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통일 | 누아씨(NUAC)가 간다
“통일은 협동이에요!”
대전 동구·서구·대덕구 협의회, 4개 중학교 학생들과
‘2박3일, 청소년 통일체험 리더십 캠프’를 가다
온몸으로 통일 배우기,
퍼팩트 드림팀을 완성하라!
아침 9시, 학교를 출발한 버스는 정오가 넘어서 센터에 도착했다. 잠에서 덜 깬 아이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 센터 식당에 한상 가득 차려진 점심을 먹고 본격적인 통일 활동에 나섰다. 첫째 날 준비된 프로그램은 ‘통일채널 e’와 ‘퍼팩트 드림팀’이었다. ‘통일채널 e’ 프로그램은 네다섯 명의 아이들이 한 조를 이뤄 남북한의 ‘과거-현재-미래’를 문장으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분단’, ‘이산’, ‘고향’ 등 각 조에 주어진 키워드를 활용해 자신들이 생각하는 통일과 남북한을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열띤 토론 끝에 아이들이 내놓은 문장은 ‘통일은 서로를 포용하는 것’, ‘통일은 같은 것을 바라보는 것’, ‘통일은 하나가 되는 것’처럼 화합을 필요로 하는 문구들이었다.
퍼팩트 드림팀 시간에는 4개 학교 학생들이 무작위로 뒤섞여 다양한 협업 활동들을 펼쳤다. 한 줄로 서서 공 넘기기, 림보, 꼬리잡기, 몸으로 모형 만들기, 이어달리기, OX퀴즈 등이 그것이다. 이중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순서는 ‘몸으로 모형 만들기’였다. 두 명이 짝을 지어 손발을 맞잡고 한 번에 일어서기로 시작한 게임은 4명, 6명, 8명으로 늘어나며 세모, 네모, 동그라미, 별 모양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옆 친구와 손발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서로 부둥켜안고 지탱해주면서 한결 가까워지는 듯했다.
북한말 따라잡기 VS
통일 미래도시 건설 게임
둘째 날 오전에는 두 학교로 나뉘어 ‘통일한국 만들기’ 시간을 가졌다. 신탄중앙중과 우송중 학생들은 ‘북한말 따라잡기’ 시합을, 둔산중과 구봉중 학생들은 ‘통일 미래도시 건설하기’ 게임을 했다. 북한말 따라잡기에 참여한 신탄중앙중과 우송중 아이들은 10개 조로 나뉘어 시합을 벌였는데 ‘바나나킥팀’과 ‘조명팀’이 16개를 맞혀 공동 우승을 했다. 아이들은 ‘살결물(스킨)’, ‘물크림(로션)’, 손전화(휴대폰)‘, 달린옷(원피스)’ 등 북한말이 낯설고 투박하지만 남한 말에 비해 순우리말이 많아 친근하다며 북한말로 대화를 나눠보기도 했다.
같은 시간 둔산중과 구봉중 아이들은 ‘통일 미래도시 건설하기 게임’ 삼매경에 빠졌다. 친구 한 명을 가운데 세워 3분 안에 높은 탑을 쌓는 게임에서는 남학생들이 우세했지만, 다시 탑 속 친구를 구출하는 순서에서는 섬세한 여학생 조가 속도를 냈다. 이어 통일 도시 만들기 시간에는 우송중 한수민 학생이 “통일은 남북을 하나로 이어주는 것”이라며 친구들이 만든 건물과 온 마을을 잇는 철길을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통일뉴스 제작에 빠진
학생 PD·아나운서·기자들
오후에는 센터 전역을 돌아다니며 ‘통일뉴스 만들기’ 시간을 가졌다. 10명씩 조를 이룬 아이들은 각각 PD, 아나운서, 뉴스기자, 촬영기자, 연기자, 편집인으로 역할을 분담하며 시나리오부터 연출까지 기획, 촬영, 편집과정을 경험하며 1분짜리 통일뉴스 영상을 만들었다. 이날 박수를 가장 많이 받은 팀은 백두산 미스테리 사건을 다룬 ‘서프라이즈팀’이었는데, 통일 후 관광객들이 많아진 백두산에서 2000년대 운동화가 유물로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배꼽이 빠지도록 영상을 시청한 뒤에는 ‘통일 미래센터 체험관’ 견학이 이어졌다. 통일 미래센터 체험관은 통일한국의 생태와 광물자원, 인구 증가, 관광 명소 등 통일편익을 눈으로 보고 체험하는 곳으로, ‘통일누리역’에서 체험카드를 받아 들어가는 재미있는 방식으로 구현돼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린 이날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한마음 콘서트’였다. 학교별로 춤과 노래 실력을 갖춘 6개 팀들이 숨겨온 끼와 재능을 여과 없이 발휘했기 때문이다. 상품이 걸린 장기자랑 시간에는 학교별 대표들이 나와 막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날에는 다 같이 오두산전망대에 올랐다. 지난 이틀 동안 친구들과 한방을 쓰며 온몸으로 통일을 체험한 아이들은 전망대에 올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통일 응원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견학을 마치고 버스에 오르던 학생들에게 ‘캠프를 통해 느낀 통일은 뭐냐’고 묻자 신탄중앙중 김미령 학생은 “아무래도 통일은 협동인 것 같다”며 “캠프에서 언니 오빠들과 친해진 것처럼, 통일도 남과 북이 서로 친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2박3일 동안 아이들과 함께한 박종화 민주평통 자문위원(대전 서구)은 “이번 캠프가 아이들이 느끼는 남북 문화 차이를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실마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더욱 많은 아이들이 이런 기회를 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