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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시대 연 통일연구원 최진욱 원장

“통일연구의 글로벌 허브 만들 터”

포커스

통일·북한 문제를 다루는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기존 서울 강북구 수유리 청사에서 강남구 서초동으로 이전해 개원함으로써 ‘강남 시대’를 열게 되었다. 통일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최진욱 원장을 만나 포부를 들어봤다.

1991년 개원한 통일연구원은 통일과 북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정책을 개발해 정부의 통일정책 수립에 기여해온 국책연구기관. 개원 당시 남산에 둥지를 틀었으나 1997년 수유리로 이전함으로써 통일부가 위치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나 여의도 등 관련 기관들과 지리적으로 너무 멀어 업무 수행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지난 3월 말 서초동 조달청 청사로 이전하고 개원 24주년을 맞은 4월 8일 신청사 개원식을 열면서 통일연구원의 ‘강남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통일연구원은 이번 청사 이전을 계기로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통일 환경에 걸맞은 통일정책 연구의 새 장을 열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통일연구원 최진욱(56) 원장은 이 같은 통일 연구의 혁신을 ‘통일 연구 3.0 버전’이라 칭하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냉전시대 국가 대 국가의 통합이나 냉전이 끝난 이후의 기능주의 접근식 패러다임과는 달리 이제 통일은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이며 통일의 결과는 국가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주민들의 인식 변화와 삶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가 통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취지에서 통일연구원은 ‘KINU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앞으로 통일연구원이 추구할 3대 전략으로 ‘통일 준비 연구’, ‘통일 연구 허브’, ‘혁신 경영’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9대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민관 협업 통해 실질적 통일정책 변화 이끌 터

“통일 준비 연구는 기존의 이론적 연구보다 좀 더 실질적인 정책을 연구하는 작업을 강화할 것입니다. 정치나 경제 중심으로 이뤄졌던 연구도 북한 사회의 변화를 좀 더 면밀히 추적하기 위해 미시사회 연구에 더 힘을 기울이고 사회학, 심리학 등 관련 분야까지 폭을 넓힐 계획이고요.”

최 원장의 설명이다.
또한 통일 연구의 허브가 되기 위해 국제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에 통일연구원의 연구 거점을 설립할 예정이다. “특히 이 같은 해외 거점은 지난해 10명, 올해 8명 등 신규로 통일연구원에 충원된 신규 인력이 투입되어 현장 감각을 익힐 수 있는 주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최 원장은 말한다.

한편 혁신 경영을 위해 연구원은 우수 인력을 선발하는 것은 물론, 민관 협업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외교부, 통일부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연구 과제 선정부터 연구 과정 전체를 함께 해나감으로써 더욱 효율적이고 현실성 있는 통일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통일연구원이 지향하는 또 하나의 과제는 국민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인터넷을 적극 활용해 이메일 서비스, 통일연구원 홈페이지(www.kinu.or.kr) 개선 등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연구원이 되겠습니다.”

통일연구원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관계이기도 하다. “통일연구원은 민주평통에 통일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민주평통 정책 포럼 등의 행사에 적극 참여해왔고, 민주평통은 통일연구원 인력을 자문위원으로 다수 활용하는 등 긴밀한 공조체제를 이뤄왔다”는 것이 최 원장의 평가. 그는 민주평통에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민주평통은 통일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입니다. 민주평통이 전 세계에 구축된 해외 조직을 잘 활용해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에 한반도 통일 여론을 환기시켜주기를 바랍니다. 또한 앞으로도 통일연구원과 민주평통이 공공외교 분야에서 콘텐츠를 함께 개발해나가는 등 공조를 굳건히 해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신청사 개원식 이모저모

박근혜 대통령도 축하 영상

지난 4월 8일 통일연구원 청사 이전식은 이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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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무총리,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원혜영 국회 남북관계 및 교류협력 발전 특별위원장,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민주평통 의장인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영상을 통해 “통일은 더 이상 ‘막연한 꿈’이 아니고 이 시대에 우리가 꼭 이뤄내야 할 역사적 과제”라며 “통일연구원이 변화해가는 환경에 발맞춰 실질적 과제들을 충분히 연구하고 실천적 지혜를 발휘해 올바른 통일정책 수립의 기반을 닦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분단 70년 새로운 통일 패러다임의 모색’이란 주제로 학술행사가 열렸다. 김덕 전 통일부총리가 기조연설을, 유세희 한양대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토론자로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교수, 문흥호 한양대 교수, 박순성 동국대 교수, 유호열 고려대 교수, 전상인 서울대 교수, 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의 변화를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보다 능동적으로 추진하고 추구해야 한다”고 진단하며 이를 위해 통일연구원은 “거대 담론 연구, 이론 연구와 같은 학술 연구보다는 실용적 연구, 통일시대를 준비할 수 있는 실질적 대비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국민의 인식을 재정립해야 하며, 북한을 체제나 군사 같은 상위 연구가 아닌 인간에 대한 문제로 접근해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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