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문위원님들이 지역특성에 맞는 중요한 일들을 잘 추진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동포사회의 지도적 입장에서 많은 활동을 해주시는 자문위원들이 있어서 정말 든든합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 4월 28일(월)부터 5월 1일(목)까지 3박4일간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미국 지역 자문위원 7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6기 해외지역회의’를 개최했다.
‘대박나는 통일시대, 함께하는 통일준비’를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회의는 해외자문위원들의 통일준비 노력을 격려하고 통일준비 과제를 공유하며 제16기 출범이후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를 함께 하기 위해 청와대 방문일정을 취소하고, 대신 모든 자문위원들이 희생자 유가족을 돕기 위한 성금을 모금해 전달하는 등 세월호 사고의 아픔을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 1일차(4월 28일)에는 등록 및 오리엔테이션, 환영식이 있었으며, 2일차(29일)에는 개회식, 외교부 국정보고, 특강, 협의회별 분임토의가, 3일차(30일)에는 통일부 및 안행부 국정보고, 특강, 활동계획 발표 등이 있었다. 끝으로 마지막 날인 5월 1일에는 DMZ 통일안보현장 시찰<관련기사 참조(클릭)>이 진행됐다.
해외지역회의 공식행사 첫째 날인 29일, 현경대 수석부의장은 ‘통일대박-지구촌 평화, 번영의 시작’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현 수석부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출범하면서 평화통일기반구축을 국정 4대 기조중 하나로 제시했고, 전 국민사이에 통일의 열망을 만들어 역사상 처음으로 통일의 기회가 왔는데, 준비가 안 돼 있어 통일을 이루지 못한다면 역사와 민족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통일을 이루기 위한 3가지 전제 조건으로 우리국민 모두가 하나 되어 뜨거운 열정으로 통일을 준비하는 마음, 주변국의 지지, 북한주민들의 선택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해외동포들이 이역만리에서 불철주야 노력해서 당당하게 한인사회를 만들어냈고, 대한민국 역시 세계 12번째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며 “이러한 저력으로 통일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 수석부의장은 또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비전을 설명한 뒤 “한반도 통일은 더 나아가 세계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주는 큰 꿈이기에, 그 꿈을 함께 해달라”고 말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기조연설에 앞서 김기철 미주부의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김기철 부의장은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생존자들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위로의 말로 개회사를 시작했다. 또한 “‘통일은 대박’이라는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을 보고 ‘이제 통일이 머지 않았다’고 느꼈으며 책임감과 사명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앞으로도 미국사회에서 한인들의 정치적 발언권을 높이고, 탈북청소년의 유학지원 및 통일 홍보, 북한 바로 알리기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미국의 조야가 한반도 통일 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찬봉 사무처장은 ‘2014 주요업무 보고’에서 제16기 활동목표 및 5대 활동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8천만이 행복한 통일대박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드레스덴 구상을 적극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평통과 통일준비위원회와의 관계에 대해 “이 두 기관이 통일준비를 위해 어떻게 긴밀히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할 것인가 청와대측과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민주평통은 통일준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함께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의 ‘통일환경 변화와 외교정책방향’ 국정보고가 있었다. 조태열 차관은 2014년 외교안보환경에 대해 한반도정세와 동북아정세, 국제정세 측면을 언급하며 “올해 ‘제3의 동시다발적’ 지각변동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기 위한 것이 바로 신뢰외교이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등이 이런 큰 전략적인 구조 속에서 나왔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선언’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한반도의 미래를 준비해야 할 역사적 소명을 타고 난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고, “이 시점에서 국민과 정부가 해외동포들과 함께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반도의 미래가 크게 좌우될 것이기에 금년 한 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오찬 후에는 신창민 한우리통일연구원 이사장의 특강 ‘통일은 대박이다!’가 진행됐다. 신창민 이사장은 “우리는 경제적으로 통일을 감당할 수 있으며 빠르면 빠를 수록 좋고, 통일은 경제적으로 볼 때 대단히 큰 기회이기 때문에 이런 경제 문제 하나만 갖고 보더라도 통일을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또한 통일비용과 이득을 비교하고 통일비용최소화 및 통일자금 마련 방안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북쪽 주민들의 민심이 남쪽을 향할 때 통일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주민들에게 이득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통일에 목표를 둔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가 최초이고 그 분이 혼자 해나갈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함께 통일을 이뤄가자고 말했다.
