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슈 | 포커스①
文대통령,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평화를 말하다
8·15경축사서 전쟁 반대 명시…만드는 평화에 주목
▲ 문재인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됩니다.”라고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전쟁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6·25전쟁이라는 비극을 경험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한 주장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며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강점과 해방, 그리고 강대국에 의한 분단을 숙명처럼 받아들여만 했던 한반도는 결국 같은 민족간에 총부리를 겨눠야 했고 그 아픔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래서 8·15경축사는 한반도가 더 이상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숙명이 아닌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 가겠음을 선언한 것이다.
일본의 강점과 해방, 그리고 강대국에 의한 분단을 숙명처럼 받아들여만 했던 한반도는 결국 같은 민족간에 총부리를 겨눠야 했고 그 아픔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그래서 8·15경축사는 한반도가 더 이상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숙명이 아닌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 가겠음을 선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이런 호소는 8월 들어 뜨겁게 달아오른 한반도 긴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8월 9일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름휴가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 주(州)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기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은) 정상 상태를 넘어 매우 위협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도 이날 오전 탄도미사일 운용부대인 전략군은 대변인 성명으로 미국을 향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로 괌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위한 작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다.
다음날 북한은 한 술을 더 떴다. ‘화성-12’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4발’로 괌 주변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아예 구체적인 실행 계획까지 밝혔다. 김략겸 전략군사령관은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島根)현, 히로시마(廣島)현, 고치(高知)현 상공을 통과하게 되며, 사거리 3천356.7km를 1천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평화가 없이는 경제적 풍요로움도 없을 뿐 아니라
화목한 가족관계도 존재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대통령으로서 첫 번째 명령은 우리의 핵무기를 개조하고 현대화하는 것이었다”며 “(이를 통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썼다. 여기에다 미국의 맥매스터 NSC 보좌관은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 가능성을 질문 받고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전쟁, 예방전쟁을 말하느냐”고 확인한 뒤, “물론이다. 우리는 그것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만 한다. 거기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전쟁이라는 단어가 한반도의 정세를 설명하면서 공공연하게 등장하는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평화였던 셈이다.
사실 평화는 대한민국의 모든 지도자의 언어였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북한에 밀사를 보내 김일성 주석과 면담하면서 한반도에서 두 번째 전쟁은 무조건 막아야 하며 평화는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미국의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방안을 적극 반대하며 막았다는 일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그만큼 평화는 한반도에 절대적이다. 평화가 없이는 경제적 풍요로움도 없을 뿐 아니라 화목한 가족관계도 존재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 인간의 파괴가 있을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김정은 정권의 존재를 인정하며
남북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행복한 삶의 원천으로서 평화에 주목하고 있는 셈이다. 이 평화를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고 북한과 김정은 정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남북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며 “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문제 해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남북한이 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관계를 풀어가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이러한 입장은 지난 7월 6일 발표한 ‘베를린 구상’에서 이는 ▲한반도 평화 추구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비정치적 교류협력사업 추진 등을 제안한 연장선에 있다.
물론 여전히 한반도의 상황은 불안하다. 북한은 잇단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핵무기의 완성을 향해가고 있고, 미국은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의 버릇을 손보겠다고 으르렁거린다. 또 남북대화 제의에 대해 북한은 응답도 없다. 현재 한반도에는 대화보다는 대결이 더 눈에 띈다. 그러나 대화는 대화가 없을 때 준비해야 하고, 평화를 위한 노력은 불안정한 시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모사에서 “평화를 지키는 안보를 넘어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한반도 평화와 경제 번영을 이루겠다”고 말한 것은 지금 이 시기 평화를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함을 재확인하고 있다.
<사진자료: 청와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