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곤 광주지역회의 청년위원장
이토 히로부미 처단 107주년
광주에 안중근 동상 세운다
오는 10월 26일 민주평통이 중심이 된 광주 시민들이 광주 상무시민공원에 안중근 의사 동상을 세운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의 뜻을 잇기 위해서다. 통일한국으로 나아가는 길에 한 획을 긋는 것이다.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안중근 의사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후 뤼순 감옥에서 남긴 글귀다. 안 의사가 즐겨보던 <논어> 헌문(憲問) 편에서 인용한 이 말은 ‘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조국의)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바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난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사형 선고를 받고 1910년 3월 26일 순국했다.
오는 10월 26일은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지 107년째 되는 날이다. 이 뜻깊은 날을 기념해 안 의사의 뜻을 역사에 길이 새길 동상이 광주 서구 상무시민공원에 건립된다. 민주평통 광주지역회의 청년위원회 양승곤 회장을 주축으로 민주평통 광주지역회의 자문위원과 뜻있는 인사들이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4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동상은 가로 세로 각 3m, 높이 3.3m 규모의 청동상으로 조각가 김숙빈 씨가 재능 기부로 힘을 보탰다. 7000만 원에 달하는 제작비용은 양 회장이 초기 비용을 마련하고 중흥건설 정원주 대표와 그의 모친인 순흥 안항림 고문, 김가람 회장을 비롯한 광주지구 청년회의소(JC) 각 지역 관계자, 신흥수 광복회 임원, 그리고 각 구 청년위원과 지역의 사업가들이 물심양면 뜻을 모았다.
그간 사업을 추진해온 양 회장은 “안중근 의사는 대한독립운동에 단초를 제공하고 희생하신 거룩한 분이시지만, 그분께서 바라던 독립 후의 모습은 지금처럼 분단된 나라가 아닐 것”이라는 말로 이번 동상 건립이 갖는 역사적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일본 정부의 그릇된 우경화 정책으로 집단적 자위권이 발동되고 독도 문제,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 등이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역사의식과 현실 자각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뜻을 이루기까지 이런저런 우여곡절도 많았다. 동상 건립에 뜻을 모은 것은 2014년이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2015년 8월 15일에 건립하려던 계획은 1년을 훌쩍 넘기고도 실현되지 못해 많은 이의 애를 태웠다. 유관기관의 담당자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부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주에는 북구 중외공원에 안중근 의사 동상이 있으며 광주공원과 농성광장에 의병장 심남일 순절비, 죽봉 김태원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럼에도 안 의사와 직접적인 연고가 없는 광주지역에 시민들이 뜻을 모아 동상을 세우겠다는 말에 선뜻 고개를 끄덕이는 공무원은 많지 않았다. 양 회장은 광주시청을 100번도 넘게 방문하며 5개 관련 부서 담당자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심의를 거쳤다. 유관부서마다 다른 기준 때문에 이미 제작 단계에 있던 동상의 모양을 바꾸기도 수차례였다. 예산도 예산이었지만 제작기간이 길어지면서 꼬박 1년 반을 작업에 매달린 김숙빈 조각가와 양 회장의 노고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해낸 것은 안 의사 동상 건립이 통일 활동의 시작이기 때문이었다.
통일한국으로 나아가는 큰 걸음 이어가자
“안 의사 거사일에 맞춰 동상이 건립되면 안중근상 제정을 위해 또다시 뛸 생각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상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통일외교 분야에서 노력을 기울인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상입니다. 독립을 위해 희생한 선열의 뜻을 기리고 미래세대의 애국과 통일 의지를 다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민주평통 광주지역회의 청년위원장으로서 미래세대의 통일 의지와 역사의식 고취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 전남대에 통일동아리가 생긴 데는 대학생들의 학내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온 양 회장의 공이 적지 않았다.
“요즘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며 취업 준비 등으로 동아리 활동을 해나가기가 버거운 상황입니다. 기성세대가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 해외 문화 탐방을 다녀오면서도 해외 탐방도 필요한 일이지만 여기에 드는 예산을 나눠 대학생들의 통일동아리 활동 지원이나 토론회 개최 등에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기성세대는 기성세대대로, 젊은 세대는 또 그들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것이 곧 국가의 미래, 통일한국으로 나아가는 큰 걸음으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