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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을 횡단하는 북한의 겨울나기 이육사의 시 ‘절정(絶頂)’에서 북방의 겨울은 ‘매운 계절’로 표현된다. 
유치환은 시 ‘북방 10월’에서 ‘시월은 벌써 죽음의 계절의 시초’라고 단언한다. 
‘납빛 하늘’ 아래 ‘삭풍에 남은 고량(高粱)대’가 홀로 부대끼는 북방의 겨울은 가혹한 시련을 가져온다. 남한은 10월에 첫서리가 내리고, 북한에서는 눈이 내린다. 북한의 기나긴 겨울은 10월 중순부터 시작되어 이듬해 3월까지 지속된다. 이때 모든 강은 얼어붙는다. 길고 혹독한 겨울나기는 반년양식인 김장에서 시작한다.

첫 번째 겨울 횡단, 김장

북한에선 이르면 10월부터 ‘반년양식’인 김장으로 겨울나기를 시작한다. 양강도와 함경도 지역은 10월에, 평양 이남은 11월에 담근다. 대개 11월 초에는 북한 전역에서 김장이 마무리된다.

겨울철 주요 채소 공급원이자 부식 마련을 위한 김장은 공장과 기업소, 군부대, 농장 등에서 대규모로 이루어진다. 그야말로 북한의 주민들이 총동원되는 ‘김장전투’인 셈이다. 북한의 김장은 7월에 배추 씨 뿌리기에서 시작된다. 대개 김장용으로 배급되는 배추는 아주 잘 받으면 1인당 100kg 정도이다. 수분, 흙, 겉잎 등이 다 포함된 무게로 다듬고 나면 무게는 훨씬 줄어든다. 떼어낸 겉잎은 말려서 시래기로 먹는다. 국가 배급이 없는 경우 기업소나 농장별, 개인별로 김장에 쓸 배추를 직접 구해야 한다. 기업소나 농장에서 배추 밭을 분양하여 단체로 김장용 배추나 무를 경작하기도 한다. 텃밭이 있는 경우 직접 배추를 길러서 김치를 담근다. 여유가 있다면 시장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황해북도의 김장풍습 배추에 들어갈 고춧가루와 젓갈, 마늘과 같은 양념은 국가가 배급해야 하지만, 요즘에는 개인이 구하는 재료가 되었다.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은 소금에만 절인 ‘백김치’를 담근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개인별, 지역별로 김치의 맛이 천차가 되었다. 예를 들어 미나리가 많이 나는 황해도에서는 김장에 미나리를 넣어 풍미를 더하고, 바닷가 인근 주민들은 명태나 오징어를 넣어 담근다. 김장의 양이 많은 만큼 담그는 김치의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배추김치를 기본으로 하면서 무채김치, 동치미, 갓김치, 양배추 김치를 많이 담근다.

반년양식인 김치는 ‘움’에 보관한다. 김치움은 감자움 형태와 유사하다. 마당에 굴을 깊게 파서 그 안에 김치 독을 묻어 겨우내 보관해서 먹는다. 때로는 땅을 파서 비닐 주머니를 넣고 김치를 보관하기도 한다.

두 번째 겨울횡단, 땔감과 방풍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북한의 추위는 가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실내에서 두꺼운 옷에 털모자까지 써도 견디기 어려운 추위다. ‘땔감전투’는 김장전투와 함께 겨울 생존을 위한 필수 작업이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에게 환영받는 집은 ‘남향집’이다. 햇빛이 잘 들기 때문이다.

대개의 북한 주택은 아궁이를 사용한다. 아파트에도 아궁이와 굴뚝이 있다. 난방의 주 연료는 석탄과 화목(火木, 땔나무)이다. 김장용 재료뿐만 아니라 땔감 배급도 원활하지 않아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 일반 주민들이 구매할 여력이 있다면 시장에서 석탄, 구공탄, 목재 같은 땔감을 사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직접 구하러 다녀야 한다. 평양이나 탄광 인접 지역에서는 땔감으로 석탄을 주로 쓰지만 추워질수록 석탄 값이 올라 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 외 지방에서는 나무가 쓰인다. 공장이나 기업소에서 땔감 마련을 위해 휴가를 주기도 하지만, 남벌과 도벌 때문에 산림훼손이 심하고 민둥산이 많은 북한에서는 이 역시 어려운 일이다. 옥수수뿌리, 옥수숫대, 볏짚, 콩짚, 강가의 잡초, 가랑잎까지 줍고 나무뿌리까지 캔다. 얼어붙은 들판과 거리에는 여성이나 노인들이 지게를 지고 다니면서 땔감을 모으러 다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북한 겨울모습 땔감걱정은 학교나 기업소, 관공서도 마찬가지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월동준비를 시작하는 북한에서는 각급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화목동원’을 시켜 교실난방 준비를 한다. 교사가 학생들을 인솔해 인근 산에서 땔감을 준비하고, 석탄이나 나무를 할당해 숙제로 내주기도 한다. 화목비 마련이 쉽지 않은 가정은 학부모와 아이가 직접 산판이나 들을 뒤져 솔방울이라도 찾아낸다. 여유 있는 학부모는 시장에서 땔감을 사서 내기도 한다.

난방시설이 열악하고 땔감마련도 어려운 북한에서는 추석이 지나면 월동준비로 방풍작업을 시작한다. 창문 틈은 문풍지로 막고, 비닐을 구해 덮어 열손실을 방지하고 바람도 막는다. 출입문 안쪽에는 덧문을 달고, 창문은 바깥까지 비닐로 싼다. 처마에서 대문까지 전체를 비닐로 덮어 한 채의 비닐하우스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학교에서도 문풍지를 바른다. 고학년은 직접 바르지만, 저학년은 학부모가 대신 문풍지를 붙여준다.

북한의 모든 건물이 매서운 삭풍을 피해 문풍지와 비닐로 중무장하고, 집집마다 김장전투를 끝내고 나면 겨울은 이미 시작되어 있다.

세 번째 겨울 횡단, 놀이와 간식

길고 긴 겨울을 횡단하는 세 번째 방법은 간식과 놀이이다. 평양에서는 군고구마와 군밤을 구워 파는 매대가 있어 겨울철 간식으로 인기를 누린다. 시골에서는 감자움에 저장된 감자를 꺼내 구워먹고, 말린 옥수수를 2~3일씩 삶아 강냉이죽을 해 먹는다. 혹독한 추위에 감자가 얼면 ‘언감자떡’을 해먹기도 한다. .

동장군이 기승을 부려도 아이들은 즐겁게 이겨낼 수 있다. 특별한 간식이 없어도 아이들은 겨울철 신바람으로 추위를 견디고 이겨낸다. 그것은 바로 놀이다. 눈이 많이 내린 날은 눈싸움을 하고, 얼음판에서는 팽이를 돌린다. 썰매로 하는 아이스하키 같은 외발기 타기는 인기 있는 겨울 놀이 중 하나이다. 양강도 지역 아이들은 스키도 탄다. 스키장비가 낙후되었지만 눈 많고 추위가 강한 양강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겨울 스포츠인 셈이다.
사람들 붐비는 군고구마 매대 눈썰매타는 북한아이들 김남조는 그의 시 ‘생명’에서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두 대문 다 지나온 추위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로 온다.’고 읊었다. 시련과 고통으로 다가오는 겨울은, 봄의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이겨내고 거쳐야 하는 통과제의이다. 북한의 겨울나기는 그 과정이 시련이다. 채찍처럼 날리는 매운 추위는 많은 생명을 꺼뜨리고 가혹한 운명으로 내몰지만, 봄으로 가는 여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인 것이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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