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란 말만 들어도 저는 가슴이 벅차고 설레 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하루 한시도 잊은 적 없고 항상 보고 싶은, 사랑하는 부모처자를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작 통일이 되면 나는 부모처자 앞에 매우 부끄러운 모습으로 죄인이 되어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저는 부모처자를 다 버리고 도망친 불효막심하고 배은망덕한 인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가 그 어떤 말로 변명을 한다 해도 결코 그들의 지탄의 목소리를 막을 수 없으며 또 용서를 받기도 힘들 것입니다.
그토록 자나 깨나 바라고 바라던 통일인데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으로 맞이할 수는 없습니다. 통일된 그날 부모처자 앞에 떳떳이 나서서 내가 선택한 길이 옳은 길이었으며 이들을 버린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증명해 줄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 준비는 바로 내가 이 땅에 제대로 정착하여 성공함으로써 정치, 경제, 문화의 모든 면에서 그들의 본보기가 되고 가르칠 수 있는 스승이 되며, 또 그들을 가난에서 구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로 열심히 배웠습니다. 배우지 않고서는 발전된 한국사회에서 적응할 수 없기에 머리가 터지도록 학원에서 컴퓨터를 배우고 지금은 사이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복지관에 취직되어 일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사회복지를 실천하면서 더 깊이 배우고 연구하고 있으며 통일된 그날 북한의 주민들도 그 혜택을 볼 수 있게 만들려는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 자신을 수양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경제적으로 더 많은 저축을 하기 위해 월급의 80% 이상을 저축하면서 생활을 최소한 검박하게 하고 있습니다. 서로 살아남기 위해 총포성이 없는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부자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돈을 버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나는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하며 살고 있을 부모처자를 항상 생각하며 그들과 함께 허리띠를 조인다는 입장으로 푼돈 도 아껴가며 생활 한답니다.
이렇게 저축한 돈으로 통일의 그날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 받으며 살아온 부모처자를 모시고 아울러 복지시설을 건설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복지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만들렵니다.
이렇게 한다면 부모처자 앞에 부끄럽지 않게 당당한 모습으로 통일을 맞이하고 또 인정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