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게 머리모양을 잘하자’는 북한TV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로 헤어스타일에 대한 규제가 심하고, 실제로 단정하지 않거나 머리카락을 염색하는 등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다닌 사람들은 규찰대 단속에 걸리곤 했다. 따라서 20대 여성들은 단발머리나 단정한 말총머리, 30대 이상은 짧은 파마머리 등이 주를 이뤘고, 아직도 소학생, 중학생, 대학생의 경우 표준 머리 스타일이 규정돼 있다. 오직 예술분야에만 종사하는 여성들의 경우 헤어스타일에 있어 특혜를 받았다.
대개 북한주민들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북한TV에 많이 등장하는 아나운서 머리모양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다음으로 북한영화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여배우들의 머리모양이 유행을 이끌고 있다. 북한 ‘만수대 텔레비죤’ 채널에서는 중국영화나 공연, 드라마 등이 가장 많이 상영되고 있고 러시아, 인도, 파키스탄, 쿠바 등의 외국 영화들이 상영되는데 그중 ‘특색 있는 사회주의’라고 선전하는 중국 일부 배우들의 머리스타일이 유행을 타기도 했다.
최근에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자주 TV에 등장하면서 그녀의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따라하는 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퍼스트레이디 이설주는 북한 여성들의 패션을 선두하는 데 큰 몫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재일교포 출신의 여성들은 현지민들과 좀 차별화된 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에, 패션과 머리모양만 봐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으며, 북한의 최신 헤어스타일을 일정 부분 대표하기도 한다. 또한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는 파마머리보다는 자연스런 생머리나 쌍태머리, 외태머리 등이 인기가 있는 편이다.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 머리를 해주는 미용실이 있지만, 보름달형, 구름형, 물결형, 포도형, 제비형, 갈매기형 등 정해진 모양의 서비스만 제공해주다 보니 점점 이용객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 북한 여성들은 개인 가정집에서 머리를 하기도 하는데, 요즘은 기업소에 일정 금액의 돈을 내면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아예 집에서 미용업무만 하는 여성들도 있다.
이전에 북한에서 생산된 염색약들은 부작용이 심해서 사람의 생명까지 빼앗아가는 일이 적지 않았다. 지금은 외국제 염색약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며, 북한의 일반 미용실에서는 주로 중국산 염색약을 사용한다. 반면 평양 창광원 미용실 등 고급미용실이나 개인미용실에서는 일본, 독일, 프랑스제 염색약을 쓰기도 하는데, 특히 평양 창광원의 경우, 특별한 손님에게 VIP 대우를 해주기도 한다.
최근 북한에 거세게 부는 한류열풍은 머리모양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여기에다 국가의 통제도 많이 완화되어 북한주민들은 현재 비교적 자유로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다니는 편이다. 이렇듯 북한 사회에서 헤어스타일은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고, 주민들 역시 유행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 등을 통해 북한에 대거 유입되고 있는 한류가 앞으로도 헤어스타일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주목된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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