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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스토리 골든벨,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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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추억이 방울방울’즐거웠던 통일골든벨! 역사학도 꿈꾸는 서울 상암고 학생들

올헤 통일골든벨에 처음 출전한 서울 상암고등학교 학생들. TV 녹화 경험이 신기했고 전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함께 ‘어떤 걸 그룹이 공연을 할까’ 내기를 했던 게 재밌었다던 아이들이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역사 지식이 풍부해지고 통일에 대해 보다 진지한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KBS본선대회에 진출한 학생들과 안타깝게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역사만큼은 자신 있다는 친구들의 통일골든벨 뒷이야기를 들었다.

'변란요' 문제에서 모두 탈락, 아쉬움이 한가득

얼마 전 개학한 상암고 학생들 사이에서 아무래도 가장 큰 화젯거리는 지난 여름방학 때 참가했던 KBS역사통일골든벨 이야기였다. ‘TV에서 널 봤다’, ‘너 하품하는 거 카메라에 잡혔다’, ‘오올~ 투샷 잡혔네’ 등등. 2학년 성광이와 승배, 1학년 영규는 이런 친구들의 관심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잘했더라면’하는 후회가 남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선생님들로부터 ‘잡학다식(?)하다’는 평가를 듣는 성광이와 승배는 수십 명을 일시에 탈락시켰던 29번 ‘변란요’ 문제만큼은 절대 잊을 수 없단다. 역사적 사건 중에서 변, 란, 요 중 규모가 큰 순서로 나열하는 문제였는데, 여기에서 상암고 학생들은 전부 오답을 써내고 말았다. 1학년 영규도 “그다음 문제부터는 다 맞힐 수 있는 것만 출제돼 더 안타까웠다”며 선배들의 말을 거들었다.
이흥규 / 유화경 / 김영규 / 최성광 / 손승배 성광이는 본선에서 ‘2번까지만 맞추자’는 각오로 출전했다지만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실력파. 평소 뉴스나 시사 이슈에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 통일관련 뉴스가 자주 나와서 더 주의깊게 봐 왔다고. 게다가 한국사 말고 세계사도 많이 공부해온 덕분에 교내대회도, 예선전도 쉽게 통과했다. 성광이가 이처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초등학교 6학년,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병실에 놓인 위인전을 읽으면서부터다. 처음엔 무인들의 전기를 흥미 있게 읽었지만 각 시대들을 연결짓다 보니 전체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대회 전날 공부한 건 안 나온다는 소문, 정말일까?

역사학도 꿈꾸는 서울 상암고 학생들 그런데 대회 전날, 전국의 역사 수재들이 모여 합숙하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당연히 본선대회에 대비해 역사공부를 했겠거니 싶었지만 뜻밖에도 ‘전날 공부한 문제는 절대 출제되지 않는다’는 징크스가 아이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아이들의 관심사는 ‘내일 어떤 걸 그룹의 공연을 보게 될까’에 집중됐다.
“작년엔 AOA와 케이윌이 나왔으니까 올해는 누가 나올까 나름 추론을 했죠. 특히 남학생들의 기대가 컸지만 뜻밖에도 걸 그룹은 안 나왔어요. 들리는 말로는 광복70주년이라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그랬다는데 정말인가요?”

성광이와 달리 승배는 숙소에서 ‘한국의 유산’이라는 자료가 있어 밤에 문화재에 관한 공부를 ‘속성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영규가 “공부한 내용 나왔어요?” 하고 묻자 승배는 “아니, 하나도 안 나왔어”라고 대답했고 “거봐”라며 모두들 웃었다. 재밌는 건 실컷 수다를 떨던 영규네 방 형들도 11시가 되자 결국 다 ‘열공모드’에 돌입했다고.

TV 녹화방송에 참여한 것도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일이었다. 성광이는 아주 작게 나오긴 했지만 다섯 번 정도는 화면에 비쳤다고 말했고 승배는 화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카메라에 크게 잡혀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승배는 “지미집이나 헬리캠이 왔다 갔다 하고 카메라 1, 2호가 돌아가는 촬영장에서의 경험 또한 신기했다”고 말했다.

