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호 > 통일공감

통일공감 / 임강자 제주지역회의 여성위원장

임강자 제주지역회의 여성위원장
“한라에서 백두까지, 통일의 꽃 피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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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통 16기 제주지역회의 여성위원회가 활발한 통일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여름 태풍과 무더위 속에서도 7주간의 ‘제주 여성 통일리더십 과정’을 성공리에 개최하며 강인한 제주 여성의 힘을 보여주었다.

지난 7월 25일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4 제주 여성 통일리더십 과정’ 수료식이 열렸다. 통일리더십 과정은 6월 13일 개강 이후 7주간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됐는데, 75명의 수강생 전원이 수료하는 기록을 세웠다. 애초 50명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개설한 민주평통 제주지역회의 여성위원회도 뜨거운 참여 열기에 놀랐다.

개강일에는 제주 출신인 현경대 수석부의장이 직접 ‘통일시대, 여성 리더의 역할과 사명’을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먼저 온 통일’인 북한이탈주민의 성공적인 정착을 도와야 한다. 특히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큰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날에는 미국의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국장을 지낸 수미 테리 박사가 ‘남북한 관계의 현실과 여성’ 및 ‘통일에 대한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행사를 총괄 지휘한 임강자(72) 제주지역회의 여성위원장은 “제주에서 통일에 관한 세미나나 단기 특강은 있었지만 7주짜리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은 처음”이라며 “통일시대를 대비한 여성의 역할과 사명, 북한 여성들의 삶과 현실, 통일에 대한 도전과 기회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자 마련한 교육과정인데 제주지역 여성 자문위원들뿐만 아니라 학부모, 주요 단체 임원, 동문회원들을 대상으로 수강 신청을 받은 결과 정원을 초과해 대기자까지 생기는 것을 보고 그동안 통일과 관련한 여성 리더십 교육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또 임 위원장은 “첫해 반응이 워낙 좋아서 1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을 기약하기도 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양지회 이사장인 임 위원장은 30대 후반에 제주YWCA를 통해 시민운동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세계기구인 YWCA에서 활동하며 인권·환경·소비자운동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어 YWCA 부설기관인 여성의피난처위원회 위원장과 여성인력개발센터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소외된 여성들의 인권을 개선하고 그들의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일에 주력했다. 2003년 제20대 제주YWCA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통일운동에 눈을 떴다.

통일공감대 형성에 여성이 앞장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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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4 제주 여성 통일리더십 과정’ 개강식이 열린 6월 13일에는 현경대 수석부의장이 직접 특강을 했다.

“2007년까지 제주YWCA 회장으로 재직하며 ‘제주 감귤 북한 보내기 운동’에 동참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이후 북한을 탈출해온 여성들을 돕기 위해 십자수 판매 바자를 열기도 하고, YWCA 회원들과 통일안보 견학을 다녀오면서 통일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껴 민주평통 자문위원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6기에는 제주지역 여성위원장으로서 차세대 여성 리더들을 키워내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임 위원장은 통일시대에 왜 여성의 역할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조화’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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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월 25일 제주상공회의소에서 7주간의 통일리더십 과정을 마친 75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통일은 말 그대로 ‘하나로 통한다’, ‘조화롭게 뭉쳐지다’라는 의미입니다. 한국의 긴 역사에서 분단이란 상황은 변칙이며 정상이 아닙니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승패보다 조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싸움에서 승패를 떠나 모성 본능으로 감싸 안는 것이죠. 남북이 하나 되는 데도 서로를 감싸 안는 자세가 필수적인 만큼 통일에도 여성적 감수성이 중요합니다. 특히 자녀교육을 도맡아 하는 여성들이 다음 세대를 위해 통일을 준비하고 자녀들에게 통일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덧붙여 임 위원장은 통일운동에서 제주라는 지역적 특수성을 강조했다.

“통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백두에서 한라까지,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표현을 참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끝인 제주에서 통일운동이 꽃핀다면 전국으로 확산되는 단초가 될 것입니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그만큼 공동체 문화가 발달돼 있고, 전통적으로 여성의 생활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나 사회생활에서나 여성의 비중이 큰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여성을 통일리더로 양성해 주변 사람들부터 변화시켜나간다면 전파력이 더욱 클 것이라 기대합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제주지역 여성위원회와 강원지역 여성위원회가 연대해 합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제주도는 남쪽 끝, 강원도는 북쪽 끝. 그 끝과 끝을 하나로 이으면 결국 전체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에서 시작된 행사였다. 200여 명이 참석해 통일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확인했고, 매년 공동 워크숍을 열기로 합의했다. 이어 12월에 열린 아시아·대양주 여성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돌아온 임 위원장은 “여성 자문위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소통과 교류를 통해 여성이 평화통일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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