버가 직접 사인CD를 전해주어 부러움을 샀다.

최후의 1인에게 문제 출제 하는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 최후의 1인에게 문제 출제 하는 황인성 민주평통 사무처장

‘골든벨로 가는 두 번째 문제 답안으로 ’두문분출’을 쓴 김민재 학생 ▲ 골든벨로 가는 두 번째 문제 답안으로 ’두문분출’을 쓴 김민재 학생

역사를 바로 세워 갈등을 없애는 사람

우주소녀의 무대가 끝나고 드디어 김민재 학생이 골든벨로 가는 다섯 문제에 도전했다. 그 첫 번째 문제는 이날 행사를 주관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황인성 사무처장이 제출했다. 황인성 사무처장은 “우리 독립선열들이 피땀으로 나라를 되찾은 그날 허리 잘린 한반도를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며 “지난 70여 년간 우리 민족은 서로를 반목하며 살아왔지만, 우리 모두가 지혜와 힘을 합쳐 평화로운 한반도, 한겨레의 꿈을 실현하는 날을 앞당겨야 한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곧바로 ‘독일 통일의 아버지’를 묻는 문제를 냈다.

김민재 학생은 문제를 다 듣기도 전에 정답을 적어내며 “전 세계를 통틀어 평화적 통일을 이룬 나라가 독일이기 때문에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 번째 문제까지 어려움 없이 맞힌 민재 학생은 행운의 ‘해외 어학연수권’을 따냈다.

모든 퀴즈가 끝나고 최후의 1인 김민재 학생을 축하하는 친구들 ▲ 모든 퀴즈가 끝나고 최후의 1인 김민재 학생을 축하하는 친구들

하지만 골든벨을 울리는 마지막 문제에서는 민재 학생의 고민이 길어졌다. 만해 한용운의 조선독립서에 들어가는 단어 두 개를 묻는 문제였는데 이때 ‘자유’와 ‘평화’가 아닌 ‘자유’와 ‘평등’을 적어내 아쉽게 떨어지고 말았다. 민재 학생은 아쉬움에 얼굴을 두 손에 묻었고, 이내 친구들이 달려와 민재를 들어 올리며 위로와 응원을 전했다.

대회를 마무리하던 오승원 아나운서는 이날 최선을 다해준 민재 학생에게 “나중에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물었다. 그러자 민재는 “우리나라가 지역갈등이나 세대갈등이 많은 이유는 앞에 있던 사건들이 뒤틀려 있기 때문”이라며 “아직 뚜렷한 꿈은 없지만 우리나라의 그런 과거사를 바로 잡고 사회를 통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민재 어머니는 “아들이 이렇게 잘할 줄 모르고 플랜카드도 일부러 안 만들어 왔는데 미안하다”며 “민재가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역사공부가 자기 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아 대견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 “역사지리 연구가가
    꿈입니다”

    김민석 중앙일보 논설위원
    우성재 학생(제주 오현고등학교)오늘 골든벨에 참여하기 위해 역사부도를 비롯해 관련 책들을 공부했는데 결과는 두고 봐야 알 것 같아요. 역사는 지리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미래에 역사지리를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통일 골든벨에 참여한
    것만으로 영광이에요”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권민숙 어머니, 이건우 학생
    (중국 칭다오 위해중세한국국제학교)
    아들이 예선에서 1등 했다는 연락을 받고 대견하기도 하고 기뻤어요. 공부 좀 열심히 해서 나가라고 하니까 본인은 배우는 마음으로 나간다고 하더라고요.(권민숙) 제가 제일 하고 싶은 공부가 정치외교학인데, 오늘 골든벨이 역사·통일 골든벨인 만큼 저한테는 의미가 큰 것 같아요.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이건우)
  •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입니다”

    이종희 선거연수원 교수
    김영민, 이석영, 권민재(충남 예산고등학교)그동안 역사통일 골든벨에 열심히 참여해 학생 3명이 결선에 진출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통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돼 뿌듯합니다.(정우식 교감선생님) 빨리 통일이 돼서 나라가 부강해지고 복지도 향상됐으면 좋겠습니다.(이석영)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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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발행 : 2017-08-14 / 제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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