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서중학교 김진희 선생님은 아이들이 대회에 관심이 많아서 따로 지도하거나 방향을 안내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공부한다고 말했다. 출전을 희망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교내 예선을 거쳐 선발할 정도라고. 광주 광덕고등학교 이정우 선생님도 1~3학년을 대상으로 통일골든벨 교내 경시대회를 열어 학생들을 선발한 뒤, 통일 및 북한 관련 자료와 국난 극복사례 등 역사적 사건에 대한 자료를 나눠줘 예선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회에 출전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역사에 관심이 많고 학업에 열의가 많은 학생들이라는 게 선생님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 아이들을 중심으로 민주평통 홈페이지에서 교재 등을 다운받아 나눠주고 함께 문제풀이를 하거나 방과 후 시간 또는 점심, 저녁시간에 모여 스터디그룹을 이뤄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밖에 선생님들이 담당 교과 수업에서 통일교육 겸 통일골든벨 대회 준비 겸 관련 내용을 설명해주거나 동아리, 소모임 활동을 지도하는 경우도 있었다.

많은 선생님들이 통일골든벨과 역사퀴즈왕대회의 성과로 ‘자신감 향상’을 꼽았다. 구미고등학교 김신길 선생님은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이 대회에 나가서 대외적으로 입상을 하니까 자신감이 높아진 데다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등 좋은 추억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옥천중학교 김아련 선생님은 3학년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자 2학년 학생들이 부러워하면서도 좀 더 열심히 공부하면 선배들처럼 내년에 입상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됐다고 했다.

울산 성신고등학교 김영하 선생님(민주평통 자문위원)은 아이들이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기분도 좋지만 학교에서 격려차원으로 공로상을 수여한다고 한다. 학생 생활기록부에 외부포상은 기재가 안 되기 때문에 일부러 배려해주는 것. 게다가 학교단체상을 수상할 경우 입상하지 못한 학생 전원에게도 상장을 주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게재해 주기 때문에 참가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고 말했다. 최고상인 통일상을 받은 모 지역의 학생은 평소에 조용히 있던 아이였는데 예전 같으면 아는 문제가 있어도 손을 안 들었겠지만 이젠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했고 발표력도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학생들이 어릴적부터 고려, 조선의 역사는 많이 접하지만 근현대사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처음 근현대사를 접하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통일골든벨이나 중학생 역사퀴즈왕대회는 근현대사 관련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역사수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선생님들은 입을 모았다. 물금동아중학교 문지혜 선생님은 “독립운동과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가르치면 아이들이 힘들어하곤 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일제에 굴하지 않고 독립을 쟁취한 과정을 배우며 자긍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직접 배우고 있는 수업과 연계되다보니 학생들의 관심이 더욱 높다. 대회 날 오전에 역사수업을 하고 오후에 대회에 출전했는데 그날 배운 내용이 문제로 출제돼 학생들이 자신 있게 문제를 풀었다는 학교도 있었다. 선생님들은 이런 대회를 통해 역사를 많이 접하면서,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적 사실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갖길 바랬다.

대회 당일에는 ‘예상외로’ 큰 대회라는 것을 알고 많은 학생들이 긴장하지만 연예인 사회자도 볼 수 있고 아이돌그룹들의 공연도 볼 수 있어 학생들이 마치 축제처럼 대회를 즐겼다고 한다. 김영하 선생님은 문제만 푼 게 아니라 문화공연도 즐기고 직접 나가 춤도 추면서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지혜 선생님은 수업이 있어서 직접 대회 인솔을 못했지만 물금동아중학교가 최우수상을 받았을 때 학생들로부터 문자가 쇄도했고 ‘선생님 거기 다녀오니까 마음이 커진 것 같고 기분이 떨리면서도 진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며, 학생들이 성장한 것 같고 가르친 보람도 있었다고 했다.

창원남고 김신철 선생님은 통일골든벨을 통해 상금을 받으면 아이들과 식사도 하고 모임을 하는데 활용하기 때문에 3학년 올라가는 학생들이 ‘한 번 더 나가면 좋겠다’고 말한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통일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됐던 점도 좋았지만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통일골든벨이나 역사통일퀴즈왕 대회를 치른 학생들은 통일과 분단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김아련 선생님은 통일골든벨이 아이들에게 역사관과 통일관을 구체적으로 심어줬다며, 대회를 준비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식을 습득하면서 국가관이나 가치관이 정립이 돼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통일관련 내용을 교과서로 배울 수 없어 윤리시간에 주기적으로 통일교육을 하고 있다는 김신철 선생님은 민주평통이 이런 대회를 마련해줘서 청소년들에게 통일교육을 받을 기회를 부여하고 통일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지혜 선생님은 중학생들이 ‘통일이 되나 안 되나’ 이런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젠 ‘한민족이니까 하나로 통일되어야 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했고, 김영하 선생님은 대회 후 민주평통 울산중구협의회에서 학생들이 안보견학을 다녀올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줘서 대회 준비와 출전, 그리고 마무리로 한 번 더 통일 의지를 다질 수 있어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특히 견학을 다녀와서 써낸 감상문을 보면, 통일이나 분단현실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생각이 건강하게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글. 기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