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을 말하다│Today남북

북한에도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쓰나요? SK텔레콤 팀장 김돈정

캐나다에 있는 한 고등학교 동창의 창업소식을 SNS를 통해 들었다. 삼십 년이나 만나지 못했음에도 엊그제 본 것처럼 반가워서 축하 댓글을 달아 주었다. 이역만리 친구의 소식은 실시간으로 듣고 있는데 같은 한반도에 사는 실향민은 혈육의 생사도 알 수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나라 실향민 등록자는 13만 명이었으나 이제 7만 명밖에 안 남으셨다고 한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제대로 성사되더라도 모든 분이 혜택을 받기에는 너무나 오랜 시일이 걸린다고 한다. 만약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휴대전화나 SNS를 통하여 편하게 연락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지난 몇 십 년간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휴대전화로 대두되는 정보통신기술은 눈부시게 발달하였고 우리의 삶은 송두리째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우리가 익히 아는 폐쇄, 은둔, 획일화의 사회에 스마트폰, SNS는 가당키나 한 걸까? 그러나 최근 외신을 통해 들어온 북한의 소식은 놀랍기만 하다. 작년 초 세계 최대 인터넷 회사인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의 방북, 비록 외국인에 한하기는 하나 인터넷 검색 허용 소식, 휴대전화 이용자가 200만 명이 넘었다는 사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개발 소식 등등…. 김일성종합대학 전자도서관내부 북한에서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술의 발달은 1990년대 경제난에 대한 돌파구로서 본격 관심을 가지기 시작 하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평양 프로그램 강습소가 설치되었고, 김일성종합대학 컴퓨터과학대학, 김책공대 컴퓨터 정보센터, 평양 컴퓨터 기술대학 등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연구하고 있다.

2006년에는 리눅스 기반의 컴퓨터 운영체제 ‘붉은 별’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컴퓨터의 보급은 2000년대 후반 급격히 증가하여 약 400만대 수준이라고 한다. 컴퓨터는 주로 학생이 있는 집에서 학습용으로 구매한다. 최근 공부는 안하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학생들로 부모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강의도 있다. 김일성방송대학에서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한 체제 홍보성 강의 외에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원격교육대학이 설치되어 ‘리상’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작권자 보호를 위한 소프트웨어 보호법과 전자거래를 위한 컴퓨터망관리법과 전자인증법을 제정한 것은 내부 컴퓨터 망이 이미 상당수준 발전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남북간의 정보통신 기술격차는 매우 크다. 유선전화는 남한의 18분의 1에 불과하다. 북한이탈주민 대상 조사에 의하면 탈북 이전 컴퓨터 이용경험은 10%가 채 되지 못하고, 인터넷 사용경험은 2%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는 어떨까? 평양의 20~50대 인구 두 명중 하나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어서, 거리에서 휴대전화 소리를 듣는 것도 이제는 그리 낯선 일이 아니라고 한다. 북한의 이동통신은 2008년 이집트 통신사인 오라스콤사와 북한의 체신성이 합작한 ‘고려링크’로부터 본격 시작되었다.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1백 여 개의 중소도시까지 전국권 통화망이 구축되어 있다. 가입자는 2012년 1백만 명을 돌파하여 작년 중반에 200만 명을 훌쩍 뛰어 이제 북한 인구의 10%선을 넘보고 있다. 초기에는 가입도 까다롭고 당 관료, 사업가가 대부분이었으나, 지금은 돈만 있으면 누구나 개통 가능하다고 한다.

주요 서비스는 통화 외에 단문메시지, 멀티미디어 전송,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국제전화, 인터넷 전화 및 검색은 작년 초부터 외국인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 휴대전화의 보급은 북한의 일상 생활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휴대전화로 지방 친척에게 세배 인사를 드리기도 하고, 지역별로 생필품 가격차이를 알고 수익을 챙기기도 하고, 연애를 하기도 한다. 휴대전화 휴대전화는 초기 바형, 폴더형, 슬라이드형이 주종 이었으나 최근 ‘아리랑’이란 터치방식의 스마트폰을 개발하였고, ‘삼지연’, ’룡흥’ 등의 브랜드 로 태블릿PC까지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자체 개발 능력에 대해서는 일부 의구심이 있으나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렇듯 휴대전화 사업은 북한에서 개성공단에 이어 성공적인 외자유치 사업이 되었다. 2013년도에만 매출은 3억불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같은 SNS는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초기 중국과 같이 강력한 통제체제를 구축하여 아직은 활성화와 거리가 멀다. 개인들이 사용하기 보다는 체제 결속과 대외홍보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부처나 대학 몇 군데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외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SNS는 주로 컴퓨터를 통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동영상 검색 서비스인 유투브의 경우 남한(South Korea) 보다 북한(North Korea) 관련 동영상이 더 많이 검색되고 있기도 하다. 휴대전화를 활용하는 경우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많이 이용하고 있으나 아마 북한 내 외국인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정보화는 경제격차 해소를 위해 진행되었으나 정보통신 기술은 소통의 기술이다. 컴퓨터와 휴대전화의 보급은 내부적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을 촉진시켜 사회의 역동성을 증가시키고, 어디 물건값이 싼지 알게 되는 등 일상생활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통하여 가장 가까운 이웃인 남북간에 보다 활발한 소통의 길이 열림으로써 분단의 장벽과 이질적인 차이도 차차 해소되길 기대해 본다.

※ Today남북의 기사는 평양과 김책시 등 일부 지역, 일부 계층에 한정된 것으로 북한 전체 주민의 생활상을 일반화 한 내용은 아닙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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