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행복한 통일 : 올해 해외지역회의 어떠셨나요?
박유식 청년위원 : 통일문제를 중심으로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시간도 좋았지만, 특히 이번엔 해외지역 (청년) 자문위원들 간 연대의식을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프로그램 중에는 ‘통일 토크콘서트’가 재미있었어요. 전문가들이 친근하고 오픈된 방식으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게 새롭더라고요.
정도현 청년위원장 : 저 역시 이전 해외지역회의에서는 지역도 다르고 서로 잘 몰랐기 때문에 교육만 듣고 가곤 했는데, 지난 3월 두바이컨퍼런스 이후 청년자문위원 ‘단톡방(단체카톡방)’을 개설해 네트워킹을 이어나가다 보니, 반가운 마음으로 회의에 참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세계 100여 개국 이상의 청년자문위원들과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합니다.
홍솔비 청년위원 : 많은 해외자문위원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회의인 것 같아요. 통일대북정책이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깊이 알게 돼, 주류사회 캐나다인들에게 통일문제를 알리는 일에 자신감을 얻고 가는 것 같아요.
장영식 협의회장 : 오늘 강의와 업무보고를 들어보니 한반도신뢰프로세스라는 근본적인 관점은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 등으로 지속적인 도발을 하고 있으니까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내용으로 이해됐어요. 일본은 차세대들의 한국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우리 자문위원들이 더 자주 모여서 의논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회의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임광수 지회장 : 고려대 박길성 교수님의 한류 강연에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 빠른 시간 안에 경제 선진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교육 덕분이었다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 또한 통일 토크콘서트를 통해 탈북전문가의 증언을 직접 들을 수 있어 더욱 크게 실감할 수 있었고요.
e-행복한 통일 : 협의회별 주요 사업 내용을 소개해주세요.
장영식 협의회장 : 3~4세가 중심이 된 재일동포사회에 있어서 어떤 방법으로 통일에 대한 관심을 이어나갈 것인가 하는 건 일본지역 전 협의회들의 필수과제죠. 우리 중부협의회 차원에서는 초중학생이 이해하기 쉽도록 역사와 통일에 대한 내용을 일본어 만화로 제작해 배포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나고야 한국학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데, 이 학교는 재일교포들이 후손들의 교육을 위해 자비로 지은 학교로, 현재 교포와 일본인들에게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홍솔비 청년위원 : 2017년은 캐나다 건국 150주년이 되는 해인데, 저희 협의회는 이 시기에 맞춰 한국전 참전용사 인터뷰 영상을 제작해서 이분들의 삶의 발자취를 남기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통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사진 전시회와 함께 주기적으로 통일 강연회 등을 실시하고 있고요. 특히 참전용사 인터뷰 영상이 완성되고 나면 이를 통해 캐네디언들에게 ‘한국과 캐나다 간 우호 관계가 매우 중요하고, 한반도 통일이 세계 평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릴 적 할아버지계서 받은 6.25 참전 훈장이 항상 마루에 걸려있었는데, 그땐 그 의미를 몰랐지만 통일에 대해 알면 알수록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도현 위원장 : 중국은 통일 활동을 하기에 제약이 많은 나라예요. 북한의 핵개발이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공개적으로 모여 비판하려면 중국 정부의 눈치가 보이니까요. 그래서 주로 문화를 통해 통일을 알리고 있어요. 광저우협의회는 제5회 통일골든벨 대회를 치렀고 올해는 ‘찾아가는 통일교실’을 열어 학생들에게 역사·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는 통일마술을 보여줘요. 빈 종이에 태극기를 그리고 찢지만 완벽한 모양의 태극기가 펼쳐지고, 다시 돈과 실크 분수가 쏟아지는 마술이죠. 해방과 분단, 그리고 통일 후 대박을 마술로 형상화한 건데 집중력이 약한 아이들에게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임광수 지회장 : 파라과이지회는 남미서부협의회와 긴밀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요. 여러 국가로 구성된 협의회인 만큼 각자 보고 느낀 것을 공유하며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돼요. 파라과이지회는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글짓기, 사생대회, 웅변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올 8월 골든벨행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 왔지만, 앞으로도 지회에 걸 맞는 그런 행사를 이어나갈 겁니다.
박유식 청년위원 : 일본동부협의회는 매년 통일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를 실시하고 있어요. 한일관계나 한반도정세가 어려워지면 재일교포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이 와요. 남북 간 문제가 생기면 일본에서도 일이 생기곤 하죠. 따라서 일본지역 자문위원들 모두 통일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고, 전문가 초청강연을 유익하게 생각해요. 청년 사업으로는 오는 9월, 청년회가 중심이 되어 18~35세 청년 300여 명과 함께 모국방문사업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박유식 청년위원 : 통일문제와 한일문제는 똑같은 원인에서 출발해요. 바로 역사인식이죠. 우리는 전쟁도 알지 못하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통과 눈물을 이야기로만 전해 듣는 세대예요. 따라서 청년들의 역사인식이 올바로 서야 해요. 그것이 곧 힘이고, 통일의 에너지로 승화될 것입니다.
