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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zine Vol.37 | 2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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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 문제아,
꿈의 날개를 달고 비상하다 인천장도초등학교 탈북가정학생 학교 적응기

“옛날에는 그렇게 악을 쓰던 게 그래도 요즘에는 뭐라고 하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요. 말을 들으니까 살 것 같아요(경심이 엄마)”, “경심이가 착해졌어요. 원래는 욕도 많이 하고 선생님한테도 대들고 그랬는데 이젠 안그래요(경심이 친구).”
경심이는 탈북민 가정의 아이로 9살에 중국에서 왔다. 학교와 가정에서 인정받지 못할 때마다 악다구니로 버티던 경심이는 
6학년 때 윤현희 선생님을 만나면서 꿈 많고 재능 많은 아이가 됐다. 선생님은 경심이 엄마의 적극적인 관심, 반 친구들의 협조, 경심이 스스로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예비중학생 경심이의 ‘변신이야기’를 들어보자.

통일토크참가자들

‘미술계 꿈나무’ 경심이를 소개해주세요!

통일토크참가자들경심 : 안녕하세요. 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선생님께서도 칭찬해주시고 애들도 잘 그린다고 말해줬어요. 중국어도 잘하고요. 특히 엄마가 이쁘고, 선생님이 착하시고, 좋은 친구들도 있는 박경심입니다.

경심엄마 : 선생님이 너무 고맙죠. 경심이가 이렇게 잘 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올해 중학교에 올라가는데 조금 마음이 놓여요. 얘는 남한으로 올 때도 제3국을 통해서 오느라 어린 것이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국에 와서도 중국어밖에 못하니까 적응하는 게 힘들었죠. 방학 때는 물론 방과 후에도 매일 공부를 시켰더니 입도 부르트고 말이 아니었어요. 게다가 경심이는 성격이 꽤 강해요. 몇 년간 엄마랑 떨어져 있다 보니 반발감 때문에 힘들거나 짜증 날 때마다 화가 폭발하곤 했어요. 저와도 많이 싸웠고 하루가 멀다하고 선생님께 전화를 받았죠. 경심이가 애들을 때린다고. 심지어 5학년 땐 남자아이들 엄마 스물한 명이 항의하려고 줄 서서 기다린단 얘기까지 들었어요. 그럴수록 저도 더 강하게 나갔어요. 경심이를 야단치고 때리고 내쫓기도 하고요. 그런데 6학년 선생님이 많이 격려해주시니까 이젠 정말 좋아졌어요.

민재, 영애 : 5학년 때 한 반이었는데 경심이를 싫어하는 애들이 많았어요. 그땐 친하지도 않았고 많이 싸웠는데 6학년 올라와서 친해졌어요. 짝도 했었고 모둠활동을 같이 해보니까 경심이가 열심히 참여하고 애들에게도 잘해주는 게 보이더라고요.(민재) 근데 경심이 정말 많이 싸웠었어요. 지금은 안 싸우지만요.(영애)

통일토크 참가자들

‘도 아니면 모!’ 경심이의 재능이 빛을 발하다

통일토크참가자들윤현희 선생님 : 6학년 봄에 우표그리기 대회 예선을 했는데 아이들의 투표를 거친 결과 경심이 작품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어요. 하지만 경심이를 대표로 본선에 내보내는 데는 선생님들까지도 다 부정적이었죠. 2인 1조로 출전해야 하는데, 경심이가 대회에서도 친구와 싸울까봐 걱정이란 거예요. ‘모 아니면 도’란 생각으로 일단 본선에 내보냈어요.

경심 : 옛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게 과제였는데 함께 간 친구와 의견이 달라서 계획대로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도 은상을 받았고 친구랑 같이 해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의견을 맞춰서 더 좋은 결과를 얻고 싶어요.

윤현희 선생님 : 회화 분야 명문학교로 진학한 선배가 있는데 여름방학 때 불러서 함께 벽화그리기도 했어요. 열심히 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려구요.

경심 : ‘잘못 하다가 벽화를 망쳐버리면 어떡하지?’란 생각도 들었지만, 처음 해보는 거라 색다른 경험이기도 했고 그림이 예뻐서 보람도 있었어요.

경심엄마 : 저는 작년에 선생님이 꽃꽂이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꽃꽂이 선생님이 돼서 경심이 친구들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니까 경심이가 너무 좋아했어요. ‘엄마가 예쁜 디자인을 하고 있구나, 내가 엄마를 닮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기뻤죠. 친구인 영애도 꿈이 플로어리스트라고 하는데 눈썰미가 좋아서 곧잘 따라 하더라고요.

