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과위원 간 교류와 협력이 김영수 통일정책분과위원장의 최우선 관심사다. 평소 분과위 활동을 하면서 분과위원 간 대면 접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 분과위원들을 위한 단체 카톡을 개설했다. 그는 또 통일정책분과위의 재능 기부를 확산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민의 여론을 잘 반영해 마음의 통일, 사람의 통일, 문화의 통일에 포커스를 두려 합니다. 큰 수준의 통일 준비는 정부에서 하되 민주평통은 남북한 국민이 서로 이질적으로 살아온 간극을 줄이고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는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7기 통일정책분과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진)는 “일을 크게 벌이기보다 작고 낮은 곳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6기 때의 통일분과위원회가 17기에선 통일정책분과위로 확대 개편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정책이란 명칭이 추가됐잖아요. 좀 더 지혜롭게 통일을 준비하자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목표를 정확히 알고 실천 방법을 찾아내면서 통일에 대한 더욱 전략적인 접근을 모색하라는 의미겠지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분과위원 간 교류와 협력이 김 위원장의 최우선 관심사다. 단체 카톡방 개설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평소 분과위 활동을 하면서 분과위원 간 대면 접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카톡과 같은 누리소통망(SNS)을 통한 ‘사이버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 그는 이곳에서 남북관계 동향이나 주요 현안에 대한 분석 및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토론도 하는 단계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다.
전문가의 정보와 자료를 유독 강조하는 것은 그의 학문적 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지금까지 북한 연구 자료의 선점이 중요했으나 이제는 자료를 공유하고 성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통일정책분과위가 사실에 근거한 정책적인 고민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자료 중시 성향은 민주평통의 여론분석 보고서의 전신 격인 <통일논의 리뷰> 발간위원장을 맡았을 때 큰 위력을 발휘했다. <통일논의 리뷰>가 학계와 통일 관련 인사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것.
“당시 언론 보도를 종합해 자료집 형태로 발간했는데, 자료를 취사선택하며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토론을 거쳤습니다. 비방보다 건전하고 대안 있는 비판을 중시했고, 이념에 편향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죠. 품은 많이 들었지만 반응이 매우 좋아서 아주 보람된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해외 자문위원과 멘토링 시스템 구축
<사진>‘노래하는 교수’ 김 위원장(앞줄 왼쪽)이 마포구민 평화통일 염원 콘서트에 참석해 통일가요를 열창하고 있다.
김 교수는 8월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해외 지역협의회를 탐방하면서 통일정책분과위의 역할을 더욱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서 자문위원들의 고충과 현실을 접하며 “멘토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해외 자문위원들의 경우, 북한 동향(북한에서 무슨 일이 있는가), 해외 자문위원의 역할(무엇을 도와야 하는가), 자녀 교육(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등 세 가지가 주 관심사입니다. 그러나 이를 속 시원히 풀어주는 단체나 정보가 없어요. 통일정책분과위가 해외 자문위원들의 고민 해결사 노릇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김 위원장은 조만간 해외 자문위원들과 분과위원들 간에 멘토링 시스템을 구축해 해외 자문위원들과의 약속을 지킬 계획이다.
김 위원장이 분과위 첫 회의에서 가장 강조한 것 중의 하나가 ‘재능 기부’. “위원회의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교수님들이 다수 참여했습니다. ‘재능 기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죠. 글도 많이 쓰고, 자료도 많이 올리고, 필요하면 강연도 하면서 분과위 활동 영역을 넓혀갈 계획입니다.”
김 위원장은 학계에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행동하는 교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른바 ‘통일가수’로 불리며 2014년 음반까지 발매한 것이 단적인 사례. 평소 노래방에 통일 노래가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지난해 직접 음반까지 냈다. “분단을 문화적으로 풀어보고 싶었죠. 이산의 한과 분단의 슬픔을 노래로 만들어 젊은 사람들과 감성을 공유하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합니다.”
1999년 민주평통과 인연을 맺은 김 위원장은 국내의 손꼽히는 탈북 전문가. 2002년 서강대의 탈북자 문호 개방에 앞장서면서 탈북 청소년들의 ‘든든한 울타리’역할을 했다. 현재도 서강대 탈북학생 동아리인 ‘우리 하나’를 지도하고 있으며, 북한이탈주민의 생활 안정과 사회 적응을 지원하고 종합생활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남북하나재단(북한이탈주민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최근에는 졸업한 탈북자 대학생들의 취업 지원과 주례 서비스도 시작했다.
그는 “탈북자들이 학연과 지연이 부족하다 보니 주례를 못 찾아 힘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주례를 새로운 서비스 품목에 올렸다”며 활짝 웃었다. 작고 낮은 곳으로 임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