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말하다│포커스②

통일은 세계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는 ‘대박’의 길 글. 정영철  교수(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 따른 사회적 반향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통일=대박’이라는 주장은 우리 사회 깊숙한 곳에 묻혀있는 욕망의 하나를 건드린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최근에 우리 사회에 만연해지고 있는 ‘통일유보론’ 혹은 ‘통일무용론’을 일거에 뒤집고 ‘통일대박론’을 지배적인 담론으로 만들었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통일을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시킨 가장 큰 공로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통일이 대박이 될지 아니면 쪽박이 될지는 여러 사람이 주장하듯이 어떤 방식의 통일인지, 그리고 어떻게 통일을 준비하는지에 달려있다.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신뢰를 형성하고, 교류와 협력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것이 전제조건이 되어야 함도 분명하다. 그러나 그러기 전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통일=대박’을 논하기 전에 우리 사회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지, 혹은 왜 통일을 회피하고 멋 훗날의 일로 자꾸만 미루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4.8%로 절반을 가까스로 넘겼고, ‘통일이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3.7%를 차지하였다. 이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19~20세 사이의 젊은 층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 40.4%만 공감했고, ‘통일을 유보해야 한다’,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이들은 59.6%로 절반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즉, 젊은 연령층의 경우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을 넘어서서, 통일 자체를 아예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朴대통령은 독일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독일과 다면적
    통일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왜 이들은 통일을 부정적으로 혹은 유보적으로 생각 할까? 오늘날 젊은 층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 즉, 실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북한에 대한 피로감 등이 쌓인 결과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통일이 되었을 경우, 우리가 감당해야 할 부담이 이러한 현실적 문제와 겹치면서 통일이 희망보다는 불안과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 동·서독 통합 과정에서 경험했던 사회적 통합의 문제, 막대한 통일비용 등의 문제가 이러한 두려움의 이면에서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잘못된 통일비용론이 통일에 대한 희망마저도 꺾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모든 정책에는 비용과 편익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우리의 행동에는 행동에 따른 비용도 있고, 그 행동으로 얻는 이익도 존재하는 것이다. 통일 역시 비용과 편익이 동시에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통일 논의는 비용만 부풀려지고, 이야기됨으로써 통일로 인해 얻어지는 편익은 무시되거나 소홀히 언급되었다. ‘통일=대박’이 성립하려면 통일비용과 더불어 통일편익이 올바로 인식되어야 하고, 장기적으로 통일편익이 통일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임이 논증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정말 통일은 대박일까?

통일비용을 논하기 위해서는 역발상이 요구된다. 즉, 통일을 위해서 부담해야 부담만큼이나 통일하지 않음으로써 부담하는 비용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름 하여 ‘분단비용’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분단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쉽게 떠올리는 분단비용은 막대한 국방비, 남북한 체제 경쟁을 위해서 사용하는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공단 차량이 평소처럼 출경하고 있다. 불필요한 비용(체제 홍보 및 외교적 경쟁 등), 한반도 리스크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 분단으로 인해 비행기 나 선박이 아니면 해외로 진출할 수 없는 지정학적인 비용, 남북한의 우발적 충돌로 인한 긴장과 대외적인 신용도의 문제, 분단으로 뒤따르는 국토 개발의 제한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비용을 열거할 수 있다. 이들 비용을 돈으로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곧 분단으로 인해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담하는 비용이 상당하다는 것을 말한다. 통일은 이러한 일상적인 분단비용을 없애거나 최소한 감축 하는 편익을 발생시킨다. 보이지 않는 통일 편익이라 할 것이다.

다른 한편, 통일로 인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이에 대해서는 국내 및 해외의 여러 기관에서 추정한 다양한 추정치가 제시되어 있다. 작게는 500억 달러에서 많게는 2조 달러에까지 추정치와 통일의 방식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통일비용의 추계는 대부분이 북한 지역을 남한 지역과 동일하게 혹은 적어도 70% 정도의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다. 또한 통일비용이 투입되는 기간도 제각각이다. 사실, 통일비용은 어떤 방식으로 통일 될 것인지, 그리고 북한 지역에 대한 개발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또한 얼마마한 시간 동안에 투입될 것인지 등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오게 된다. 아무튼, 이 모든 것을 통틀어서라도 통일이 된 후 일정기간 동안 일정규모 이상의 통일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통일로 인해 얻게 되는 통일편익에는 무엇이 있을까? 앞서 분단비용의 감축을 넘어 서서 국방비의 감축, 북한 지역의 개발에 따른 효과, 시장의 확대, 대륙으로의 진출을 확보하는 지정학적 편익의 확보, 한반도 리스크의 축소, 현재의 남남갈등과 같은 소모적인 이념적 논쟁의 감소 내지 소멸, 통일한국의 국제적 위상의 고양 등등 이 또한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통일로 인해 얻게 되는 통일편익에는 무엇이 있을까? 앞서 분단비용의 감축을 넘어서서 국방비의 감축, 북한 지역의 개발에 따른 효과, 시장의 확대, 대륙으로의 진출을 확보하는 지정학적 편익의 확보, 한반도 리스크의 축소, 현재의 남남갈등과 같은 소모적인 이념적 논쟁의 감소 내지 소멸, 통일한국의 국제적 위상의 고양 등등 이 또한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약 4000조 원 정도로 추산되는 북한의 지하자원과 이에 기반한 우리 기업들의 세계 진출의 발판 등까지 포함한다면 이 규모는 더 한층 커질 것이다. 사실 통일편익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통일비용은 일정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반면, 통일편익은 일정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즉, 통일비용은 점차 소멸하지만, 통일편익은 증가하거나 지속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는 두 개의 그래프가 교차하는 지점이 지나면 통일편익이 통일비용을 훨씬 더 상회하게 될 것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점선은 분단 상태에서의 국민소득 증가를 표현하고, 곡선의 실선은 통일과정과 후의 국민소득 증가를 표현한 것이다. 
*통일 이후, 일정기간 동안 지금 당장의 국민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일정시점(t)을 지나면 분단 상태의 지속보다 훨씬 더 큰 증가율을 가져다 줄 것이다. 통일비용론은 그 논리적 전개에도 문제점이 있지만, 이것이 가져온 심리적 위축이 더 큰 문제를 발생시켰다. 앞서 말한 통일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일종의 ‘전환의 계곡’과 같은 효과를 발생시켰다. 즉, 지금 당장 앞에 있는 어려움만 극복하면 더 많은 혜택이 돌아옴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어려움(혹은 두려움) 때문에 미래의 희망을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했던 것이다. 통일은 분명 상당한 양의 통일비용을 발생시킬 것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으로 인해 더 큰 통일혜택을 포기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보아도 문제이고, 사회적으로 보아도 마땅한 사회적 이익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일이라 할 수 있다. 통일은 분명 상당한 양의 통일비용을 발생 시킬 것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으로 인해 더 큰 통일혜택을 포기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보아도 문제이고, 사회적으로 보아도 마땅한 사회적 이익을 포기하는 어리석은 일이라 할 수 있다.
                    평양 김정숙탁아소에서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통일은 무엇보다 전쟁의 공포에서 한반도 평화를 가져오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그리고 이는 통일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지금보다 한층 더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독일이 국제적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의 하나도 ‘통일된 독일’이라는 위상 때문일 것이다. 우리 역시 통일은 평화와 더불어 사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는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는 ‘대박’의 길임에 분명하다 할 것이다.

<그림 출처 : 임현진·정영철, ‘전환의 계곡을 넘어’, 역사비평 2011년 겨울호>
<사진 : 청와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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