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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 1년 결산

탈북민에게 꼭 필요한 ‘친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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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5 한·중 평화통일 포럼에서는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전략이 논의되었다.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돕기 위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이 첫발을 내디딘 지 1년이 넘었다.
당초 목표를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을 뿐 아니라 멘토와 멘티 간의 끈끈한 인연이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낯선 길을 혼자 걷는 것은 어렵고 두렵다. 이럴 때 그 길에 익숙한 사람이 손을 내밀어 함께 가자며 도와주면 더는 무섭지 않다. 민주평통이 바로 그런 일을 했다. 지난해부터 북한이탈주민 정착을 돕기 위해 벌인 ‘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은 낯선 한국 생활을 시작하는 북한이탈주민들에게 ‘함께 걷자’며 내민 도움의 손길이었다.

이 운동에 대한 고민은 탈북 청소년 문제에서 비롯됐다.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 학교에서 학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등 사회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2013년 11월 25일 열린 ‘운영 · 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이탈 청소년들과의 일대일 결연을 통한 멘토링 지원 노력에 민주평통이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그에 따라 민주평통 운영위원회는 “우선 운영위원부터 탈북민들과 일대일 멘토링에 나서자”고 결의하고 사무처에서 탈북민 지원사업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멘토링의 목표는 탈북 청소년의 성공적인 남한 사회 정착 지원을 통해 통일한국의 가교 구실을 할 인재를 육성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해 남북한 주민 통합을 위한 멘토 역량을 강화하자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통일맞이 하나-다섯 운동’이 출범했다. 우리 국민과 민주평통, 그리고 탈북민이 ‘하나’가 되어 통일 대박을 이루겠다는 공감대 속에 ‘다섯’ 가지 중점사업을 전개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중점사업은 이미 민주평통 일꾼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탈북 청소년 일대일 멘토링, 법률자문 지원, 의료 지원, 장학 지원, 취업 지원 등이다.

멘토링 목표 결연 수 2배 넘는 성과

하나-다섯 운동의 골격을 짠 이후 민주평통은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멘토링 사업에 나섰다. 우선 탈북 청소년을 위한 일대일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2014년 4월 21일부터 전국 각지에서 멘토링 워크숍을 개최했다. 탈북 청소년을 이해하기 위한 기본 지식을 익히고, 멘토링 기법과 사례 발표 등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이 같은 멘토 교육을 수료한 사람은 413명에 달한다.

이어 5월부터 7월까지 멘토 520명과 멘티 324명이 멘토링 관계를 맺고 인생 선배와 후배로서 대화를 시작했다. 이 같은 수치는 애초 목표했던 결연 수 200건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서울 지역에서 가장 많은 결연이 이뤄져 멘티 94명, 멘토 117명이 인연을 맺었고(목표 결연 수는 60), 그 뒤를 이어 경기 지역에서 38명의 멘티와 76명의 멘토가 결연하는 성과가 있었다(목표 결연 수 45).

여름방학 중에는 멘토와 멘티, 또래친구들을 대상으로 방학캠프를 열었다. 각 협의회별로 홍천 가리산 휴양림, 거제도 수련원, 강화도, 파주 도라산 일원 등에서 1일, 혹은 1박 2일 일정으로 캠핑을 하면서 멘토링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통일 현장과 남한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적으로 열린 캠프 수는 19회, 캠프에 참여한 인원은 926명을 헤아린다.

이 밖에도 다양한 개별 멘토링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탈북 청소년들에게 장학금과 학원비를 지원하거나 또래친구 과외수업을 해주는 학업 지원이 40건, 학교 생활이나 장래희망 등 진로와 고충 상담이 185건, 생활용품과 병원비 등 생활 지원이 93건, 영화와 스포츠를 관람하고 시장을 보거나 도서관·박물관을 견학하는 등의 문화·통일·안보 현장 체험이 242건이나 됐다.

또 멘티와 멘토가 함께 가족 여행을 가거나 놀이공원을 방문하는 체험이 43건, 멘티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가정방문을 하는 등의 가족 만남이 102건 진행됐다. 이 같은 대면 만남 외에도 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전송 등이 312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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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난해 7월 29~30일 강원지역회의가 개최한 어깨동무하기 여름방학 캠프.

‘하나-다섯 운동’의 두 번째 중점사업인 법률자문 지원 역시 전국적으로 펼쳐졌다. 서울 강동구(김민성· 김태경 변호사), 관악구(김웅기 변호사), 서초구(양진아 변화사)와 인천 부평구(윤대기 변호사), 대전 유성구(심재필 변호사), 경북 영천시(김섭 변호사) 등에서 전문 분야 변호사가 브로커 및 채무 상담, 명의 도용, 교통사고, 이혼, 자녀 입적 문제 등 북한이탈주민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각종 법률 지원을 제공했다. 또한 법률자문단 홍보를 비롯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서울 강동구 등에서 9건 있었다.

세 번째 중점사업인 의료 지원사업도 활발히 이어졌다. 두리하나국제학교, 우리들학교, 삼정학교 등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와 북한이탈주민 사랑협의회에 의료봉사단이 찾아가 건강검진과 진료 봉사를 하는 한편 구강용품 2000개와 구급의약품 키트 1만 세트를 전달했다.

또한 지역협외회는 관내 병원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탈북민 의료 지원을 추진했고(대구 수성구·효산병원, 대구 달서구·하나센터, 경기 부천시·세종병원, 충남 당진시·우리내과와 손창원치과, 경북 영천시·손한방병원, 경북 경주시·경주시의사회 36개 병원, 경남 거제시·염용하한의원, 전남 목포시·목포의료원, 제주시·한국건강관리협회), 지역협의회 자체적으로도 탈북민들의 건강검진, 출산, 치과 치료, 한방 진료 등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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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구서구협의회가 개최한 멘티 가족 겨울캠프 및 멘토링 평가회의.