선생님이랑 엄마랑 얘기 하고나서 처음 알았다. 엄마가 이렇게 대단했다니… 북한에 잡혀 가면 죽을 수도 있었는데 날 데리러 오고… 내가 엄마의 딸이라서 참 고마웠다. 선생님한테도 너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시간이랑 어른이 되어서 꼭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생각밖에 안 든다.(2015.5.16. 해별이의 이야기 중)

‘한국말도 못하는 아이’에서 중국어 신동으로!

윤현희 선생님 : 경심이에게서 발견한 또 하나의 장점은 중국어였어요. 중국어 선생님께 여쭤보니 ‘경심이가 너무 잘해서 다른 아이들 수준에 맞추다 보면 흥미를 잃을까 봐 걱정’이란 얘길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에게도 가르쳐주라고 했더니 뜻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알려주는 걸 봤어요.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됐겠지만 경심이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경심 : 생각보다 애들이 잘 따라 해 줘서 고마웠어요. 선생님도 응원해주셨고요. 중학교에 가면 학원에 다니면서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요.

영애, 민재 : 경심이는 중국어를 정말 잘해요.(영애) 우리랑은 발음이 완전히 다르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중국에서 온지 꽤 됐는데도 아직 잘한다는 게 놀라웠어요.(민재)

통일토크 참가자들

윤현희 선생님 : 초등학교 2학년 땐 중국말만 하고 한국어를 잘 못하니까 친구들한테 소외당하거나 콤플렉스가 심했을 거예요. 그런데 이제는 친구들에게는 없는 경심이만의 자랑거리가 생긴 것 같아서 좋아요.

경심엄마 : 중국어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니까 앞으로도 쭉 그 길로 갔으면 좋겠어요. 성격은 강해도 엄마 아파트랑 차 사준다고 돈을 벌어야겠단 생각도 많이 해요. 중학교에 가면 두 가지 장점 모두를 키울 수 있도록 학원도 보내줄 거예요.

‘남한학생과 똑같은’ 또 다른 탈북학생 영애

윤현희 선생님 : 사실 경심이는 워낙 거칠기로 유명해서 알고 있었지만 영애 고향이 북한이란 건 몰랐어요. 4남매에 둘째인데 동생들 잘 챙기는 효녀예요. 교사들은 흔히 탈북학생들을 지도하는 게 힘들다는 말을 해요. 싫다 좋다는 뜻이 아니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요. 학습진도나 가정형편의 문제를 떠나서 정신적 상처를 갖고 있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영애에게선 전혀 그런 걸 느낄 수 없었어요. ‘너 북한에서 왔어?’라고 친구들이 물어볼 정도로 남한 학생과 구분 없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영애 : 사실 전 북한에서의 기억이 없는데 엄마가 많이 이야기해줬어요. 절벽에서 언니가 떨어졌던 일, 동생이 흰밥을 먹어버렸다고 제가 막 울었던 일 같은 거요. 엄마는 통일되면 할머니집에 가서 오순도순 살고 싶대요. 저는 엄마 고향길을 걸으면서 엄마 이야길 듣고 싶어요.

경심엄마, 경심 : 경심이도 북한에 대해 몰랐어요. 어느 날은 교회에서 켜 놓은 영상을 보고 경심이가 막 울더라고요. 저게 어느 나라냐고 물으면서요. 경심이는 그때까지만 해도 엄마 고향이 북한인지 몰랐거든요. 그 뒤로 가끔 이야길 들려줘서 이젠 잘 알지요.(경심엄마) 저도 통일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북한에 이모가 계시다고 들었는데 엄마가 엄청 보고 싶어 하시거든요.(경심)

통일토크 참가자들

민재 : 영애도 경심이도 친척들이 북한에 계신다지만 나이 드신 이산가족들이 돌아가시면 통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 같아요. 통일이 되면 나라가 발전할 것 같긴 한데 시간이 너무 지나가지 않게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윤현희 선생님 : 시간이 흐를수록 남북한 차이도 점점 커질 텐데, 통일 후 북한 학생들과 마주했을 때 우리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미리 경험하고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탈북아동을 가르쳐야 할 것 같아요. 미디어에서 북한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들이 가끔 나오니까 편견을 갖게 되는데 이런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교육을 커리큘럼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어려서부터 꾸준히 교육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또한 탈북가정의 아이들을 케어할 때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힘들고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데, 경심이의 경우도 어머니가 관심을 가져주시지 않았다면 제가 1년 노력한 것만으로는 아이가 저렇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예요. 그 과정에서 경심이만 변한 게 아니라 우리반 아이들 전체가 긍정적으로 변했단 생각이 들어서 더욱 좋은 것 같아요.

<글. 기자희 사진. 고영민>

※ 웹진 <e-행복한통일>에 게재된 내용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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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전체 기사 보기 기사발행 : 2016-02-04 / 제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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