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말하다│포커스①

8·15 광복절 경축사와 평화통일의 기반구축 김수암 소장(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센터)

8·15 광복절은 나라 잃은 설움에서 벗어나 경축해야 할 축복이지만 분단으로 인해 미완의 축복으로 남아 있다. 이로 인해 8·15 광복절은 우리에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역사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역대 대통령들도 이러한 8·15 광복절의 의미를 고려하여 경축사를 통해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구상들을 제시하여 왔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69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분단의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한 구상을 피력하였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이후 분단의 비정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4대 국정기조의 하나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평화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현방안으로 ‘드레스덴 구상’을 천명하였다. 또한 평화통일 기반을 실질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추진체계로서 ‘통일준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발족한 바 있다. 이와 같이 통일대박, 드레스덴 구상, 통일준비위원회 발족에 따라 통일준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경축사에 담겨진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준비 관련 구상에 대해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는 점을 재천명하였다. 통일준비가 비정상의 현실을 극복하고 행복한 미래로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구상을 통한 평화통일 기반구축의 구현 차원에서 작지만 실천가능한 과제를 제시하였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드레스덴 구상을 통한 평화통일의 기반구축의 구현 차원에서 작지만 실천가능한 분야 및 과제와 실천방향을 제시하였다. 먼저 환경분야-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 민생분야- 남북한이 함께 생활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민생인프라 협력의 본격적 추진, 문화분야-내년 광복을 기념할 수 있는 문화사업을 준비 등 큰 통일로 진전될 수 있는 작은 통일의 구체적 통일준비과제를 제시하였다.

첫째, 환경의 작은 통로를 통한 통일의 준비이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하천과 산림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환경분야에서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협력사업을 확대하자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협력의 시동을 위해 금년 10월 평창에서 개최되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 북측 대표단이 참여하도록 구체적으로 제안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환경공동체 형성이라는 큰 통일로 진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민생의 통로를 통한 통일준비이다.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지원의 확대를 통한 상호 고통의 해소와 작은 마을에서부터 남북한이 함께 생활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민생인프라 협력의 본격적 추진을 제안하였다. 이러한 민생인프라는 경제개발 노하우의 공유,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노동력의 성장동력 활용을 통해 국제사회에 새로운 성장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셋째, 문화의 통로를 통한 실질적 통합의 준비이다. 문화의 통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남북한 주민들의 삶을 진정으로 융합해나가자고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통일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남북이 함께 발굴·보존하는 사업과 함께, 내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한이 함께 광복을 기념할 수 있는 문화사업을 준비하자고 구체적으로 제안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광복절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통일 기반구축의 구체적 실천방향을 제시하였다. 통일의 비전과 목표는 크게 설정하되, 이를 구현하기 위한 준비는 작고 실천 가능한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첫째, ‘작은 통로’와 상호 소통이라는 작은 통일의 구체적 준비방향을 제시하였다. 남과 북이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작은 통로’를 통해 남과 북이 함께 통일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작은 통로를 마련하여 어느 일방이 지원을 하고 지원을 받는 일방향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남북한이 상호 소통하는 방향으로 통일을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실천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둘째, 작은 통로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사고방식과 생활양식부터 융합해나가는 ‘융합’을 통한 실질적인 통합방안을 제시하였다. 남북한 주민들의 삶의 진정한 ‘융합’을 통해 실질적으로 통합을 준비해가자는 것이다.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의 수행을 통해 장단점을 융합해 실질적인 통일의 기초를 닦아나갈 때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나가는 길이 열리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통일준비과제와 실천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무엇보다도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하였다. 그리고 통일준비를 위한 북한의 올바른 선택도 강조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통일준비과제와 실천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무엇보다도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하였다. 그리고 통일준비를 위한 북한의 올바른 선택도 강조하였다. 핵을 포기한 카자흐스탄과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베트남, 미얀마가 이웃나라와의 협력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 사례를 들면서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촉구했다.

북한은 드레스덴 구상과 통일준비위원회 발족에 대해 흡수통일로 규정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여 왔다. 통일준비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 인식을 고려하여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경축사에서 북한의 고립을 원하지 않고 고립에서 벗어나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것을 바란다고 분명한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번 경축사는 ‘실천 가능한’ 작은 통일의 과제와 ‘지속 가능한’ 통일준비 방향을 담고 있다. 내년은 광복 70년, 분단 7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앞으로 이번 경축사에서 제시된 3개 분야에서 남과 북이 작은 소통의 통로를 마련하여 내년에는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나가는 실질적인 토대가 마련되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통일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세부실천방안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도 박근혜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밝힌 작은 통일 준비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조속히 작은 소통의 통로로 나와야 할 것이다.

<사진제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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