네 번째 중점사업인 취업 지원은 민주평통과 민주평화통일지원재단, 남북하나재단이 협업체계를 구축해 진행했다. 지역 내 탈북민을 고용하기를 희망하는 기업체를 전국적으로 59개(서울 2, 부산 2, 대구 2, 인천 1, 광주 12, 경기 11, 강원 2, 충북 1, 충남 2, 전남 6, 경북 8, 경남 5, 제주 5) 발굴해냈는데, 현재까지는 탈북민 16명이 취업한 상태다. ‘하나-다섯 운동’에 동참해 탈북민을 고용한 기업은 중앙클리닉, ㈜대지개발, 동구국민체육센터, ㈜천광정밀, ㈜동성전기, 진도레미콘, ㈜삼종산업, ㈜이지스코, ㈜성지공조기술, 생생미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최찬오내과, 대동기계, 통영해양경찰서, 코오롱스포츠 신제주점, 중앙클리닉 등이다.

탈북 청소년과 국립묘지 환경미화 활동 전개

마지막으로 장학 지원사업이 있다. 2014년 3월 탈북 청소년 장학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민주평화통일지원재단’을 통해 장학금 1억5000만 원을 탈북 청소년 50명에게 지원했고, 장학금 수혜자를 대상으로 제1회 통일공감마당을 개최하고 취업 특강을 실시했다. 또한 일회적인 장학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여섯 명의 지도교수단(목원대 강용찬, 가톨릭대 이하규 · 오세인, 경희대 김창남, 성균관대 한석훈, 수원대 조기정)을 구성해 장학금 수혜자의 진로 상담과 멘토링을 전담케 했다.

또한 렛츠런재단과 공동으로 진료와 취업을 지원하는 ‘드림 진로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두리하나국제학교 탈북 청소년 기초 한글교실과 캠프에 1000만 원을 지원했고, 여명학교 탈북 청소년 진로탐색 지도 및 드림장학에 2000만 원, 한겨레중고등학교 직업진로 교육 및 자격증 취득에 2000만 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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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4년 11월 26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서 실시된 제4차 무료 의료 봉사활동

그 외 32개 지역회의와 협의회에서도 통일사업, 정기회의, 멘토링 등의 활동을 통해 51회에 걸쳐 약 3800만 원 상당의 장학금을 탈북 청소년 131명에게 지원했다.

한편 장학금 수혜 탈북 대학생들과 순국선열을 기리는 마음을 함께하기 위해 서울 동작구 국립묘지 비석 닦기 운동도 전개했다. 이 행사에는 탈북 비석 닦기 운동도 전개했다. 이 행사에는 탈북 대학생 35명이 현경대 수석부의장, 박찬봉 사무처장과 함께 참여했다.

앞으로도 민주평통은 자유의 품을 찾아온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이들과 어깨를 겯고 보폭을 나란히 맞추며 함께 걸어갈 것이다.

우수 멘토링 사례 | 전남 목포시협의회 문춘원 멘토-박우리 부멘토
한국어 서툴던 탈북 소녀, 중학교 진학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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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엄마와 함께 중국으로 탈북했지만 엄마 혼자 먼저 한국으로 갔기 때문에 중국에 남아 오랜 시간을 지내야 했던 영선이(가명). 15세가 돼 뒤늦게 엄마와 한국 땅에서 재회했지만, 너무 오래 중국 생활을 한 탓에 한국어는 거의 잊어버린 상태였다.

영선이는 한국어를 잘 못하니 학교에 다니는 것은 고사하고 한국 생활 자체가 장벽과 같았다. 엄마와의 관계는 날로 안 좋아졌다. 머리를 노랗게 염색하고 진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손에 문신까지 했다. 이렇게 영선이는 ‘비뚤어진 청소년’이 돼갔다.

전남 목포시협의회는 이런 영선이에게 어떤 멘토가 좋을까 고민하다 협의회에서 가장 젊은 문춘원 자문위원을 선정했다. 문 위원에게는 어려운 도전이었다. 우선 영선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네일아트나 미용 관련 업소, 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을 데리고 다니며 신뢰와 애정을 쌓기 시작했다. 한국어를 잘 못하는 영선이와 소통하려고 중국 유학 경험이 있는 친구 박우리 씨에게 학습 지도를 도와달라고 청하기도 했다.

문춘원 멘토와 박우리 부멘토의 노력과 열성으로 점차 밝아지고 한국어도 늘어난 영선이. 한국 생활에서의 자신감과 꿈이 생겨난 영선이는 외모부터 변했다.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단정히 자르는가 하면, 손에 했던 문신도 지웠다. 그리고 입국 당시 한국어도 어눌하고 영어는 한마디도 못 하던 아이가 몇 달 만에 한겨레중학교 입학에 성공했다. 주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영선이 자신도 놀랄 변화와 발전이었다. 친구 하나 없어 엄마에게만 집착했던 영선이 때문에 집에만 붙어 있어야 했던 영선이 엄마도 비로소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하고, 일도 할 수 있게 됐다.

영선이의 변모는 멘토였던 문 의원과 부멘토 박 씨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두 사람은 “앞으로 영선이가 성장해나가는 데 계속해서 힘이 되어줄 것은 물론이고, 다른 탈북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멘토 구실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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