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말하다│포커스 ①

박근혜 대통령의‘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글. 정영태  선임연구위원(통일연구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28일 동독 드레스덴 공대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발표했다. ‘통일 대박론’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내놓은 셈이다. 정부는 내실없는 통일담론을 확산시키는 데 머무른 것이 아니라 평화적 통일을 위한 실질적인 대북정책 수립 및 이행 의지를 과시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

먼저 박대통령은 “독일 국민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번영, 평화를 이뤄냈듯이 통일을 위해 남북한 간의 ‘군사적 장벽’과 ‘불신의 장벽’ ‘사회문화적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남북한 교류·협력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대통령은 “통일된 나라에서 같이 살아갈 남북한 주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한데 어울릴 수 있어야 한반도가 진정 새로운 하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일회성이나 이벤트식 교류가 아니라 남북한 주민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는 교류·협력이 필요하다고 천명하였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한 교류협력을 위한 실천적 방안으로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한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인프라 구축, 남북 주민간 동질성 회복 등 3가지 구상을 내놓았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적 문제부터 우선 해결하자는 것이다. 
둘째,북한의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본격적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남북한의 공동번영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셋째, 남북주민 간 동질성을 회복하도록 하기 위한 각종 교류·협력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주민 간 동질성 회복을 위한 교류와 협력은 철저히 ‘비정치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지난 3월 28일 오전 작센주 드레스덴공대를 방문, 교수. 학생 등을 대상으로 통일 프로세스를 밝히고 있다. 첫째, 인도적 문제부터 우선 해결하자는 것이다. 남북한 이산가족상봉문제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남북한 이산가족이 점차로 고령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한 당국은 생전에 생사를 확인하고 상봉하는 정례적인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하며, 가능하면 자유롭게 상호 방문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마련하여 남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들어 주어야 한다. 또한 인도적 차원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식량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북한의 산모 및 유아에 대한 보건 및 영양지원이다. 북한의 산모와 유아들은 우리의 ‘통일미래’를 결정짓는 인적자산인 만큼 이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강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다. 이번에 제시된 북한 산모와 유아에 대한 보건 및 영양지원을 위한 ‘모자패키지’ 사업은 인도적 차원에서 남북한의 신뢰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의 하나로 평가된다. 북한 당국은 이를 수용하는 데 시간을 끌어서는 안된다. 하루라도 빨리 북한의 임산부와 유아들이 보건 및 영양지원을 받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북한의 ‘민생’을 해결할 수 있는 본격격인 지원과 협력을 통해 남북한의 공동번영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농업·축산·산림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복합농촌단지’조성을 제안하였다. 북한의 식량문제는 여전히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으며 이를 해결하는 것이 북한의 가장 당면한 과제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은도 주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메지 않도록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독일 베를린 시내 연방 총리실 청사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겠다’고 공언하였으나 그 실현 여부는 불투명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외부지원과 협력을 갈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부응하여 우리 당국이 식량 또는 비료 등과 같은 단순지원 차원을 넘어서 보다 본격적인 공동협력 기반을 구축하여 남북한의 공동번영을 이룩해 보자는 것이다.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농업혁명’을 필요로 한다. 북한당국은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기존의 농업 생산 구조 하에서 인민들의 집약적인 노동을 강요 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다.
이제 북한 당국은 우리가 제안한 ‘복합농촌단지’ 조성에 대해서 심각히 고려해야 할 때가 되었다. 북한 당국은 헐벗은 산림으로 인한 만성적인 홍수피해에서 벗어나고 보다 발전된 농업 및 축산 기술과 자재로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을 모색 하지 않으면 안된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 하고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낙후된 교통과 통신시설이 북한주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교통·통신 등 북한 인프라 건설에 적극 투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교통·통신 등 북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당장의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해 주는 효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통일미래’ 건설을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셋째, 남북주민 간 동질성을 회복하도록 하기 위한 각종 교류·협력을 전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주민 간 동질성 회복을 위한 교류와 협력은 철저히 ‘비정치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역사연구 및 보전, 문화예술과 각종 스포츠 교류 등 비정치적분야의 교류를 발전시켜 남북주민 간의 동질성이 회복되어나가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이외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대박’ 실현을 위한 여러 구체적 조치를 내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남북교류협력사무소 설치 제안이다. 남북교류협력사무소는 남북이 지역에 두는 대표부 개념으로, 특수관계가 아닌 일반국가라면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 해당한다. 과거 동서독이 상주대표부를 두어 교류·협력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한 선례와도 닮았다. 동시에 이번 박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 남·북·중 그리고 남·북·러 협력사업 뿐만 아니라 동북아 개발은행 설립을 통해서 본격적인 평화통일 기반구축 제안도 포함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3월 24일 네덜란드 헤이그 월드포럼센터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선도연설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을 두고 ‘북쪽의 요구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내용’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북쪽이 가장 바라는 것이 뭔지를 생각하지 않고 남쪽에서 하고 싶은 것만 나열한 것’이라고 비판도 한다. 박근혜 정부가 이전처럼 북한이 원하는 대로 무조건 비료라든가 쌀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지 않아서 한계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적 평가는 북한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제안을 해야 한다는 논리에 근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한 이 같은 일방적 지원 또는 협력이 가져온 부정적 결과를 이미 경험한 바 있다. 북한의 세습체제가 굳혀져 가고 있고, 4차 핵실험 강행 위협으로 대한민국을 불안케 하고 있는 것이 전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북한당국을 일시적으로 만족시키는 지원 또는 협력이 아니라 통일을 대전제로 한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교류·협력 방향을 설정해나가야 한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도출해내기 위해서 대북 경제적 지원 또는 협력을 제공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대북지원이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오히려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도록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한이 그들 주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변화를 거부한다면, 변화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옳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3대 구상’이 바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이유다. 이를 관철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인내가 요구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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