예선 탈락했지만 내년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본선에 진출했던 학생들과 달리 ‘상암고에서 역사를 제일 잘한다’고 소문난 2학년 화경이는 교내대회에서 1등을 했음에도 서울지역회의 예선에선 탈락했다. 화경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도서관에서 역사만화책을 읽다 보니 역사가 좋아졌고 점점 독서의 폭이 넓어졌다고 했다. 교내대회가 시험 직후에 있어서 ‘남들 쉴 때 공부하느라’ 좀 힘들긴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 역사지식이 오래 남을 것 같단다. 내년에 또 출전할 건지 묻는 질문에 “학교에서 보내준다면...”하고 말끝을 흐리더니 이내 “그런 기회는 후배들에게 양보해야죠”라며 의젓한 언니의 모습을 보여줬다.

홍규는 1학년으로 역시 서울지역회의 예선에서 세계사 문제를 맞히지 못해 안타깝게도 떨어졌는데, 알고 보니 지난해 중학생퀴즈왕 본선대회에서 끝까지 실력을 겨룬 8인 중 한 명이자, 줄곧 1위를 유지하다 막판에 아깝게 역전을 당한 역사퀴즈의 강자다. ‘매우 매우 아쉬웠다’고 말하는 홍규는 내년에도 또 출전할 계획이라고 한다.

역사학도 꿈꾸는 서울 상암고 학생들 김현수 선생님은 통일골든벨을 올해 처음 알게 됐는데 교내대회와 예선, 본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아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반응이 좋아 교내대회에 200명의 아이들이 참여했을 정도라고.
“서울 예선에 15명만 참가하는 줄 알았는데 30명씩 출전한 학교도 있더라고요. 출전자 대비 본선 진출률로 치면 우리 학교가 가장 높은 셈이죠. 학생들의 본선 진출은 학교로서도 영광이었지만 학생 스스로 자존감도 높아지고 친구들로부터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역사학도 꿈꾸는 서울 상암고 학생들

우리민족이 하나였을 땐 언제나 강했잖아요!

이날 만난 아이들은 주로 역사학자 혹은 역사 교사를 꿈꾸고 있었다. 그런데 통일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 확실히 기성세대와는 달리, ‘무조건 해야 한다’는 당위성보다는 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특히 통일비용에 대한 걱정도 함께 갖고 있었는데, 그래도 ‘통일은 반드시 이뤄야 한다’는 생각만큼은 한결같았다.

영규는 “통일 이후 건설업과 같이 호황을 맞는 분야가 있을 것이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 같아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통일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지만, “사실 적(敵)을 두기보단 통일을 하는 게 낫기 때문”이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홍규는 “안보 차원에서도, 민족 통합을 위해서도, 경제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20년 정도가 지나면 독일처럼 잘살게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역사학도 꿈꾸는 서울 상암고 학생들 성광이는 ‘언젠가는 통일이 되겠지’라고만 생각했는데 대회를 준비하면서 의외로 남북한 간 달라진 점이 많다는 걸 알고는 통일이 시급하다고 깨닫게 됐단다.
“장난 아니구나 생각했죠. 통일이 늦어지면 나중에는 다른 나라를 합친 것처럼 이질감이 들 것 같아요. 그동안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신라나 고려처럼 흩어졌다가 다시 뭉쳐졌을 땐 항상 힘이 강해졌잖아요? 3.1운동 때도 다 같이 단결하니까 우리 독립의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었고요. 독립운동가들이 하셨던 것처럼 당장의 득과 실을 따지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통일을 준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던 김현수 선생님은 이번 대회 출전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이 보다 성숙해진 것 같다고 했다. 영어 과목을 담당하고 있어 직접 역사를 가르칠 순 없었지만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프린트해 나눠주면서도 자료에 편향된 역사의식이 있진 않은 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출전을 결정했다는 김현수 선생님은 “결과를 떠나 준비 자체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 내년에는 역사과 선생님이 지도와 인솔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부탁해놓았다”며 “선생님들도 학생들도 믿음이 생겨서 내년에는 보다 많은 지원과 참여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글. 기자희 / 사진. 나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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