이틑날인 수요일 회의는 김동석 뉴욕시민참여센터 상임이사의 ‘재미한인의 공공외교’ 현장보고로 막을 올렸다. 김동석 이사는 한인들의 정치력 결집과 신장을 강조하며 실제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이뤄낸 성과를 소개했다. 먼저 한인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언어 때문이라고 보고 소송을 통해 우리말투표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 결과, 뉴욕에 3만5천여 명의 한인유권자를 만들어냈으며 전국으로 퍼져나갈 것이라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2007년 워싱턴에서 통과된 ‘일본군강제위안부결의안’, 2008넌 7월 미의회 도서관의 ‘독도’ 명칭 유지, 2010년 ‘일본군 강제위안비 기림비’ 건립, 2014년 버지니아주 ‘동해병기’ 입법 등은 공공외교에서 미주한인들의 역할과 실력을 설명해주는 예이며, 민족역량을 구축하는 그 자체가 애국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통일운동 또한 코리언-아메리칸, 즉 아직 뿌리의식을 갖고 분단해소가 우리민족과제라는 확고한 의식을 갖고 있는 자문위원들이 미국시민사회의 힘으로 전환시킬 때 가능하다며, 올해 중간선거에서 투표에 꼭 참가하고 정치력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 국정보고가 있었다. 류 장관은 “지난 20년 동안 국가지도자가 통일담론을 이렇게 정면으로, 열정적으로 제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체계적으로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통일대박’과 관련해서는 ‘통일은 당위이자 기회이고 희망’이라는 3가지를 하나로 뭉뚱그려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통일은 단지 남과 북이 하나 되는 것을 넘어서서 더 바람직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를 거기에 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통일을 수레에 비유하며 “남북관계라고 하는 바퀴, 국제협력이라고 하는 바퀴, 국내 통일준비라고 하는 이 3개의 바퀴가 같이 굴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바퀴가 비록 더디게 굴러가더라도 더 앞으로 전진을 시켜서, 뒤로 다시 돌아가지 않게 하자는 것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며, 특히 주변국이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고 협력하도록 하기 위해서 해외지역에 계신 자문위원들의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지성호 청년NAUH(나우) 대표는 ‘내가 겪은 북한’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지성호 대표는 2006년 탈북했고 동국대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북한에서 열차 사고로 왼쪽 다리와 왼쪽 손을 잃은 그는 “자유롭게 걸어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을 이루게 해준 것은 대한민국이었다”며 북한 탈출과 대한민국에서의 생활 등을 소탈하게 이야기했다. 특히 자문위원들은 “통일이 되어야 탈북 실패로 고문을 받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소에 술이라도 한 잔 받아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의 말에 눈시울을 붉혔다. 지성호 대표는 ‘청년NAUH’를 통해 35명의 탈북청년들을 구출해냈고 워싱턴협의회 황원균 회장의 후원으로 탈북청소년 4명을 한국에 데려올 수 있게 됐다고 말해 자문위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미국 국무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일, 통일 후 민주경찰이 돼서 북한치안을 담당하고 싶다는 동생의 이야기 등을 들려주며 “부족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오후에는 고학찬 예술의전당 이사장의 ‘소통과 예술’ 문화특강이 있었다. 고학찬 이사장은 남과 북의 통일에는 소통이 필요하고 소통은 머리와 머리가 아닌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음악이 세계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사람과도 통하는 감성의 언어이듯, 우리의 통일논의도 감성의 언어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통의 기본은 다른 사람, 옆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고, 하모니가 필요하다”며 “그 하모니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가 지도자의 덕목이고, 지휘자를 믿고 다른 연주자들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글. 기자희 / 사진. 나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