홍솔비 청년위원 : 토론토협의회는 25%가 청년위원들로 구성돼 타 협의회 비해 많은 편에 속해요. 보다 많은 재외동포 청년들에게 통일을 알리기 위해, 올 가을로 예정된 통일골든벨대회는 단순한 퀴즈대회가 아닌 청년축제 한마당으로 치르려고 해요. 다함께 축제처럼 즐기면서도 ‘통일’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요.
장영식 협의회장 : 얼마 전 한국학교에서 교육자대회가 있었는데 오히려 20~30대가 자기 정체성을 찾고자 자발적으로 한국어를 많이 배우는 추세라고 해요. 그 뿌리는 한국인인 거죠. 하지만 문제는 청년들이 민단 등 기존 조직에 소속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다양성에 부응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지만, 청년들 역시 이점은 알아둬야 해요. 아무리 똑똑해도 한 사람의 힘보다는 10명이 모이는 게 힘이 세다는 것을요.
홍솔비 청년위원 : 통일비용에 대한 걱정이 없을 순 없죠.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다음 세대들에겐 반드시 혜택이 돌아갈 거예요. 저희는 좋은 경제적 환경을 물려받았으니 통일은 반드시 우리 손으로 이뤄내야죠. 주류사회 사람들은 설령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남의 나라 일엔 무관심해요. 이 무관심을 관심으로 바꾸려면 자문위원 한 분 한 분의 역할이 중요해요. 그리고 통일은 공감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정확한 근거에 바탕을 둔 통일편익을 제시하면 청년층의 공감대가 훨씬 더 커질 듯해요.
임광수 지회장 :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듣고 보고 교육받아왔는데 진짜 통일의 길이 쉽진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포기할 순 없죠. 통일을 위해서는 정부나 국민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해외 자문위원들이 통일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고 현지에서 통일지식을 전수해주는 통일전문가가 되어야 해요.
정도현 청년위원장 : 해외에서 18년 정도 거주하다 보니 ‘대한민국’이란 국가만 남지, 지연이나 학연은 아무것도 없어요. 단지 내 나라니까 좀 더 파워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돼서 인적 인프라와 문화 인프라를 가진다면 세상 어느 나라가 무섭겠어요? 동서독이 통일을 통해 강대국이 됐듯 우리도 강한 신념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통일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해요.
장영식 협의회장 : 통일이 된다면 20~30년 사이에 인프라 투자비용이 500조엔 가량 들어가지만 되돌아오는 수익은 세 배에 이른다고 들었어요. 통일이 되면 시베리아철도를 통해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고, 동아시아가 한국 중심으로 번영할 겁니다. 한국의 경제력이 올라가면 일본교포들 역시 큰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고요.
장영식 협의회장 : 재일동포 약 60만 명의 역사는 100년을 넘었고 수년 후에는 6세가 탄생해요. 많은 동포들이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차별과 싸우면서 살아왔지만, 한편으로는 그 정체성이 점점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이를 위해 한국학교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4~5세들에게 한글과 한국역사 꾸준히 가르칠 계획입니다. 언제나 조국 한국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도현 청년위원장 : 현재 한중문화교류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 일이야말로 중국에 한국을 알리는 첨병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보여지듯 문화가 진입하고 그 뒤를 따라 상품과 서비스들이 들어가는 거죠. 저는 현재 광저우에서 ‘아빠 어디가?’ 등 3개의 TV 종합예능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면서 예의를 중시하는 한국 유교문화를 알리고 있어요. 보람된 일로 생각하고 있고, 이와 함께 앞으로도 음악 콘서트 등을 통해 중국 거주 동포는 물론, 중국인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통일의 필요성을 알리겠습니다.
박유식 청년위원 : 저는 재일동포들을 한 명이라도 더 모아서 일본-한국 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이를 위해 청년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홍솔비 청년위원 : 여성이나 아시안들에게는 ‘뱀부 실링(미국 등에서 아시아 국적이나 아시아계 미국인의 고위직 상승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고 하는데 그걸 넘고 싶어요. 비전만 잃지 않는다면 중요한 위치에서 사람들과 ‘디시전 메이킹’하는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캐나다에서 일을 할 때 한국인이라는 배경이 이익이 되고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글.기자희 / 사진.신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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